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미연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베이비복스 출신 배우 간미연. ⓒ극단 두레 제공

“사람들 앞에 너희 창조주 밝히 보이라!”

베이비복스 출신의 배우 간미연이 마태복음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지저스’에 출연했다. 간미연이 보컬을 담당했던 베이비복스는 ‘S.E.S'나 ’핑클‘보다 먼저 데뷔한 1세대 인기 걸그룹이다. ‘야야야’, ‘겟 업’, ‘인형’ 등 다수의 히트곡을 냈고, 중국과 일본 등에서 각각 단독 콘서트를 한 최초의 여성그룹으로 한류문화를 일으켰다. 이후 각각의 멤버가 홀로서기를 시작, 간미연은 솔로 가수로 전향해 활동했고 최근 몇 년 사이 배우와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그런 그녀가 대학로 소극장에서 하나님을 노래한다. 일찍이 그녀의 주변에는 기독교 신앙을 가진 지인이 많았지만, 30대가 돼서야 교회를 가게 된 그녀는 “주님과 가까워지고 싶어서” 이 작품 뮤지컬 ‘지저스’를 선택했다고 했다. 이제 막 하나님을 알아가기 시작한 그녀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도 순수하고 열정이 넘치고 아름다워 보였다.

-‘지저스’에는 어떻게 출연하시게 된 건가요?

“안무가님의 소개로 왔는데요. 보통 작품을 선택할 때 노래와 캐릭터, 내용을 보고 ‘하겠다’고 하는데, 이번 공연은 그냥 마태복음 성경구절을 인용한 극이란 것과 제목만 알고 하게 됐어요. 제가 신앙을 가진 지 얼마 안 돼서 주님과 더 가까워지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고 잘 안 돼서, 작품을 하면서 한번 친해져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냥 들어왔어요.”

-‘길머’는 어떤 캐릭터인가요?

“캐릭터를 연습하면서 알게 됐는데, 특색과 개성이 없어요. 다들 어둡거나 코믹하거나 귀엽거나 섹시하거나 걸크러시하거나 역할이 있는데, 길머만 아무것도 없어요. 다른 배우를 받쳐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이쪽으로 갔다가 저쪽으로 갔다가 무(無)의 느낌이에요. 간음한 여인 장면에서는 진지하고, 아브라함 같은 경우는 재미있고, 탕자 신에서 또 하인으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좋아요. 그래서 제 모습이 더 많이 반영되는 느낌이에요.”

-연기할 때 어려운 점은 어떤 건가요?

“재밌게 하려고 하고 있긴 한데, 역할이 많아서 소화하기 어려워요. 제가 간음한 여자 역할을 한 후에 감사와 은혜와 눈물이 글썽한 상태에서 노래 끝나고 바로 양의 역할로 변하거든요. 또 최후의 만찬 때 ‘예수님께서 날 위해 기도하라’고 하시고 다들 죄송한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다가 갑자기 사탄으로 변해야 하는데, 확확 바뀌는 부분에서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어요.”

-다른 캐릭터 중에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있나요?

“사실 ‘로빈’ 캐릭터가 탐났어요. 다음에 한다면 ‘로빈’ 아니면 ‘소냐’ 역을 해보고 싶어요. ‘로빈’은 최강의 귀여움을 자랑해요. ‘제가 언제 또 그런 걸 해보겠냐’는 마음으로 40이 되기 전에 해보고 싶었어요. ‘소냐’는 대표님이 저를 부르실 때 제가 섹시 댄스 가수 콘셉트를 많이 했으니까 ‘소냐’ 캐릭터가 어떠냐고 하셨는데, 저랑 친한 안무 감독님이 ‘절대 섹시는 1도 없다’고 차단을 하셨다는 얘기를 들었어요.(웃음)”


간미연
▲뮤지컬 ‘지저스’ 공연 장면 中. ⓒ김신의 기자

-공연을 진행해 오면서 더 깨닫는 바가 있나요?

“공연이 사실 성경의 말씀들이잖아요. 처음에는 그냥 흘러갔던 말씀들이 어느 날은 엄청 와 닿아 눈물이 날 때도 있고, 매번 다르게 느껴져요. 다른 공연도 사실 매번 다르게 느껴지는 감정이 있지만, 이 공연은 특히나 그런 것 같아요. 최후의 만찬 때 포도주와 떡을 아무렇지 않게 먹었는데, 어느 날은 이 포도주가 나의 죄를 사해준 피라는 게 생각되면서 너무 죄송하게 느껴지고. 정말 (주님과)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공연에서 나오는 성경구절 중 가장 어려웠던 말씀과 와 닿았던 말씀은 어떤 건가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이요. 그건 정말 쉽지 않은 거 같아요. 만약 그게 된다면 그때는 주님을 만날 날이 가까워진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원수를 사랑하라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와 닿았던 건 율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말씀인데, 공연 때마다 굉장히 뜨끔하거든요. 또 씨 뿌리는 비유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어떤 밭일까?’ 생각을 하거든요. 길가에 뿌려진 씨는 아니어도 아직 자갈밭 정도 되지 않았나 싶기는 한데, 좋은 땅에 떨어진 씨는 백 배의 수확을 얻게 되잖아요. 그런 좋은 땅에 떨어진 씨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저스’를 지인에게 소개한다면.

“주변에서 ‘신앙’이라고 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친구들이 있는데, 어찌 되었든 공연이고, 너무나 쉽고, 중고등학생 친구들이 보면 너무 깔깔거리며 재밌게 봐요. 어른보다도 더 깔깔거리면서 말이에요. 그 목소리가 딱 귀에 들리는데 저도 너무 기분이 좋아요. 지인분들은 ‘제가 나오니까 보러 와 달라’고 하는데, 사실 춤도 많고 몸이 약간 혹사당하는 공연이긴 하거든요. 그렇게 농담으로 보라고 하긴 하는데, 너무 유명한 성경구절들이라서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아무나 쉽게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이 공연을 통해서 더 주님을 알고 가까워지고, 친해졌으면 좋겠어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