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오페라 아쿠아 오 비노 기자회견
▲2천년 전 가나의 혼인 잔치 기적을 모티브로 한 창작오페라 아쿠아 오 비노(물이야, 와인이야)의 제작진 및 출연진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좌측부터 청년/신랑 역을 맡은 테너 배은환, 발달장애인 성악가 정연재 광진발달장애인자립센터 센터장, 윤혁진 총감독, 송우진 예술감독, 홍수희 서울장애인부모연대 광진지회장. ⓒ송경호 기자
2천년 전 가나. 혼인 잔치가 한창인 와중에 하객들을 위해 준비한 포도주가 떨어져 주최측이 어쩔 줄 몰라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극적으로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기적’을 일으키셨다.

요한이 복음서에서 전하는 예수님의 첫 기적, 바로 가나의 혼인 잔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창작 오페라 ‘아쿠아 오 비노(Acqua o Vino, 물이야 와인이야)가 2월 15일(토) 오후 7시 압구정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개최된다. 주최측은 지난달 31일(금) 종로구 민들레영토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공연은 아르텔필하모닉오케스트라 협동조합(이하 아르텔 필)이 주최하고 (사)한국아동국악교육협회(대표 전송배), 광진발달장애인자립생활센터(센터장 정연재) 공동주관한다.

체면을 중요시하는 당시 유대 사회에서 혼인 잔치 중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것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최대의 수치였다. 이는 마치 당시 이스라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 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져 버린 것 같은 절망적이고 기쁨이 사라진 현실 가운데 예수님께서 오신 것은, 이사야와 예레미야의 예언대로 다시 포도주가 넘치는 메시아의 시대, 즉 하늘의 생명이 이 땅에 임했음을 알리는 사건을 의미한다.

주최측은 “2020년에도 큰 희망이 없는 시대를 관통하면서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물이 포도주로 변한 이 기쁜 소식이 과거의 사건만이 아닌 현재의 희망이 될 수 있음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성경적 작품이지만 대중성 위해 최고 전문가 모여
발달장애인 성악가들 함께하는 국내 최초 오페라
“우리나라 창작 오페라도 재밌다는 걸 보여 줄 것”

창작오페라 아쿠아 오 비노
▲창작오페라 아쿠아 오 비노(물이야, 와인이야)의 포스터.
성경을 모티브로 했지만 ‘대중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만큼 작품 제작에는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쳤다.

작가이자 작곡가면서 공학박사인 장달식 선생이 극본을 쓰고 작곡한 것을, 독일 드레스덴에서 작곡을 공부한 안성혁 선생이 편작곡을 맡아 완성시켰다. 이탈리아 유학파 성악가 출신인 지휘자 윤혁진이 총감독과 지휘를 맡아, 탁월한 곡 해석으로 무대를 이끌어나간다.

또한 작품의 연출력을 높이기 위해 ‘대종상영화제’와 ‘영화의 날’을 총괄 기획했던 송우진 교수에게 예술감독을 맡겨 한층 기대감을 모았다. 출연진에도 소프라노 김민지, 메조소프라노 장은, 테너 배은환, 바리톤 김지단, 김인휘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을 캐스팅해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주목할 것은 발달장애인 성악가들로 구성된 ‘미라클보이스앙상블’의 특별출연이다.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극의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는 것이 주최측 설명이다.

발달장애인들이 공식적인 오페라 무대에 서는 국내 첫 시도이기도 한 이번 공연에서, 윤 총감독은 “애초 한 곡 정도의 참여를 기대했는데 강도 높은 훈련에 훈련을 거듭해 습득력이 점점 빨라져 총 5개 곡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발달장애를 가진 젊은 예술가들이 절망적인 장애를 이겨내고 연주자로 거듭 성장해나가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의미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총감독에 의하면 이번 공연은 오페라이기도 하지만 영화와 연극적 요소가 합쳐진 융합콘텐츠를 표방했다. 송우진 예술감독은 “우리나라의 창작 오페라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전석 매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르텔필하모닉오케스트라(Artel Philharmonic Orchestra)는 프랑스어로 협동조합을 뜻하는 아르텔(Artel)에서 따온 이름으로, 음악계에서도 협동조합이 민간 오케스트라의 효율적인 조직과 성장에 적합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오케스트라협동조합이다.

2019년 5월 나루아트센터(광진문화예술회관)에서 장애 음악인들과 함께 한 ‘그레이트 맘’ 공연을 통해 뜨거운 호응과 지역사회의 큰 관심을 이끌어 냈으며, 2019년 11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조선오페라단과 공동주관한 창단공연 ‘주기철의 익사각오’를 통해 협동조합의 무한한 발전과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외에도 미라클아트홀 초청 기획 연주 시리즈, 군자동 주민을 위한 음악회 개최 등 지역의 문화 활동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으며, 2019년 초에 조직된 이후 한 해 동안 소규모와 대규모의 다양한 조직으로 구성한 공연들을 통해 많은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했다.

아르텔필하모닉오케스트라 협동조합측은 “앞으로도 지역 주민과 취약계층의 문화 경험을 증진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며, 특히 장애예술인들과 함께하는 무대를 많이 기획해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가치 실현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