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낯가림이 심한 아동이 있다. 낯선 사람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엄마에 집착을 보이는 아동이다. 이런 아동은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혼자 있으면 자주 우는 아동이다. 낯가림은 아동 발달 과정이지만, 심한 경우라면 사회성에 문제를 보이는 것이므로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낯가림이 심한 아동은 안정되지 못한 모습의 아동, 긍정에너지가 결여된 아동, 두려움을 잘 느끼는 아동이라는 특징이 있다. 낯가림이 심한 아동은 다음 원인에서 이해해야 한다.

1. 심리적인 폭이 좁은 상태

낯가림이 심한 아동은 에너지가 안으로 흐르기에, 깊이를 추구하는 편이다. 이것은 정신의 폭에 관심을 갖지 못했거나 신경을 기울이지 않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리적 깊이만을 추구하는 현상이 지나치면 문제로 발전될 수 있다.

심리적 깊이만을 추구하는 것은 사회성의 폭을 좁게 만들어 인간관계에 문제를 노출하기 때문이다. 물론 낯가림이 심한 아동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가지 압력이 있기에, 활발함을 강요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우선 내면활동이 왕성하니까 표현의 내성적 유형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따금 자신 있는 창작동화 같은 것을 시켜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탭버린이나 북을 두드리는 합주단의 한 사람으로 가입시키면 서서히 적응력도 생겨날 것이다.

이들에게는 빠른 대응을 요구하기보다, 서서히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아동 중에도 겉보기와 달리 가까이 보면 마음은 대단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유형이 있다.

이런 아동은 친구가 하는 짓을 바라보거나 친구의 특징을 관찰하는 것도 즐거운 것이다. 즉 기분상으로는 집단에 참가하는 것이므로, 친구도 많으며 모두를 좋아한다. 남의 앞에서 말하는 것은 서툴러도 필요한 말은 하며, 창작활동 등에 실력을 발휘하는 일도 많다.

이런 아동은 주위에서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억지로 놀이에 끌어들여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게 하려면 어리둥절하고 당혹감만 느낄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2. 존재의 불신 상태

낯가림이 심한 아동은 생기가 왕성하지 못하다. 이것은 생기를 잃은 현상인데, 자신도 모르게 자기의 존재에 대해 불신감을 갖고 있다. 이런 존재에의 불신은 물론, 긍정 에너지의 결여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동의 존재 불신은 심리학적으로 비난이나 책임감의 내사로부터 기인된다. 아동에게는 작은 비난이 존재의 위축을 초래한다.

비난은 그것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아동의 존재를 끝내 박탈하고 마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아동의 박탈감은 흔히 자신이나 어머니 혹은 부모 모두에게 연결돼 경험되는 편이다.

이로써 아동은 무모한 책임감이 느껴지는데, 이런 과정에서 아동이 자신의 박탈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인정한다면 침울해지는 것이다. 물론 박탈의 근본적 원인이 아동은 아니다. 아동이 그 책임을 스스로 지게 될 경우 침울해지지만, 자신이 아니라 외부의 대상에게로 미루거나 투사한다면 대상을 의심하는 편집적 경향을 발달시키게 될 것이다.

정신의학에서는 이러한 침울 증상은 대개 나쁜 어머니에게 향해진 파괴적 감정에 대한 죄책감과 가책을 포함한다. 여기서 ‘나쁜 어머니’라는 개념은 아동이 생각하는 대상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의 측면을 의미한다.

이런 우울 증상에서 어머니에게 향해진 파괴적인 감정은 심지어 좋은 어머니도 손상시킨다는 생각을 포함하고 있는 점에서 위험하다.

3. 긍정성 결여 상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문제는 자신감의 문제다. 낯가림이 심해 수줍어하거나 의사표현을 제대로 못할 때는 성격 문제를 넘어 자신감 문제다.

자신감이 약하면 사람을 대하는 일이나 사회적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편이다. 자신감이 해결되지 못하면 사회적 관계 형성 능력이 결여돼 정서적으로 빈곤한 상태가 된다.

낯가림 심한 아동은 사회참여에 관심이 없고 친구도 별로 없이 언제나 혼자 지낸다. 칭찬이나 비판을 받는 일에도 관심이 없고, 다른 사람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도 관심이 없으므로 외부와 담을 쌓고 혼자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취미에 몰두하기도 한다.

이들은 나쁜 감정이든 좋은 감정이든 표시할 줄 모르고, 유머도 없고 냉정하며, 언제나 거리감을 두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들은 대인관계도 소극적이거나 거의 없는 까닭에, 남성의 경우 이성교제를 할 능력도 없어 결혼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내성적 성격은 우울감을 경험하므로, 이를 잘 이겨내지 못하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이들의 문제는 의사표출에도 상당한 관련성을 가질 것이다. 의사표출 문제는 사고의 흐름이나 감정의 순환에 이상 현상을 일어나게 만들기 때문이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낯가림 심한 아동을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하여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