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훈
▲백성훈 목사.
지금 우리는 신종 코로나라는 전염성 바이러스로 인해 고통당하고 있습니다

시편 48편은 시온을 찬양하는 노래입니다. 그래서 시온이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언급 될 정도로 직접적 표현들이 많이 나옵니다.

시온은 소극적 의미로는 예루살렘을 말하지만, 적극적인 의미로는 바로 하나님이 계신 곳으로 지금 우리에게 임하시는 은혜를 말합니다. 따라서 포괄적 의미로 해석해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찬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하나님의 임재에 대해 가장 많이 찬양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안전과 보호, 평안과 평화, 나아가 하나님과의 화목이라는 세상에서는 보장받을 수 없는 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은혜의 효과를 묵상하면서 은혜에 대한 갈망이 더 깊어지게 됩니다.

이 시편에서 시인은 시온에 대해 찬양하면서 가장 먼저 견고한 성읍에 대하여 고백합니다.

“터가 높고 아름다워 온 세계가 즐거워함이여 큰 왕의 성 곧 북방에 있는 시온 산이 그러하도다(2절)”라고 했는데, 여기서 터가 높고 아름다워 온 세계가 즐거워 한다구요? 왜 그럴 수 있을까요? 바로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늘 불안합니다. 왜냐하면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고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큰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앙에도 이 불안이 유행처럼 퍼져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 불안의 마음을 어떻게 은혜로 바꾸는가에 대한 문제가 교회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입니다.

지난 2017년 2월 18일, 독일에서 열린 뮌헨 안보 컨퍼런스에서 빌 게이츠는 “핵무기가 수백만 명을 죽일 수 있지만, 테러리스트가 바이러스를 활용한다면 수억 명도 죽일 수 있다”고 말하며, 미래 사회에 인류의 가장 큰 문제는 무사일이 아니라 미생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바로 전염성 바이러스가 인류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될 것임을 예측한 것입니다. 이런 주장은 과거 2002년 사스, 2012년 메르스 사태를 통해 이미 확인됐던 내용입니다.

그리고 2020년 지금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큰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다녀간 곳은 모두 일정 기간 문을 닫고 있습니다. 그곳이 회사, 병원, 식당, 교회 어디든지 일정 기간 폐쇄를 할 정도로 파급 효과가 큽니다. 교회도 예배하며 마스크를 쓰고 공동식사를 중단하거나 주일에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는 일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대처로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 먹고 사는 문제에 큰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나만 잘 산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주변 사람들과 환경 때문에 내가 함께 고통을 당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이처럼 우리 개인이 피할 수도 없고, 통제할 수도 없으며, 해결 할 수도 없는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미래의 교회도 불안이라는 전염성 바이러스로 인해 고통을 당할 것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확산되기를 바라며 교회의 건물과 성도의 숫자에 집중하는 것은 마치 세상이 미사일에 집중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교회 안에도 전염성 미생물이 있습니다. 바로 앞서 말한 불안한 마음입니다. 필자는 그 동안 많은 성도들을 만나오면서, 성도가 무엇으로 상처를 받고 교회를 떠나기까지 하는지 확인해 왔습니다. 차라리 재정이나 건강이 문제라면 새벽이 나와서 기도하며 간절히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그러나 정말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고 직분도 있는 분들이 마음에 문제가 생기면, 그런 간구의 시간을 갖지 않은 채 너무 쉽게 상처를 받고 교회를 떠나 버립니다. 필자가 교회를 개척할 때도 이 문제를 놓고 기도했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을 마음이 건강한 성도로 훈련시켜야겠구나”, 하면서 목회의 방향을 정했었습니다.

이처럼 미래의 교회는 성도의 마음을 믿음으로 훈련시키지 않으면 쉽게 무너질 것입니다. 다른 복음과의 싸움이나 돈이 없어 무너지기보다는 마음이 무너지면 큰 어려움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 마음이 바로 불안한 마음입니다.

우리는 불안할수록 하나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예수님도 이 불안을 아시고,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마 16:26)”.

이처럼 불안을 품고 살기보다, 불안을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분이 바로 우리의 시온이 되시는 유일하고 안전한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야고보서도 우리가 이런 불안함으로 살 수밖에 없음을 말하며, 과연 무엇을 의지해야 하는지를 질문합니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약 4:14)”.

이와 반대로, 시편 48편에서는 하나님이 임하시면 얼마나 안전한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먼저는 시온의 터가 높다는 것을 말하지만, 중반부에 가서는 이방 나라의 왕들이 두려워하는 모습을 말합니다.

“왕들이 모여서 함께 지나갔음이여 그들이 보고 놀라고 두려워 빨리 지나갔도다 거기서 떨림이 그들을 사로잡으니고통이 해산하는 여인의 고통 같도다(4-6절)”.

시온이 소극적 의미로 예루살렘을 말하는데, 주변 나라의 왕들이 예루살렘에 왔을 때 예루살렘 성읍의 강대함을 보고 놀라 얼른 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마치 세상은 불안에 사로잡혀 있는데, 교회는 그 은혜가 넘쳐 너무나 평안하기에 세상이 이를 보고 놀라게 된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이제 더 구체적으로 육지뿐 아니라 바다에서도 이 놀라운 위엄이 드러납니다. “주께서 동풍으로 다시스의 배를 깨뜨리시도다 우리가 들은 대로 만군의 여호와의 성, 우리 하나님의 성에서 보았나니 하나님이 이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시리로다(7-8절)”.

여기서 ‘다시스’ 하면 우리는 보통 요나가 배를 타고 도망가려 했던 스페인의 다시스를 생각하지만, 사실 여기서는 특정한 도시를 말하기보다 그저 바다라는 전체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다에 적군의 함대나 원양어선이 들어왔을 때 큰 동풍이 불어 배를 침몰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실제로 예수님도 갈릴리 바다를 건너실 때 큰 동풍이 불었지만, 말씀으로 바다를 잠잠하게 하신 일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 사건은 시편에서 말한 시온의 주인이 바로 예수님이심을 말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더욱 하나님을 의지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게 됩니다.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돌아가서 불안의 마음을 맡겨야 합니다

세상이 보았던 여호와의 성, 하나님의 성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불안할수록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돌아가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우리에게 허락된 그 보혈의 은혜가 오늘날 불안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을 붙들며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입니다.

그것이 민수기 32장 놋뱀 사건때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우리에게 믿음의 푯대로 세워주신 진리입니다. 그 진리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우리의 불안을 멈추게 할 수 없습니다.

시편의 위로
▲시편의 위로 백성훈 | CLC | 280쪽 | 13,000원
이제 시인은 이 믿음을 들고 유다의 자녀들에게 선포합니다. 이 시온을 직접 돌아보며 눈으로 확인하라고 말입니다.

“주의 심판으로 말미암아 시온 산은 기뻐하고 유다의 딸들은 즐거워할지어다 너희는 시온을 돌면서 그 곳을 둘러보고 그 망대들을 세어 보라 그의 성벽을 자세히 보고 그의 궁전을 살펴서 후대에 전하라(11-13절)”.

시인의 이 외침이 바로 믿음의 유산입니다. 우리가 시온을 묵상하고 경험하며 은혜를 풍성히 받으면 그 믿음이 유산이 되어 자녀들에게 전해집니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부모의 신앙생활 가운데 경험했던 놀라운 하나님의 일들을 설명할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시인처럼 시온 산을 직접 둘러보라고 담대히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스스로 경험했고 확신했으니 이런 선포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의심하고 원망하고 불평하며 살았던 인생이라면 어떻게 자녀들에게 이런 선포를 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은 늘 우리의 능력으로 통제하기 힘든, 더 강한 힘으로 역사하여 우리를 위협합니다.

우리는 이 두려움 속에서, 하나님만 붙들고 하나님 나라를 사모하며 시온을 찬양하는 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백성훈 목사(김포 이름없는교회)
<팀사역의 원리>, <시편의 위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