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원
▲뮤지컬 ‘지저스’에서 ‘스테픈’을 연기 중인 배우 문장원. 모태신앙인이라는 그는 “사람들이 (모태신앙을 일컬어) ‘못된 신앙’이라고 하는 것처럼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생각한 것이 있다”며 “제가 전도한 친구가 방언도 받고 저보다 신앙적으로 더 대단해지는 것을 보면서, 저는 왜 뜨겁지 않을까 고민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취미로만 했으면 좋겠다.” 방송국 쪽에서 일했던 아버지는 이렇게 조언했다. 그러나 결국 뮤지컬계에 들어온 그는 ‘이블데드’, ‘알타보이즈’, ‘덕혜옹주’, ‘언제는 행복하지 않은 순간이 있었나요’ 등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며 어느 정도 팬층을 확보한 배우가 됐다.

전공자는 아니었다. 고등학교 시절 교회 문학의밤에서 ‘요셉 이야기’ 공연을 한 적이 있긴 하지만 영어 교사를 준비했던 그였기에.

“거의 처음 단계죠.” 공연장에 발을 디딘 지 어느덧 6년. 그럼에도 그는 ‘처음 마음’을 잊지 않으려는 듯 했다. 최근엔 뮤지컬 ‘지저스’에서 주연, ‘스테픈’ 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뮤지컬 ‘지저스’ 출연 소감을 나눠주시자면.

“사실 ‘지저스’ 공연을 처음 할 때는 망설인 것도 있어요. 주님을 높이고 찬양할 수 있는 공연을 하게 되었는데, 제가 할 수 있을지 너무 무섭고 나약한 마음이 들었거든요. 회개하지만 다시 죄를 짓는 제 모습을 보면서, 또 게으른 제 모습을 보면서, 공연을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계속하면서 신앙적 생각이 들어와 감사해요. 매일 나약한 제 모습을 보면서도,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는 시간이라 그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캐릭터 이름은 ‘스테픈’이지만 예수님 역할로 알려져 있는데, 부담은 없으셨는지.

“스테픈이란 캐릭터는 위트 있고 편안한 느낌을 과하지 않게 조금씩 넣었어요. 지금 공연을 거의 한 달 가까이 하고 있긴 한데, 이름은 스테픈이지만 결국 예수님의 모습이 보이는 역이라 아직도 힘들고 부담스럽기는 해요.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장면은 특히 표현할 수 없는 무게인 것 같아요.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무척 궁금해요. 믿는 분들은 성경 속 내용이니 흐름을 아니까 마음이 동요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믿지 않는 분들에게는 단순한 표현으로 끝날까 봐 그게 고민이에요.”

-많은 장르의 곡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랩을 부르시는 장면이 인상 깊었는데요.

“원래는 랩이 없었는데 제 욕심이었던 것 같아요. 대본이 성경구절인데 그냥 읽으면 단순해 보였어요. 그래서 연습할 때 랩을 하는 것처럼 해봤더니 옆에서 또 다른 친구가 아이디어를 주고, 랩으로 설교하는 외국 목사님 이야기도 하고, 그렇게 하게 됐어요. 랩이 메시지 전달의 목적이 있는데, 성경구절을 트렌드에 맞게 전달해주고 싶은 부분도 있었어요. ”

-본인이 생각하는 예수님은 어떤 분인가요?

“공연을 하면서 느낀 건데요. 선생님처럼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온 편안한 존재이신데, 저희는 그걸 모른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우리가 어려울 때만 구하는 존재이거나 그저 높으신 존재로 생각하고 말이에요. 늘 우리와 함께 계신데, 그걸 좀 깨닫고 알리고 싶었어요.

지인들이 공연을 보면 어렵게 받아들이기도 하는데, 어떻게 쉽게 접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어요. 믿지 않는 분들은 ‘인자’라는 단어도 낯설어하고 ‘율법의 일점일획이라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말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풀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공연 시간이 길어질까봐 염려스럽긴 해요. 또 항상 공감할 수 있는 코드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유행어와 트렌드, 재밌어하는 부분들을 넣고 있어요. 사람들은 재밌고 웃었던 부분을 기억하니까요.”

-공연을 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을지.

“제가 자녀가 있어서 유아예배를 드리니 말씀에 집중하기 힘든데요, 공연을 하면서 전보다 성경을 많이 읽게 됐어요. 그것에 감사해요.”

-공연에 나오는 말씀들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절이 있나요?

“처음 대사부터 노래 가사까지 다 마태복음 이야기이고 다 중요한 성경구절이지만, 공연할 때마다 아직도 풀지 못한, 스스로 생각하는 구절이 있어요. 사람들이 간음한 여자에게 돌을 던지는데, 예수님이 바닥에 뭘 쓰신다는 구절이에요. 제 대사 중에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이 있는데, 그 계명에 대한 감사와 은혜를 생각하고 있어요.”

-최근 ‘우한폐렴(코로나19)’ 때문에 공연계가 다 어렵다고 하는데요.

“어린이 공연은 나라에서 막아 거의 다 취소가 됐다고 하더라구요. 늘 매진인 공연도 난리가 났어요. 지금까지 있던 많은 질병처럼 시간이 지나가야 하는 것 같아요.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대학로에 찾아오는 ‘다음 세대’를 위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

“제가 범한 실수가 젊은데 ‘늦었다’고 생각한 거예요. 물론 일반적인 경우보다 늦게 시작하기는 했지만, 차곡차곡 쌓아 나가서 얻는게 있어요. 새해에 ‘영어 공부 해야지’라든가 많은 다짐을 하는데, 그때 우리는 1년의 시간이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1년 후를 돌아보면 그 1년이 의미 없이 지나갈 때가 많아요. 그래서 한번에 얻으려 하기보다는 조금씩이라도 차근차근 준비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끝으로 올 한 해 포부에 대해 전해주시자면.

“외국에도 나가서 공연을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차근차근 준비하려 하고 있는데요. 어떤 일을 하든지 하나님께 보여드리는 것이고 하나님께 영광 돌려드리기 위함인데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고 낮은 위치라 할지라도 무시하거나 얕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늘 감사하고, 열심을 다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