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지루함은 삶에서 쉽지 않습니다. 지루함은, 기다림의 지루함 또는 무엇인가 집중하지 못함으로 인한 지루함입니다.

기다림의 지루함은, 그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도록 기다림의 논리와 정서적 평안을 확보해 해결합니다. 집중하지 못함의 지루함은, 무엇인가 가슴 설레이게 하는 집중할 일을 찾고 또 마음을 정해 넘어갑니다.

내가 무엇인가 다시 마음을 정돈하고, 내 주변을 정리된 상태로 바라보면, 어떤 기다림도 새롭습니다. 삶은 어느 상황과 여건 속에서도 창조적 역사를 이룰 수 있고, 그 여건을 통해 이룰 최선을 소득합니다.

기도하고 응답을 바라는 것도, 무엇인가가 나 자신과 상황 혹은 타인이 변화를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도, 처음에는 기대 속에 기쁨으로 기다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힘들어지고 지치는 것이 인간입니다.

기다림을 기다림만으로 목매어 기다리면, 우리는 결코 내 호흡과 다른 하나님의 호흡을 힘겨워합니다. “신은 진실을 알지만 끝까지 기다리신다”는 톨스토이의 소설처럼, 그분의 큰 계획과 뜻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 하나님의 우리를 사랑하심과 뜻과 섭리를 존중한다면, 푸근해야 합니다.

때로 우리는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을 때, 한 발 빼어 주변을 걷거나 혹 눈을 들어 먼 산을 바라봅니다. 문제로부터의 회피나 도피가 아니라, 어느 때는 그 집착을 넘어 서 있는 삶의 또 다른 실존을 봅니다. 삶이란 의외로 획일적이지 않고, 내 사고의 기울기와는 다른 각도의 경사를 가지기도 합니다. 삶은 정오의 문제를 넘어선, 옳고 바름 그 이상이기도 하고, 때로는 지금의 생각을 넘는 것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결코 느리거나, 상실된 기억 속에 존재치 않습니다. 인간들이 아무리 오므락 조므락 해도, 하나님의 바람 한 번 휘익 불어 쓸어가심에 모든 것이 소멸됩니다. 인간들의 마음을 움직여, 그 넘어간 모든 나무들을 땔감으로 만드시기도 하고, 인간들의 마음을 또 다시 움직여, 그 넘어간 모든 나무들을 힘들이고 공들여 다시 세우기도 합니다. 인간들이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간들의 마음을 움직여 이루시는 역사입니다.

그러니 그 하나님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이란, 때로 우리의 존재조차 우습다 여겨집니다. 그의 휘익 돌아치는 바람 날개짓 한 번에 이 지구상의 모든 것이 휩쓸려가기도 하고, 한 호흡에 불어내시는 물결 한 휘몰아침에, 이 지구상의 그 많은 인간들이 아비규환 혹 환성을 토합니다. 하나님을 기대하고, 그 하나님을 바라보고, 우리 삶이 지루한 기다림이 아닌 감격의 주 바라보심 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