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용 원장
▲기산요양원 이의용 원장. ⓒ강혜진 기자

“저는 요양원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부모님들이 행복하고 존중받는 노후 생활을 누리시면 좋겠어요.”

기산요양원 이의용 원장의 말이다.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에 위치한 기산요양원은 지상 4층, 지하 1층의 400평 건물에 53인실을 운영 중이다. 이 원장은 기산요양원을 운영하면서 기산교회 목회도 함께하고 있다.

이 원장은 “40대의 나이에 백석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안수를 받고 목사가 되었다. 목사가 된 후에는 건물에 십자가와 교회 간판을 달고 예배만 드리는 목회가 아닌 사회복지 형태의 교회 공동체 목회를 생각하게 됐다. 편안하게 보장된 일을 하듯 시작한 것은 아니었고, 많은 준비와 결단이 필요했다. 신앙에는 결단의 국면이 있다. 많은 이들이 결단을 회피하는데, 그렇게 되면 참된 신앙의 맛을 볼 수가 없다. 결국 신앙은 현실적인 삶과 신앙적인 삶 사이의 결단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산요양원
ⓒ기산요양원 제공
기산요양원
ⓒ기산요양원 제공

이 원장은 “요양원은 육체적으로 아프고, 이상이 있는 분들만 오시는 곳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 사실 요양원은 노후 생활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치매가 있어도 오시고, 없어도 오신다. 합리적이고 편리한 주거시설에서 유익하고 안락한 돌봄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질병의 문제에 관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삶의 질 향상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복지 정책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요양원이 이렇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복지 제도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노인 복지에 대한 많은 관심들이 있고 이제 성과를 이루고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과거 문제에 대한 선입관에 너무 많이 잡혀 있어 문의를 받을 때마다 안타깝다”고 했다.

기산요양원
ⓒ기산요양원 제공
기산요양원
ⓒ기산요양원 제공

숲으로 둘러쌓인 요양원에는 아담하게 꾸며진 예배당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이 원장은 매일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여 노인분들을 섬기고 있다. 이 원장은 기산요양원과 다른 요양원의 다른 점으로 바로 이 예배를 꼽았다.

이 원장은 “요양원의 예배당에서 새벽예배와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원하는 분들은 언제든지 예배당에서 함께 예배드릴 수 있다. 예배당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또 “목사가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곳에 오면 예배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이곳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예배에 참석한 이들이 예배를 통해 기독교를 접하고 자연스럽게 신앙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기산요양원
ⓒ강혜진 기자

이 원장은 “아직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요양원에 오실 때는 신앙이 없으셨던 분들이 예배에 참석하면서 찬송도 곧잘 따라하시고, 기도도 같이 하시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을 접하시기도 한다. 신앙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삶 속에서 구체적인 기회를 얻지 못했던 분들도 이곳에는 정말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실 수 있다. 함께 거주하는 동료들이나 옆방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서로 안 좋아하셨는데 함께 도우며 계단을 내려오시다가 나중에는 음식도 나눠드시고 깊은 교제를 하시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분들의 내면에 상당한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복음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이 즐거우면 얼굴은 밝아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편하면 몸 상태도 좋아지지 않을까? 우리 기산요양원에 오시는 분들은 평균적으로 체중이 늘고 있다. 또 노인분들이 평소에는 식사를 잘 못하시는 경우가 많다. 사실 노인분들이 식사를 제대로 균형있게 챙겨드시는 경우는 의외로 드물다. 입맛도 없으시고 식자재 수급과 조리에 대한 여건도 어렵고 의욕이나 체력이 떨어지셨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는 일도 힘에 부친다. 대부분의 부모님이 자녀들에게 이런 어려움을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이러한 상황이 결국 안타까운 상태가 되고 만다. 그 때는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적절한 도움의 시점과 방법을 면밀히 강구해 드려야 한다. 주변의 가족, 친지들이나 자녀들이 진지하게 그 필요를 판단해주어야 한다. 필요한 경우, 노인복지 전문가와의 상담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기산요양원 이의용 원장은 “기산요양원은 수익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기산요양원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하나님의 사랑이 흘러넘치도록 하는데 있다. 오시는 모든 분들이 한 가족이 되고 한 공동체로 서로 섬기고 돕고 배려하고 힘이 되어주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 입소자와 보호자분들에게 최소한의 비용적인 부담이 되도록 강구하고 있으며, 여러가지 효율적인 방법과 합리적인 경영 관리를 통해 어르신들이 부담없이 마음껏 노후를 누리시고 대접받는 생활을 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