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여호수아: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땅 분배를 마무리하다

박동운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비롯하여 야곱, 모세 등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주겠다’고 약속하셨다. 이집트 탈출을 이끈 모세를 이어 받아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 정복에 성공하고, 땅 분배를 마무리함으로써 하나님의 이 약속은 이뤄졌다. 이로써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신 ‘자손이 별처럼 많아지게 하고, 자손이 다른 나라에서 430년 동안 종살이를 하게 되고, 가나안 땅을 주겠다’는 세 가지 약속은 모두 이루어졌다.

모세의 부관인 여호수아는 모세가 가나안 땅을 정탐하라고 보낸 12지파 가운데 에브라임 지파의 대표였다. 그는 모세가 죽기 전 모세로부터 후계자 안수를 받았다. 모세가 죽자 하나님이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종 모세가 죽었으니 이제 너는 이스라엘 자손 곧 모든 백성과 함께 일어나 요단강을 건너서 내가 그들에게 주는 땅으로 가거라. …. 내가 이 백성의 조상에게 주기로 맹세한 땅을, 이 백성에게 유산으로 물려줄 사람이 바로 너다. 오직 너는 크게 용기를 내어 나의 종 모세가 너에게 지시한 모든 율법을 다 지키고, 오른쪽으로나 왼쪽으로나 치우치지 않도록 하여라. 그러면 네가 어디를 가든지 성공할 것이다.”(수1:2-7)

여호수아는 백성에게 명령을 내리고, 가나안 땅 정복 길에 나섰다. 가나안 땅에 이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성, 여리고 성이 눈앞에 있었다. 여호수아는 여리고에 정탐꾼을 보냈다. 창녀 라합의 도움으로 유익한 정보를 얻었다. 예수님의 계보에 네 명의 여자가 등장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라합이다.(마1:1-16)

가나안 땅에 이르는 데는 장벽이 또 하나 있었다. 요단강을 건너는 일이었다.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말했다.

“온 땅의 주권자이신 주님의 궤를 멘 제사장들의 발바닥이 요단 강 물에 닿으면 요단 강 물, 곧 위에서부터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끊기고, 둑이 생기어 물이 고일 것입니다.”(수3:13)

제사장들의 발이 요단 강 물가에 닿았을 때 흐르던 물이 멈추었다. 그들은 여리고 쪽으로 마른 요단 강을 건넜다.

요단 강을 건넌 이스라엘 백성은 여리고 동쪽 변두리 길갈에 진을 쳤다. 하나님은 길갈에서 여호수아에게 이스라엘 백성이 할례를 받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 이유는, 이집트에서 나온 백성 가운데 전투할 수 있는 남자들은 광야를 지나는 동안 여호수아와 갈렙만 빼고 모두 죽었고, 새로운 세대의 남자들은 할례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리고 성 함락을 놓고,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서 전투를 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은 엿새 동안 그 성 주위를 날마다 한 번씩 돌아라. …. 이레째 되는 날에 너희는 제사장들이 나팔을 부는 동안 성을 일곱 번 돌아라.”(수6:3-4)

이렇게 해서 여리고 성이 함락되었다. 이어 가나안 땅 정복은 큰 어려움 없이 대부분 마무리되었다.

가나안 땅 정복에 성공하자 땅 분배가 이루어졌다. 땅 분배를 위해 광야 생활 40년째 되던 해에 2차 인구조사가 실시되었다.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 스무 살부터 그 위로, 군대에 나갈 수 있는 이들을 모두 조상의 가문별로 센” 결과 그 수는 601,730명이었다.(민26:2) 땅 분배에서 요셉은 빠지고, 요셉의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이 포함되었다. 레위 지파는 하나님을 섬길 직책을 맡아 각 지파가 내는 십일조로 살아가기로 해 땅 분배에서 제외되었다.(신10:8-9) 이렇게 해서 땅 분배를 위한 12지파가 새롭게 구성되었다.

땅 분배를 놓고 일찍이 하나님은 모세에게 많은 말씀을 하셨다. 여기서는 ‘지파 간 땅 분배, 가족 간 땅 분배, 땅 상속’으로 나누어 정리한다.

지파 간 땅의 분배. “땅은 사람 수에 따라서 그들의 유산으로 나누어 주어야 한다. …. 유산으로 받는 땅은 오직 제비를 뽑아 나누어야 하고, 그들은 그것을 조상 때부터 내려오는 지파의 이름으로 물려받아야 한다.”(민26:53-55)

가족 간 땅의 분배. “땅은 주사위를 던져 가족별로 나누어 가지도록 하라. 큰 쪽에는 큰 땅덩어리를 유산으로 주고, 작은 쪽에는 작은 땅덩어리를 유산으로 주라.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대로 각자 자기 것으로 삼도록 하라. 땅을 나눌 때에는 같은 조상을 둔 지파들끼리 나누어 가지도록 하라.”(민33:54)

땅의 상속. 하나님은 가나안 땅을 아브라함 자손에게 ‘영원한 소유’로 준다고 약속하셨다. 땅이 ‘영원한 소유’, 곧 ‘상속’으로 이어지려면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레위기 25장은 이와 관련된 내용을 명확히 밝혀준다.

“땅을 아주 팔지는 못한다. 땅은 나의 것이다. 너희는 다만 나그네이며, 나에게 와서 사는 임시 거주자일 뿐이다.”(레25:23)

“안식년을 일곱 번 세어라. 칠 년이 일곱 번이면 안식년이 일곱 번 지나 사십구 년이 끝난다. …. 너희는 오십 년이 시작되는 이 해를 거룩한 해로 정하고, 전국의 모든 거민에게 자유를 선포하라. 이 해는 너희가 희년으로 누릴 해이다. 이 해는 너희가 유산, 곧 분배받은 땅으로 돌아가는 … 해이다. …. 이렇게 희년이 되면 너희는 저마다 유산 곧 분배받은 땅으로 돌아가야 한다.”(레25:8-13)

이처럼 하나님은 희년이 되면 땅은 본래의 주인에게 돌아가게 하셨다. 그러면 ‘땅의 희년제’에 관한 하나님의 명령은 지켜졌을까? 인간의 탐욕 때문에 한 번도 지켜지지 않았다.

땅에 관한 하나님의 말씀은 더 있다.

“너희는 유산으로 받은 땅 어디에서나 땅 무르는 것을 허락하여야 한다. …. 그가 그 땅을 되돌려 살 힘이 없을 때는 그 땅은 산 사람이 희년이 될 때까지 소유한다. 희년이 되면 땅은 본래의 임자에게 되돌아간다.”(레25:24-28)

“너는 그들의 아버지가 받을 유산이 그 딸들에게 돌아가게 하라.”(민27:7)

“유산을 그의 가문에서 그와 가장 가까운 친족에게 주어서 그가 그것을 물려받게 하라.”(민27:11)

요단강 서쪽 지역 분할이 모두 이루어진 다음에 갈렙이 여호수아를 찾아갔다. 갈렙은 전에 여호수아와 함께 가나안 땅을 정탐했었다. 갈렙은 여호수아에게 나이가 85세이지만 건강하다고 말하면서,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시기만 한다면” 거인들이 사는 헤브론을 정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여호수아는 갈렙에게 헤브론을 유산으로 주었다. 갈렙이 헤브론을 정복하자 드디어 가나안 땅은 평화가 깃들게 되었다.(수14:6-15)

가나안 땅 정복과 땅 분배가 끝나자 유목민이었던 이스라엘 백성은 드디어 정착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