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사상 2020년 2월호
박물관, 조사연구, 수집·관리, 교육 등 종합 공간

기독교 역사·문화 의미와 가치 표현하는 동시에
한국 사회 문화를 주도하는 의미로서 문화 공간

월간 <기독교사상> 2월호(통권 734)에서 특집으로 ‘동아시아의 종교박물관’에 대해 다뤘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과 일본, 대만 기독교박물관을 소개했다.

김권정 박사(대한민국 역사박물관)는 ‘한국의 기독교박물관, 현황과 기능’에서 한국 사회 최초의 근대적 기독교박물관으로 1948년 4월 20일 서울 남산 조선신궁 자리에 매산고고관과 함께 설립된 ‘기독교박물관’을 꼽는다.

설립자 매산 김양선 목사는 평양 숭실전문학교 재학 때부터 기독교 관련 자료와 고고 유물을 수집하기 시작, 해방 후 월남해 기독교박물관 건립 운동을 추진했다.

당시 박물관은 개신교뿐 아니라 천주교까지 아우르며 출발했고, 설립 임원진에는 이승만·김구·김규식 등도 포함돼 있었다. 김 박사는 “당시 기독교박물관은 에큐메니칼 차원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기독교박물관에 대한 관심은 한동안 주춤했는데, 2000년대 들어 다시 본격화됐다. 먼저 기독교 역사와 관련된 문화재 및 유물을 수집·전시하는 역사박물관이 있다.

숭실대 예수교서회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 행사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김양선 목사가 건립한 기독교박물관 및 매산고고관 유물을 1967년 숭실대에 기증해 설립된 것이 숭실대학교 부설 한국기독교박물관이다. 이는 2004년 신축 건물로 이전해 오늘에 이르렀다.

‘한국기독교역사실, 숭실역사실, 근대화와 민족운동사실, 고고미술실’ 등으로 구성돼 통일신라 경교부터 조선 후기 천주교·개신교 수용 등을 다루고 있다.

또 경기 이천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은 2001년 기독교문사 창립자 한영제 장로가 건립했다. ‘신약성서 마태젼(1884)’, ‘마가의 젼한복음셔 언해’ 등 초기 희귀자료를 소장하고 있으며, 상설전시는 한국 기독교 역사를 5개 주제로 나눴다.

2008년 인천에 개관한 한국선교역사기념관은 ‘성서역사관, 한국기독교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성서박물관에는 이 외에 국제성서박물관, 협성대 성서고고학박물관(1997), 대한성서공회 성서전시실(1995), 백석대 기독교박물관 등이 있다.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이천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실물 자료. ⓒ크리스천투데이 DB
다음으로는 교단과 지역교회, 개교회 역사박물관 등이 있다. 2003년 구세군역사박물관, 2006년 고려신학대학교 내 고신역사기념관, 2008년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역사자료관 등이 교단 박물관이다.

2001년 개관한 백령도 기독교역사관은 19세기 초부터 백령도와 주변 지역 기독교 선교 과정을 전시하고 있으며, 한남대 중앙박물관 기독교선교자료실은 1892년 시작된 미국 남장로교 소속 선교사들의 선교활동을 유물 중심으로 전시하고 있다.

개교회나 지역 박물관으로는 새문안교회 역사관, 공주기독교박물관(2012), 전주 서문교회 역사자료실(2000), 광양 기독교100주년기념관(2008), 순천 기독교박물관(2012), 전주대 호남기독교박물관(2014), 한국기독교선교 역사박물관(2000) 등이 있다.

인물 중심 박물관으로는 아펜젤러·노블 기념박물관으로 개관한 배재학당 역사박물관(2008), 2003년 개관했다 2009년 확장 개관한 언더우드家 기념관,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1994), 제주 이기풍 선교기념관(1998), ‘무궁화 운동’ 남궁억 기념관(2004), 주기철 목사 기념관(2015) 등이 있다.

아펜젤러 배재박물관
▲아펜젤러 기념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에 전시된 1899년 3월 촬영한 서울 정동 러시아 공사관, 중명전, 미국 공사관의 모습. ⓒ박물관 제공
이 외에 2010년 민간 최초 의학전문박물관으로 개관한 전주 예수병원 의학박물관, 개원 100주년을 기념해 개관한 계명대 동산의료원박물관(1999), 2015년 애양원에서 국비를 지원받아 연 한센기념관, 한국 근대의료 및 기독교 의료선교 자료가 잘 정리된 연세대 의과대학 부설 동은의학박물관 등은 특정 주제 관련 박물관/기념관이다.

해당 종류에는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1983), 용인 한국기독교 순교자기념관(1989), 지적박물관(1999) 등도 있다.

성경박물관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성경박물관. ⓒ페이스북
김권정 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을 전시 공간으로만 이해하는데, 박물관은 이 외에도 조사연구와 자료수집, 소장품 관리, 교육, 교류홍보 등 다양한 활동이 서로 연계돼 이뤄지는 ‘종합 공간’의 성격을 갖는다”며 “한국의 기독교박물관은 기독교의 역사·문화의 의미와 가치를 표현하는 동시에, 현대 한국 사회의 문화를 주도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문화공간”이라고 밝혔다.

김 박사는 “현재 기독교박물관 전시 연출 대부분이 평면적인데, 관람객들에게 일방적으로 전시물을 보여주는 단순한 전시에서 벗어나 흥미를 유발하는 입체적 연출이 될 수 있도록 최신 전시 기법을 활용해 관람객과 상호 교감하며 소통하는 창의적이고 다양한 기획과 연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를 위해 기독교적 정신이나 가치를 잘 이해하는 운영자나 전문 큐레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기독교박물관의 수준은 이들의 확보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한국 기독교박물관의 발전은 어느 한 개인이나 교단, 단체의 몫이 아니라 한국 기독교 전체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 한국교회와 교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요청된다”고 덧붙였다.

나가사키 니시자카 26 성인 기념관
▲1962년 나가사키에 지어진 니시자카 26 성인 기념관. ⓒ크리스천투데이 DB
이 외에 홍이표 선교사가 ‘일본의 기독교박물관 순례’라는 글에서 나가사키와 아마쿠사 지역 기리시탄 관련 유산들이 모인 니시자카 26 성인 기념관, 오우라 천주당 기리시탄 박물관, 히라도시 기리시탄 자료관, 이바라키 시립 기리시탄 유물 사료관,교토 라쿠사이교회 등 ‘기리시탄 역사박물관’과 메이지가쿠인대학, 릿쿄학원 전시관, 아오야마가쿠인대학 자료센터, 토호쿠가쿠인대학 학원사 자료센터 등 ‘기독교 학교 박물관’ 등을 간략히 소개했다.

이후 신광철 교수(한신대)는 ‘대만 세계종교박물관의 전시 체계와 의미’, 김진영 교수(한국외대)는 ‘종교박물관의 설립 방향과 전시 콘텐츠 기획’, 황선엽 관장(구세군역사박물관)이 ‘구세군역사박물관을 운영하며’를 각각 기고했다.

<기독교사상> 2020년 2월호에서는 이 외에도 ‘교회와 현장’, ‘성서와 설교’, ‘문화와 신학’, ‘책마당’ 등에서 다양한 글들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