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크리스천 학생들 상경하면 이단들이 노려
저렴한 학사관으로 학생들 부담 덜고 믿음 성장
매주 금요일 거리 청소년 70여명에게 밥퍼 사역
구 본당은 체육관으로, 지역 주민 간 만남 장소

빛가온교회 서길원
▲예수님의 ‘품’을 형상화한 십자가 앞에서 직접 자세를 취하며 의미를 설명하고 있는 서길원 목사. ⓒ이대웅 기자
교회를 새롭게 건축한 뒤, 이전 공간을 ‘다음 세대 청년들’을 위해 비워둔 교회가 있다. ‘빛 가운데 계신 예수님, 우리 마음의 가온(중심)을 보시네’라는 슬로건의 빛가온교회(구 상계감리교회)는 지난해 11월 교회 건물을 완공한 뒤, 지방에서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로 거처를 옮겨야 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육관(드림센터) 4층을 리모델링해 학사관 ‘루디아의 집’을 만들었다.

‘루디아의 집’에는 일단 남학생 12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다음 세대를 사랑하는 서길원 목사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학사관을 세우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희 교회는 두 가지 중요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초교파적인 미자립교회 자립 운동과, 다음 세대 세우기입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매년 7월 마지막 주 평택대(수도권)와 목원대(비수도권)에서 ‘청소년 기름부음 캠프’를 열고 있습니다. 캠프에서 성령의 기름부음을 체험하고, 각 학교마다 가서 기도모임 만들어 학생들을 전도하고 있습니다.

캠프를 하다 보니 알게 된 것인데, 지방 학생들이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로 올라오면 다 JMS나 신천지의 표적이 됩니다. 지방에서 처음 서울로 오면 아무래도 낯설고 첫 대학 생활이다 보니 어리숙하기 마련인데, 그들은 3-4명씩 달려들어 학생들에게 다가갑니다. 학생들을 친절하게 대하면서 우연을 가장해 계속 만나는데, 학생들이 넘어지기 십상입니다.

이 친구들을 지켜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와서 교회를 찾는 아이들은 대부분 똑똑하고 믿음 있는 아이들일 것입니다. 창립 60주년인 2018년 11월 마지막 주 새 성전에 입당했는데, 교육관 한 층이 비었습니다. 그곳을 학사로 만들어 지방 학생들, 어려운 교회 목회자와 선교사 자녀들에게 학사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부채가 조금 있었지만 일단 시작했습니다(웃음). 예비 임직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공사도 맡아 주었습니다. 학생들이 학사관에 와서 믿음도 지킬 수 있고, 또 서울은 방세가 얼마나 비쌉니까. 학사관은 무상 제공하고, 전기세와 수도세 정도만 받을 예정입니다. ‘코인 세탁기’도 들여놓을 것입니다.

교회 부채가 해결되면, 교육관 옆 주차장 부지에 학사관을 조금 더 짓고 싶습니다. 다음 세대를 이단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50명이라도 수용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세대 사역을 하는 교회니까, 꿈을 주고 미래를 바라보도록 격려하고 싶습니다.”

빛가온교회
▲빛가온교회 학사관 성별예배 모습.
-학사관에 들어올 12명은 어떻게 선발할 계획이십니까.

“미자립교회와 선교사 자녀들을 위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몇 가지 서약서는 받을 생각입니다. 교회에서 한 가지 정도는 봉사하게 할 생각입니다. 몇 차례 경고에도 불응하면 퇴실 조치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캠프에 몇천 명이 와서 훈련을 받고 있으므로, 그 학생들이 뽑혔으면 좋겠습니다. 2019년 여름 캠프에 왔던 교회들을 위주로 모집하고 있습니다. 교회 내에 학사운영위원회를 조직해서, 심사를 거쳐 선발할 생각입니다.

학사관 이름은 ‘루디아의 집’으로 정했습니다. 바울이 빌립보에 처음 왔을 때, 루디아가 ‘우리 집에 와서 사시오’ 한 뒤 그 집이 나중에는 교회가 되지 않습니까.

학사관의 캐치프레이즈는 ‘한국의 미래 100년을 이끌어갈 인재가 나오게 하소서’입니다. 저희 교회 인근에는 육군사관학교를 비롯해 서울여대, 서울과기대, 삼육대, 광운대, 인덕대 등 대학교가 7곳이나 됩니다.”

빛가온교회 학사관
▲학사관 내부 모습. ⓒ이대웅 기자
-다음 세대 청소년들을 위해 ‘밥퍼 사역’도 하고 계시죠.

“금요일마다 오후 7시부터 3시간 동안 길거리 청소년 심야식당 ‘러브 투게더’를 열고 있습니다. 지금 노원구청 마당에서 6년차 사역을 진행 중입니다. 6년간 지속한 것을 인정해 주셨는지, 이번에 주민참여 예산으로 구청에서 3천만원을 지원받게 됐습니다.

시작한 계기는 이렇습니다. 7년 전 교회에서 밤에 몰래 자고 가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흔적에서 담배와 함께 ‘위장약’이 나온 것입니다. 제때 밥을 먹지 못하고, PC방 같은 데서 음료수와 빵, 술 등을 사먹다 보니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실태를 조사해 봤더니, 저희 교회가 속한 노원구는 서울시내 인구 유입 비율 2위였습니다. 그래서 거리의 청소년들에게 밥을 줘 보기로 했습니다. 당시 노원구 교경협 회장이었기에, 경찰서·구청과 함께 노원구 보건소 앞마당에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비행청소년 12명 정도가 와서 밥을 먹었고, 6년이 지난 지금은 70여명이 찾아옵니다. 주로 학교 밖 청소년, 외로운 아이들, 거리의 아이들, 왕따 아이들이 오고 있습니다.

‘밥퍼’를 졸업한 친구들이 군대도 가고, 다녀와서 오토바이 배달도 하면서 자리를 잡아갑니다. 믿지 않는 아이들도 취직한 뒤에 과일, 고기, 피자 등을 사 옵니다. 밥도 맛있습니다. 우리 집보다 좋은 것 같습니다(웃음).

지역에서 교회와 구청과 경찰서가 연합한 사역이라, 경찰서와 관련된 청소년 유관단체들이 도와주기도 합니다. 교인들도 애경사가 있으면 이 사역을 위해 내어놓습니다. 매주 한 번이지만, 텐트 치는 사람부터 청소년들 상담해 주는 사람, 음식을 만들고 배식하고 설거지까지 30-40명이 달려들어서 해야 하는 사역입니다.”

빛가온교회 학사관
▲학사관 ‘루디아의 집’ 내 다용도 휴게실. 식사와 빨래, 소모임 등이 가능하다. ⓒ이대웅 기자
-이 외에 지역을 위한 사역이 있다면.

“지역 어르신들에게 쌀을 나누고 있습니다. 매주 2kg씩 100가정에게 지급합니다. 상계동과 당고개 이 지역은 서울에서 가장 가난하다고 합니다. 백사마을도 이 근처에 있습니다.

6년 전쯤 쌀이 부족해서 못 나눠준다는 뉴스를 접하게 됐습니다. 이에 매주 목요일 쌀을 나눕니다. 차상위 계층을 향해서는 국가 지원이 많지만, 정말 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쌀과 함께 사랑을 전하니, 십자가까지 전해주는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쌀을 받은 분들이 교회에 오셔서 예배드리고 등록하십니다. 주로 어르신들이라, 주일 첫 예배에 오시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그 분들이 전도의 나팔수가 되어 주셔서, 경로당과 노인정, 시장 등 가는 곳마다 ‘교회 가려면 빛가온교회 가라’고 해 주십니다. 저희는 한 번 사역을 시작하면 5-6년간 꾸준하게 하는 편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걸 높이 사는 것 같습니다. 한두 번 하고 마는 게 아니라 계속 하기 때문입니다.

빛가온교회 체육관
▲‘다음 세대’ 사역을 중시하는 목회자답게 체육활동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 다음 세대 청소년들에게 이름을 부르며 스스럼없이 다가가 “요즘 심야기도회 안 나오더라”고 말을 걸고 있는 서길원 목사. ⓒ이대웅 기자
-이전에 사용하던 본당은 체육관으로 만드셨습니다.

“구 성전을 체육관으로 만들었습니다. 지역 주민들 오셔서 운동도 하고, 만남의 장소로도 활용됩니다. 다음 세대들도 찾아와서 운동합니다. 주중에는 대안학교와 방과후 교실, 장애인 교실 등으로도 사용됩니다.

주중에 사용하는 국제학교는 미국 코리안 필립스 아카데미(KPA)로, 예비 선교사와 이슬람 선교의 사명을 갖고 세워진 기관입니다.

교회 표어가 ‘영적 북동풍으로 한국을 예수 마을 만드는 교회로: 한국을 예수 마을로 만들자’입니다. 다음 세대 세우기와 함께, ’미자립교회 자립운동으로 한국교회를 살리고 한국 미래 100년 준비하는 교회’가 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왔기에, 성도님들이 반대하기보다는 다음 세대 섬김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교회에 온지 16년차인데, 꾸준히 비전을 공유해 왔기 때문입니다. 힘들지만 헌금도 열심히 해 주십니다.

3천명 규모의 청소년 캠프를 하려면 150여명이 달려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 교회는 캠프 말고 다른 여름 행사가 없습니다. 청년 70여명이 스태프로 참여하고, 장년들은 식사부터 여러 사역을 섬겨 주십니다. 미자립교회 자립운동과 청소년 기름부음 캠프까지 해서, 매년 5억원 정도는 섬기고 있습니다.”

빛가온교회 체육관
▲이전 본당은 체육관으로 변신했다. 이곳에서는 축구와 족구, 농구, 배드민턴 등이 가능하다. 뒤편 왼쪽은 헬스장, 오른쪽은 탁구장. ⓒ이대웅 기자
-학사관 이후 비전은 무엇인가요.

“저희 교회에서 인물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1월 중순 22명이 미국 등으로 비전트립을 떠났습니다.

저희 교회에는 비전스쿨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비전을 발견하고, 미래 이력서를 써 보는 것입니다. ‘앞으로 청소년 캠프는 너희들이 이끌어 가야 한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희 교회에서부터 인물이 나와야겠지요.

청소년 기름부음 캠프에서도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에세이를 심사해 장학금을 주고 있습니다. 청소년 캠프도 10년차입니다. 매년 참석하는 청소년 전문가 강사들 간에 서로 네트워크가 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에게 어려서부터 성경 가르쳐, 성경적 가치관을 심어야 합니다. 세상적 가치관이 들어오기 전에 가르쳐야 합니다. 가정의 중요성도 보여주고, 출산이 복이라는 것도 알려야 합니다. 미국도 3명씩은 낳습니다. 저는 지금 한국이 유난을 떨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일들과 함께, 은퇴 전에 두 가지 사역을 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서울시청 앞, ‘홀리 무브먼트’를 하기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퀴어축제가 열리는 그곳에서 거룩운동을 하고, 행복한 가정이 얼마나 좋은지 청소년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청소년 1만여명과 함께 예배드리고 싶습니다. 선한 일들이 계속돼야, 악한 것들이 물러납니다.

그리고 엑스플로 74대회처럼,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청소년 10만명과 함께 집회를 한 번 하고 은퇴했으면 좋겠습니다.”

빛가온교회 체육관
▲이전 본당 내 헬스장 모습. ⓒ이대웅 기자
빛가온교회 체육관
▲리모델링을 끝낸 체육관에서 탁구경기를 하고 있는 모습. ⓒ이대웅 기자
-리메이크 교회부흥 세미나도 오래 하셨지요.

“2006년부터 미자립교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때 분당샘물교회 아프간 사건이 터졌습니다. 그 당시에 저희 교회도 청년들 40여명과 싱가포르로 비전트립을 다녀왔었습니다.

그때 한국교회를 일으켜야 한다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가르치는 은사와 교회 부흥의 경험을 토대로, 미자립교회 자립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중소기업이 커야 국가 경제가 성장하듯, 미자립교회가 자라야 마치 모판처럼 한국교회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올해로 15년째인데, 매년 2월 중순에 작은교회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리메이크 교회부흥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참석한 목사님들 중 1년간 훈련을 받겠다는 분들을 모아, 제비뽑기를 해서 훈련하고 지원했습니다. 한때 교회 84곳까지 도왔습니다.

매달 한 번씩 목회자 부부가 와서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30만원을 지원하는데, 20만원 가량은 전도용품으로 지급합니다. 매달 목표와 통계를 보고하게 했습니다.

매월 첫째 주 목요일마다 그 분들 식사를 대접하고 전도 클리닉을 열었습니다. 사모님들에게는 커피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도록 도왔습니다.

요새 미자립교회 자립이 쉽지 않은데, 세미나 참석 목회들은 매년 25-40%가 자립하고 있습니다. 자립 기준은 명확합니다. 장년 40명 출석입니다. 기적적인 일들이 많습니다. 어려운 교회를 돕는 일이 아니라, 교회 자립 운동입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세미나를 하지 않으려 합니다. 참석할 목사님들을 모으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당분간은 지원자 서류 등을 받아 심사한 뒤 선발하기로 했습니다. 10-20명 정도 교회는 훈련을 통해 자립이 가능합니다. 교회 소그룹이 가서 아웃리치도 해 줍니다.”

목회코칭 프로젝트 문의: 02-936-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