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목사 “45년간 헌납 교회 공헌 크다” 주장에
교개협 “하나님과 교회 속이는 거짓” 내용증명 발송

서울성락교회
▲서울성락교회 본당. ⓒ홈페이지
1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성락교회 김기동 원로목사가 주장해 온 교회 헌납액에 대해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김기동 목사가 주장한 헌납액은 무려 1,100억원대로, 김 목사는 이를 통해 자신의 교회 공헌을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회개혁협의회(대표 장학정 장로)는 이러한 김 목사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통계다. 하나님을 속이고 교회를 속였다”며 명백한 거짓이라고 말하고 있다.

교개협 측은 뿐만 아니라 김기동 목사가 주장하는 헌납 내역을 오랜 기간 역추적해 그 실체를 밝히고, 이를 성도들에 공개했다.

이와 함께 김기동 목사 측 관계자들에게 ‘45년간 시무언이 교회에 헌납한 내역의 실체를 밝힙니다’는 제목의 내용증명까지 발송하며, 본격적인 진실 공방에 나섰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7년 3월 26일 주일예배 중 김기동 목사가 ‘45년간 시무언이 교회에 헌납한 내역’이라는 제목 아래 성도들에게 공개한 것으로, 이 내역에서 김 목사 측은 자신이 교회의 주요 부동산을 헌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는 김기동 목사에 대한 재정 비리 의혹이 교회 내에서 퍼져 나가면서 교회 분쟁 조짐이 일던 때로, 김 목사 측은 의혹들에 대한 성도들의 불신을 해소시키기 위해 위 내역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안산수양관 대지(2만평) 약 600억원 △김포예배당(2천100평) 약 300억원 △원주예배당 대지(5천평) 약 50억원 △일산예배당 주차장 대지(300평) 약 20억원 △성락빌딩 대지 절반 약 40억원 △동부예배당 약 4억원 △신길파출소 대지 약 10억원 △삼봉리 시무언의 집 약 3억원 △청풍, 덕곡, 충주 청소년수련원 대지 약 15-18억원 △신길 본당과 기숙사 등 일대 53건 중 38건 계약 △안양 비산동 건물 1억 5천만원 △베뢰아 청년회관 건축 △목회비 60억원 헌납 등 총 13가지 항목이며, 그 금액은 1,105억 5천만원이라고 밝혔다.

김기동 시무언 헌납 주장
▲김기동 목사의 교회 헌납 주장 관련 목록.
하지만 이에 대해 교개협 측은 “애초 교회 재정으로 구매한 부동산을, 마치 김 목사가 구매한 것으로 호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개협 측은 “김 목사가 헌납했다는 토지 대부분은 교회 재정으로 매수했을 뿐 아니라, 일부 부동산은 터무니없이 값을 부풀려 자신의 교회 공헌을 지나치게 과장했다”며 “교회에서 각종 명목으로 수령한 천문학적 금액 중 일부를 교회에 반환하면서, 이를 근거없이 1,100억여원으로 뻥튀기한 전형적 과대광고”라고 비판했다.

김 목사가 나열한 항목들을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먼저 안산수양관 대지와 관련해 “교회에서 지난 2000년 5월 40억 3천만원에 취득했으며, 최초 김포예배당 대지 역시 2001년 1월 26억 6천만원에 교회에서 취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동 목사가 50억원에 매수해 교회에 헌납했다고 주장하는 원주예배당에 대해서도 “애초 김 목사가 투기를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했으나 계획이 무산되자, 기존 원주예배당을 무리하게 이전시킨 사례”라고 지적했다. 금액 역시 50억이 아닌 22억 8천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일산예배당 주차장 대지와 관련해선 “김기동 목사는 20억원에 취득해 헌납했다고 주장하지만, 2001년 5월 교회가 3억 8천여만원을 부담해 취득한 교회 소유 부동산”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 교개협은 성락교회 대지 절반, 동부예배당, 신길파출소 대지, 삼봉리 시무언 자택, 청풍 덕곡 충주 청소년수련원 대지, 신길본당 기숙사, 안양 비산동 건물에 대한 조사 결과도 공개하면서 “결코 김기동 목사의 헌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특히 목회비 60억 헌납과 관련해서는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고, 법정 소송 과정에서 죄를 가볍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꼬집었다.

교개협 측은 “‘45년간 시무언이 교회에 헌납한 내역’의 진실을 가리기 위해 많은 자료를 검토하고 많은 사람을 접촉하면서 그 실체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며 “실체에 가까워질수록 김기동 목사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은 커졌고, 파헤칠수록 김 목사가 교회로부터 받은 수혜는 드러나지만, 그가 말한 헌납은 하나씩 지워야 했다”고 말했다.

김기동 목사 측 관계자들에게 보낸 내용증명에서는 “김 목사는 1백여 예배당에 대해 ‘내가 건축했다’고 떠벌려 성도들의 눈물어린 헌신을 가로챘다”며 “축재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확인되지도 않은 ‘헌납 내역’을 성도들 앞에 들고 나와 교회 분열을 야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