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물건을 자주 부수는 아이들이 있다. 의사표시를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아동은 단순히 물건을 부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심리적으로 상당한 공격성이 내재해 있어서, 서둘러 개선해 주어야 한다.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상태가 악화돼 예상치 못한 일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자주 부수는 아동은 불만이 가득한 아동, 긍정성이 낮은 상태, 그리고 공격성을 드러내는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물건을 자주 부수는 아동은 다음 심리적 원인에서 이해해야 한다.

1. 부정적 자극의 결과

물건을 자주 부수는 아동은 부모의 대응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부모가 아동의 성격을 파악해 정상적으로 적절하게 대응했다면, 난폭성을 드러내는 아동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부모가 생존해 있더라도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부부 간이나 부모의 대응 방식에 대한 갈등이 심화돼 발생하는 애정결핍, 정서적 불만이 원인이 된다.

부모의 대응방식은 가장 기본적이고 영구적인 관계이며, 부모와의 관계와 가정의 사회화 과정을 통해 알게 모르게 주어진 권력과 권위에 대한 생각과 태도, 대응 전력을 소통하고 학습하게 된다. 가족이 주는 지지와 관계방식을 통해 위기 아동에게 중요한 보호요인으로 작용한다.

부모의 대응방식과 더불어, 부모가 주는 지지체계를 통해 자녀에게 애정과 안위를 제공할 수 있다. 또 온화한 자녀 양육방식이 사회 적응력을 높여준다. 자녀가 긍정적인 성격 형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학교에 적응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비행을 포함한 모든 일탈의 분야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가정 안에서 받는 보호요인 가운데 부모가 주는 정서적 지지를 바탕으로 한 학습지도는 학교 적응을 향상하는데 도움을 준다. 부모가 자녀교육에 무관심하고, 뚜렷한 가치관과 일관성 있는 행동모델을 제시하지 못하며, 모순되고 일관성 없는 훈육을 함으로써, 자녀들은 불안과 갈등을 겪게 된다. 자녀와의 대화가 적은 가정의 학생이 학교에서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많다.

2. 분노를 자주 경험한 결과

물건을 자주 부수는 아동은 부모가 자주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모가 분노하는 장면을 경험한 아동이, 이를 학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동의 난폭성은 내면의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에서 부모는 이해하지 못하는 아동의 난폭성이, 때로는 자신의 욕구불만이 내면에서 분노로 변해버린 경우를 상정해야 한다. 이를 본 아동은 자기도 모르게 난폭한 행동으로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부모가 아동에게 자주 분노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보는 것이다. 부모가 자주 분노하는 모습은 아동이 가장 학습하기 쉬운 것이다.

이런 경우 조심해야 할 것은 감정적이며, 소박하지 못한 유형의 난폭성이다. 별 이유도 없이 친구를 때린다든가, 여자아이의 머리를 잡아당기며 귀찮게 행동한다. 혹은 평소 얌전하던 아동이 화가 나면 닥치는 대로 물건을 던지고 물어뜯고 그 노여움을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경우이다.

나아가 행동이 과격하게 나타나는 경우는 매우 조심성이 요구된다. 더 나아가 화가 나면 안색까지 변해 경련을 일으킨 것처럼 되어 날뛰는 아동이 있는데, 이런 때는 서둘러 전문가에게 의논해야 한다.

이는 간질증세 등이 염려되기 때문인데, 이같은 소위 발작적인 난폭행동을 하는 아동은 실은 상처받기 쉬운 아이이며, 자기 방어를 위해 난폭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난폭의 두 가지 유형, 즉 에너지가 넘쳐서 하는 난폭인지 아니면 감정의 왜곡으로 그런 것인지 구별해야 한다. 에너지가 넘치는 경우, 아이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지만 감정의 왜곡은 반드시 심각한 소외를 유발할 것이다. 이는 청소년기의 비행과도 연결되는 만큼 아동기에 올바른 처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가정폭력을 경험한 결과

물건을 자주 부순다면, 부모의 가정폭력을 경험한 경우로 볼 수도 있다. 아동은 부모의 폭력을 경험하면 자신도 모르게 따라서 행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술을 잘 마시는 아버지를 둔 아동이 쉽게 술을 마신다거나 담배를 피우는 부모를 둔 아동이 쉽게 담배를 피우는 경우에서 이해된다.

가정폭력 또는 부부폭력은 아동의 난폭성 가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여러 연구에서는 배우자 학대를 목격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난폭성의 가해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남편이 아내를 학대하거나 아내가 남편을 학대하는 배우자 학대의 목격 경험과 아동학대의 피해 정도는 난폭성의 가해 정도와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인다.

가정폭력 경험이 있는 아동일수록 난폭성 가해를 증가시킨다. 아동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는 위험요소를 내재한 또래집단과의 상관관계는 아동의 난폭성에서 가해를 더욱 증가시킨다.

가정폭력이나 부부폭력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어 일어나기 때문에, 원인에 대해서는 쉽게 말하기 어렵다. 그 가운데서도 생활 수준의 관련되는 경제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은 아동의 보호체계가 약한 요인이 될 수 있다. 경제적 빈곤에 의한 가족해체, 보호자 부재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속에 생긴 열등감, 방어적 태도 등이 심리적 난폭성의 피해 내용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조사됐다.

브라운필드(D. Brownfield)는 아버지가 오랫동안 실업 상태에 있는 남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남학생들보다 난폭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이유는 빈곤 가정 자녀는 적절한 지지 환경을 제공받지 못해, 범죄와 연관된 일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물건을 자주 부수는 아동을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