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실천신학회 75차 정기 학술대회
▲한국실천신학회 75차 정기 학술대회. ⓒ한국실천신학회 제공

한국실천신학회 75차 정기 학술대회가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통일 화해, 치유의 실천신학’이라는 주제로 부평 카리스호텔에서 개최됐다.

주제 강연으로 아시아 태평양 신학교 조엘 박사(Joel A. Tejedo, D. Min)가 ‘분열된 사회에서의 샬롬의 길을 만들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성경에 근거한 샬롬의 신학적 구조를 살펴보고, 이에 근거해 아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의 면면들에 적용할 수 있는 연합과 화해와 치유의 길을 구체화하고자 한다”며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평화롭고, 화목하며, 번영하는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나님과의 평화, 하나님의 창조무르이 평화, 나와 타인의 평화를 반드시 준수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성경 속의 샬롬은 건강과 육체의 온전함, 전쟁의 부재, 번영과 안전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관계의 화해, 회복, 치유와 온전함, 유대감, 하나님 창조의 완성 등 아름다우면서 다면적 정의를 가지고 있다”며“샬롬은 창조물을 향한 하나님의 본래 의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샬롬의 신학은 공동체들의 연합과 화해와 치유에 도움을 준다. 기독교적 개념의 연합, 화해, 치유를 세상에서 실천하는 것은 충분히 실현가능하다”며 “기독교인들은 사회 안에서 서로 협력하여 더 나은 그리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개인과 가정과 친구와 동료와 나아가 공동체와 국가까지 화해하고 연합할 수 있는 평화의 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두 번째 주제 강연으로 ‘한반도 통일의 필요성과 남북한 화해를 위한 로고테라피 가능성’을 제목의 강연이 이어졌고, 제1 발표에서 주원규 박사가 ‘2030 통일 시나리오에 의한 화해와 치유의 한국교회 전망-해체의 교회 신학을 중심으로’를, 박종환 박사(실천신학대)가 ‘의례를 통한 몸의 기억과 치유’를, 김남식 박사(서울신학대)가 ‘한반도 문화적 샬롬을 위한 사도행전 15:4-21에 나타난 뮬라또 공동체에 대한 전도학적 연구’를, 조한상(호남신학대)가 ‘이냐시오 로욜라와 조나단 에드워드의 영성식별연구’를 제목으로 발제하고 논찬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실천신학회 75차 정기 학술대회
▲한국실천신학회 75차 정기 학술대회 현장. ⓒ한국실천신학회 제공

주원규 박사는 “북한사회는 핵주권이란 세계질서에서의 독특한 주권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또한 그들만의 종교라고 볼 수 있는 ‘우리식 사회주의’ 슬로건을 내세워 국민들을 통제해 왔다”며 “주체사상이 가진 유사한 종교성은 현대사회, 더 구체적으로 밝히면 자본주의가 가진 합리성의 시선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한 특징을 갖는다. 경제적 고난, 불평등의 극치를 가진 1인 지배체제에 대한 납득, 언론통제, 지역 간 이동 제한, 토지, 물품, 소유 제한 등 자본주의 관점에선 기준이하로 볼 수 있는 자율성 침해가 대두된다. 거기에 감시 사회가 갖는 기본인권에 대한 훼손 등의 인권탄압 요소가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침묵한다. 그 원동력의 근간엔 주체사상이 가진 종교적 무의식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주체사상은 국민들을 하나의 이념 아래로 강력하게 통제할 수 있는 이념적 표지로 군림해 왔다. 그 군림과 지배의 역사가 무려 반세기를 넘어서서 한 세기 가까이 지속되어 왔다”며 “각종 대외 분석가들, 북한 연구가들도 놀라워할 만큼 북한이란 사회구조는 기형적인 견고함을 갖고 있다. 오랜 기간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고 미국의 제재로 인해 극심한 가난을 경험했음에도 그들만의 삶의 방식을 유지해 왔다. 그리고 그 삶의 방식의 바탕에 주체사상이 자리 잡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현실은 이상과 분명 다르다. 특히 한반도의 케이스는 더욱 그렇다. 숱한 변수와 외교적 이해관계에 따라 수시로 중요도의 축이 변하는 게 한반도의 현실”이라며 “강한 국가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억제하는 힘을 갖고 있는 반면 약한 국가는 이상만을 앞세운다. 다수 대중을 안심시키기 위해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고 거시적 안목보다는 눈앞에 닥친 미시적 문제에 집착하다가 숲 전체의 밑그림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한국교회는 안팎의 위기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교회가 한국사회의 희망”이라며 “한국교회는 내부적으로는 흩트려진 신앙의 정확한 모티베이션을 결정, 지지하고 외부적으로는 급변하는 불확실성의 사회 분위기에서 정신적, 영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영적 요새화를 일궈내는 재정비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부적 상황에서는 내적 유연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한국교회 밖에서 발생하는 급변상황에 대해서는 기존의 시민단체, 정당, 기업보다도 훨씬 더 적극적이고 실천적으로 북한 사회와 교류할 수 있는 교회가 통일 환경의 위기 상황을 기회로 만들어 경제만능주의의 남한 사회에 진정한 질적 부흥을 도모하고 주체사상에 세뇌된 사상의 폭력에 신음하는 북한 사회에 진정한 인도주의와 진정한 자주성의 중심인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전초기지로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제2 발표와 제3 발표에서는 주희현 박사(홍익대)가 ‘2030 통일 시나리오에 의한 화해와 치유의 한국교회 전망-공유의 네트워크 사역을 중심으로’를, 나인선 박사(목원대)가 ‘치유의례가 실행하는 실재에 관한 이해’를, 김성호 박사(경성대)가 ‘디트리히 본회퍼의 그리스도론적 평화설교’를, 이승렬 박사 (한국기독교봉사회)가 ‘통일과 남북한 화해의 디아코니아’를, 오방식 박사(장신대)가 ‘복음과 관성: 아빌라의 데레사의 신비관상에 대한 비평적 연구’를, 임미화 박사(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가 ‘통일, 화해, 치유를 위한 목회상담의 역할’을 발표했다.

둘째날 강연에서는 임헌만 박사(백석대)가 ‘화해적 통일을 위한 로고 테라피 가능성’을, 김양일 박사(영남신대)가 ‘교회 공동체 안에서의 설교의 치유적 역할 성찰과 미래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고원석 박사(장신대)가 ‘선교적 입장에서 보는 화해교육의 새로운 접근’을, 정보라 박사(건신대학원대학교)가 ‘자기 용서와 화해에 관한 실천신학적 고찰: 장년기 기독교인의 헌신 이해’를, 김병석 박사(장신대)가 ‘치유적 설교를 위한 설교학적 구조’를 이종민(신안신대)가 ‘토일시대를 대비한 기독교교육과 과제’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