질투사회
질투사회

정일권 | CLC | 568쪽 | 25,000원

르네 지라르(Rene Girard, 1923-2015), 정일권 박사가 한국 교회와 사회에 알리고 있는 유력한 학자이다. 정 박사는 지라르를 만나면서 학문 분야를 바꿔서 연구하며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 정 박사의 대부분의 저술은 지라르에 관한 것이다.

정 박사는 십자가에서 다양한 분야에 관련해 우리 사회의 지적 풍토와 비교하면서 저술을 전개하고 있다. 철학 분야에서 많은 번역자들이 있지만, 정 박사처럼 연구 저술을 펴낸 연구자들은 많지 않다. 그래서 지라르 분야에서 정 박사는 독보적인 위치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질투사회>는 지라르와 관련된 정치, 경제 분야를 다루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피로사회 등으로 사회의 모습을 규정하고 있는데, 지라르는 욕망과 질투로 사회를 규정하고 있다. <피로사회>는 우리 사회가 한계에 있는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지만, <질투사회>는 근원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지라르는 정치경제학자일까? 신학자일까? 지라르는 인문학자이다. 그러나 모든 학문 분야에서 영향을 받지 않은 분야가 없고, 그의 사상이 들어가지 않은 분야도 없다.

필자는 신학도들이 르네 지라르를 잘 연구하길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 박재은 박사가 ‘르네 지라르의 단일 희생양 구조의 빛 아래서 고찰하는 한국 기독교 저널리즘의 명암과 앞으로의 방향성 연구(「한국개혁신학」65권, 2020)’라는 르네 지라르에 관련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라르는 인문학자로서의 코드를 ‘욕망의 삼각형(Mimetic Desire)’ 구도로 만들어 해석한다. 정 박사는 그 체계가 불교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밝혀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모든 분야에 적요하다는 것도 증거하고 있다.

68혁명으로 세속화된 유럽 사회에 던진 지라르의 코드는 큰 반향을 주고 있다. 니체, 하이데거 등이 던진 현대사상인 포스트모던주의를 낭만적 거짓(Romantic Lie)으로 규정한 것이다.

정 박사는 낭만주의를 가진 학자들의 시작을 루소, 토마스 홉스 등으로 제시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현재 그 사상을 계승하는 학자들을 제시하고 있다.

정일권 르네 지라르
▲해외 학술대회에서 발표중인 저자 정일권 박사(오른쪽).
정일권 박사의 글에는 광고에서 왜 멋진 모델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돈과 희생양의 구도, 사회주의에 대한 단상들이 있다. 우리 사회를 어떻게 구도화해야 할지 던지는 지식인의 제언이다.

정 박사는 지라르가 이해하는 사회와 경제 이해를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럼에도 독자가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저자는 모방 욕망과 희생양 구도는 대입입시 시험에 기출 문제로 등장한다고 한다. 그만큼 지성인이 이해해야 할 필수 지식이기도 하다. 정 박사의 저술들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지라르의 지식 체계를 습득한다면, 매우 탁월한 지성인이 될 것이다.

<질투사회>는 우리 사회의 긴박한 현상에서 한 방향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제시하는 지식인의 한 제언이기도 하다. 유럽 사회가 구축한 체계의 맹점을 지라르가 정확하게 제시했다.

정일권 박사는 그 연장선상에 한국 사회가 있다고 분석했기 때문에, 지라르의 사상으로 한국 사회를 구출해야 하겠다고 외치는지 모르겠다. 한국 사회가 아직은 유럽 사회처럼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실패의 늪 속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

정 박사의 노작으로 한국 사회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할 수 있다. 많은 독자들이 지라르와 정일권을 통해 문화를 이해함으로, 인문학적 체계가 구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경태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광주 주님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