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김문수
▲광화문 집회에서 연단에 선 전광훈 목사(우)와 김문수 전 지사(좌). ⓒ너알아TV 캡쳐
전광훈 목사(한기총 대표회장)가 1월 25일 광화문 집회에서 자유한국당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중심으로 한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전 목사는 자신이 주도하고 있는 광화문 집회를 정치세력화해, 오랜 염원인 기독교 정당(기독자유당) 원내 진출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전 목사는 이날 연설에서 자유한국당이 공수처법 등 3대 악법이 통과되는 것, 해리스 미국 대사 콧수염 뽑기 집회가 열리는 것 등을 막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광화문 집회와 거리를 두려 한다는 것을 지적하며 “싸움도 못하면서 다시 공천을 받아서 4년 더 국회의원하려고 하느냐? 이대로는 총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고, 그러면 나라가 북한에 넘어간다”고 비판했다.

전 목사는 “기도하다가 큰 결단을 내렸다. 총선에서 김문수 전 지사를 대장 삼고 광화문 광장을 정치화시켜, 200석을 만들어 문재인을 끌어낼 것”이라며 “이 안에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할 사람도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3대 악법 통과에 대해 “한일합방과 똑같다”며 “자한당 108명 국회의원이 적은 숫자인가? 민주당은 70석 있을 때도 마음대로 다 했다. 그러나 지금 자한당에는 나라를 위해 죽으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제 시민단체들은 사명을 다 했다. (우파가) 광화문에서도 서초동에서도 완벽히 승리했는데 왜 정치는 지느냐”며 “자유 우파에 경쟁자가 없어서 자한당이 일도 안 하고 싸움도 안 하고 정권도 나라도 넘겨준다. 우리가 이승만과 같은 결단을 통해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했다.

이어 연단에 선 김문수 전 지사도 “한강의 기적을 갉아먹는 기생충 집단인 주사파가, 인민재판과 마녀사냥을 통해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면서 집권했다”며 “그런데 그 일에 동참한 것이 지금의 자한당”이라고 지적했다.

광화문 집회
▲설 당일임에도 불구하고 광화문을 가득 채운 인파들. ⓒ너알아TV 캡쳐
그는 “자한당이 안철수와 유승민 등과는 통합하자고 하면서 광화문에는 나오라 해도 안 나온다”며 “중도로 확장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3년간 이곳에서 눈비를 맞으며 피눈물을 흘린 여러분을 빼고 대통합이 가능한가? 태극기와 십자가를 빼고 누구와 무엇을 위해 통합을 하겠다는 건가? 그래 놓고 과반이 가능한가?”라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이런 거짓말에 속을 수 없다. 문재인과 확실히 싸울 정당이 필요하다”며 “자한당 의원들이 세비를 타고 보좌관을 거느리면서 문재인과 사이좋게 잘 지내고 날치기에 당하는 것을 더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태극기와 십자가를 들고 4.15 대승리를 향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전광훈 목사는 이날 집회 마무리 발언을 통해 “황교안 대표와 자한당을 다시 설득해 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제가 그들에게 지난 1년간 제발 같이 하자고 외쳤으나 그들은 말을 듣지 않았고 이제 모든 시간이 다 지나갔다”며 “그래서 위대한 결단을 내렸다. 우리가 오는 2월 29일 집회 때 작년 10월 3일보다 10배 더 모이자. 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은 설 당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적지 않은 인파가 집회에 참석했다. 조갑제 대표(조갑제닷컴)도 이날 연설에서, 정규재 대표(펜앤드마이크)도 다음 날 칼럼에서 자한당을 비판하며 광화문 집회의 정치세력화를 지지했다. 그러나 역시 이날 연단에 섰던 김동길 교수의 경우 “정치는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순수한 시민운동으로 남자”고 발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