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훈 이름없는교회
▲이름없는교회 예배 모습.
예배는 하나님과의 약속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확진자들이 다녀간 곳은 대형 백화점과 마트에서부터 동네 가게까지 일시 폐쇄됐고, 그나마 영업중인 시장과 가게들은 손님이 없어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울러 교회들도 예배로 모이기 어려워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교회들이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면서도 한편으로 걱정이 큽니다.

모임 중에 임하시는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갈망과, 온라인으로 집에서 예배할 경우 예배에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걱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온전히 인내하며 경건한 믿음에 이르는 연단의 시간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예배를 사모하고 집중해야 합니다.

특별히 예배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자 합니다. 예배의 목적은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예배를 원하고 기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신다는 개념이 더 중요합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생각할 것은 예배는 ‘하나님과의 약속’이라는 점입니다. 구약의 모든 제사는 하나님의 명령이었지만, 그 명령을 ‘약속’이라는 형식을 활용하여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가 이 약속을 지켜 순종하는 것을 기뻐하십니다. 심지어 환난과 고난 중에도 이 약속은 지켜져야 합니다.

예배 자체도 하나님의 원하시는 뜻이지만, 예배하는 우리의 순종은 더욱 그 분을 기쁘게 합니다.

시편 50편은 이런 하나님과의 약속을 갱신하는 어떤 의식 중에 노래하는 시입니다. 우리가 집을 임대하여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인과 임차인이 함께 만나 계약서를 작성하고 도장을 찍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과의 약속을 갱신하는 의식에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장면이 묘사됩니다. 이 의식 가운데 하나님이 임재하시고 지금까지 인간이 약속을 어떻게 지켰는지에 대한 평가를 하십니다. 이 평가는 디시 갱신된 이후 반드시 적용해야 할 신앙이 되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이 약속을 영원히 갱신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우리와 약속을 계속 이어가길 원하십니다. 그래서 갱신을 위해 평가를 하시면서도, 앞으로 더 잘 약속을 지키라는 격려의 마음을 담아 주셨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는 한없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하나님의 평가에 대해 낙심하고 절망하고 원망할 것이 아니라 더욱 감사함으로 듣고 적용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의식은 감사의 의식입니다.

또한 우리가 매주 안식하며 예배하는 것도 감사의 예배여야 합니다. 강단에서 죄와 회개를 선포할지라도, 우리는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의 죄가 드러나고 고발되며 회개를 요청받지만, 모든 것이 갱신을 이어갈 하나님의 사랑이 담긴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감사로 이 말씀을 듣고 붙들어야 합니다.

“내가 수소의 고기를 먹으며 염소의 피를 마시겠느냐 감사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며 지존하신 이에게 네 서원을 갚으며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13-15절)”.

여기서 하나님은 우리가 예배를 드릴 때, 형식이 아니라 마음으로 드리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구약 시대에는 제사 가운데 제물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흠없는 제물을 드리기 위해 소나 염소나 양을 잘 선택해서 드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하나님은 흠없는 제물을 드리라고 하신 하나님의 의도를 우리가 잘 모른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원래 제물은 우리 자신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죄이기 때문에, 우리가 제물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긍휼을 베푸셔서 짐승의 제물로 우리를 대신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러면 그 제물이 곧 우리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이 제물 되어 불에 타 죽는 것으로 여기고, 하나님 앞에 거룩함과 회개함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긍휼을 베푸셔서 우리 대신 짐승을 제물로 드릴 수 있도록 허락하셨습니다. 우리에게는 그저 한량없는 은혜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거룩하고 정직한 마음으로 약속을 지키기 원하십니다

과연 하나님이 짐승이 필요해서 바치라고 하셨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의 영혼을 위해 긍휼을 베풀어 주신 것입니다.

짐승은 하나님 입장에서는 전혀 관심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짐승을 드릴 때 이런 저런 조건들을 주신 이유는, 그 조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그 제물이 되는 마음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마음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또한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의 생명보다 마음을 더 원하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제사를 지내며 우리의 마음을 거룩하고 정직하게 담아서 함께 드려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보시기에 제물은 있으나, 우리의 마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물을 잘 드리기 위해 노력은 했으나, 그 제물을 드리는 우리가 스스로 제물 된 것으로 여기는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약속을 갱신하며 그 마음이 없음을 말씀하시고, 앞으로 마음의 예배를 드리기를 요청하십니다.

지금도 예배로 나와서 헌금도 하고 봉사도 하고 직분을 받아 헌신도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그 마음을 보시기 위해 허락하신 예배의 요소들입니다. 이 요소들을 활용하면서도 우리는 거룩하고 정직한 마음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온전한 예배를 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거룩하고 정직한 마음을 요청합니다.

거룩하고 정직한 마음이란 바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그의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내가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리라(23절)”.

이 구절에서 확인되듯이,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마음이란 바로 감사의 마음입니다. 우리가 제물이 되기 위해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 감사가 있어야 제사를 드리면서 마음을 담을 수가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의 감사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고까지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영화로운 분이십니다. 영화롭다는 말은 죄가 없고 완전하게 의롭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죄를 가장 싫어하시고, 죄를 해결하는 일을 가장 기뻐하십니다.

우리가 다른 것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기보다, 죄를 해결함으로 찬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음악과 봉사와 물질로 예배한다 해도, 우리가 죄를 내어놓고 기도하며 용서를 구하지 않는다면 마치 제물을 드림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여긴 이스라엘 사람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교회 안에서도 물질로 헌신하거나 몸으로 봉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헌신과 봉사를 드리는 성도들을 보면, 사실 사람의 눈에도 구분이 됩니다. 하나님께 감사해서 드리는 사람과 명령과 의무를 지키기 위해 드리는 사람으로 구분됩니다.

목회 중에 만난 어떤 집사님은 자신이 작든 크든 어떤 봉사를 하면 꼭 담임목사님이 알아주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이거 했어요, 저거 했어요’ 하면서 티를 냈습니다. 물론 칭찬을 해 드리지만, 어쩌다 모르고 지나칠 때면 난리가 납니다. 서운하다고 삐지기도 하고, 하던 봉사를 내려놓기도 했습니다.

교회 봉사를 많이 하는 집사님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어떤 헌신이나 봉사를 드릴 때마다 꼭 제게 오셔서 담임목사님이 알고 계시는지 확인하셨습니다. ‘목사님이 이거 알고 계세요? 꼭 말씀을 해주세요!’ 하면서 부탁을 하셨습니다.

한 번은 제가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말씀 안 드려도 목사님도 다 아십니다. 혹시 모르고 넘어가셔도 하나님이 다 아십니다” 했더니, 그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이 봉사를 하려고 삶에서 얼마나 큰 결단을 했는지 몰라서 그래요. 물질로도 손해보고 시간도 손해보고 왔어요. 그러니까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분을 보면서 과연 저 헌신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저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분의 헌신과 봉사에는 어떤 감사의 마음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희생했는지만 생각하고, 하나님께 감사한 것은 없었습니다. 헌신과 봉사는 하나님이 우리 영혼을 구원하시고, 우리 인생을 주관하시는 것에 대해 감사해서 드리는 것입니다. 그 마음을 받으시는 겁니다.

한편으로는 정말 하나님을 위한 마음으로 섬기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얼마 전 저희 교회가 이전을 했습니다. 이전하며 인테리어 공사를 했는데, 저도 모르게 몰래 오셔서 헌신하고 가신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지나가다 들러 일하시는 인부들 음료도 챙겨주시고 청소도 해 주셨습니다.

어떤 것들을 섬기면서, 아무도 모르게 해 달라고 요청하신 분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지나고 보니 어떤 분도 자기가 뭐했다고 자랑하신 분이 없었습니다.

저는 건축헌금이 모아진 것도 감사했지만, 그 겸손한 섬김들이 더 감사했습니다. 사람도 이렇게 구분이 되는데, 하나님이 모르시겠습니까?

하나님은 감사로 예배하는 자를 돌보십니다

시편의 위로
▲시편의 위로 백성훈 | CLC | 280쪽 | 13,000원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그의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내가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리라(23절)”.

서두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의 감사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얼마나 큰 영광을 받으시는지를 의미합니다.

감사 예배야말로 최고의 예배입니다. 아울러 감사로 예배하는 자들을 우리 하나님이 돌보십니다. “구원을 보이리라”는 말은, 하나님이 구원받은 자와 어떻게 함께 하시는지를 경험하도록 인도하신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코로나19 사태로 온 나라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믿는 자들은 예배에 집중해야 합니다.

비록 온라인 예배를 드리거나 마스크를 쓰고 예배하고 주중 예배는 모이지도 못하며 교제와 식사가 금지되어 있지만, 그럴수록 더욱 예배만큼은 사수해야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예배드릴 수 있도록 허락하심을 감사해야 합니다. 교회의 역사는 어려울 때 빛을 발했습니다. 지금은 서로 불안해하고 서로를 탓하기보다, 하나님 앞에 이 감사의 예배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원망의 예배는 내려두고, 감사의 예배를 드립시다.

백성훈 목사(김포 이름없는교회)
<팀사역의 원리>, <시편의 위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