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오래 생각하고 기도하고, 주님이 주셨다고 생각되는 문장으로 한 해의 표어를 삼습니다. 사람의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 각자에게 주시는 간명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우리 성도들의 얼굴과 마음을 봅니다. 이러저러한 삶의 애환들이 어우러져 있을 것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삶은 끝없이 움직이니, 끊임없이 바둥거려야 하고 애써야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 지친 어느 날, 우리는 가엾고 고독한 자 되어 주님의 십자가 그늘 아래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 지친 영혼의 위로자와 피난처가 되실 뿐 아니라, 어느 때는 우리에게 힘 주시고, 위로와 용기 주시고, 강인한 능력을 주심으로 사명을 이루게도 하십니다. 2020년은 주님께 위로받던 우리가 더 큰 힘을 얻어 주님께서 명하셨던, 예루살렘, 온 유대, 사마리아, 온 땅 끝까지 이르러 복음의 증인이 되는 역사를 이루고자 합니다.

먼 길 떠나는 이가, 전투를 앞두고 있는 이가, 집을 지으려고 땅을 파기 시작하는 이가, 저하된 사기로, "저 먼 길을 언제 가나, 이 집 지으려면 얼마나 많은 일을 해야하나, 이 싸움을 끝으로 전쟁은 끝나지 않고 나는 결국 어느 전투에선가 죽게 될거야."라고 생각한다면, 삶이란 비록 살아 숨 쉬고 있기는 하지만, 참 척박하고 가슴 아프고 슬픈 눈물의 장일 것입니다.

그러나 삶이란 태풍 휘몰아쳐 숨죽이고 엎드려 있는 구간도 있으나, 반짝 떠 오른 창연한 아침 햇살 아래, 황망한 슬픔과 오열을 넘어 그 넘어진 나무들을 세우기도 합니다. 이제까지 인류는 수많은 전쟁과 기근과 홍수와 사악한 인생들의 광기로 말미암아 휘둘려지는 것 같아도, 살아남아 오늘의 역사를 이루고 꾸려가는 것을 보면, 결국 약한 것도 아니고, 하나님의 보호가 계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2020년을 맞이하여, 우리 하나 하나를 힘들게 했고 위축시켰던 삶의 시련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허락하신 은혜의 새로운 지경으로 나아가야합니다. 실패, 어려움, 힘들었고, 가슴 아펐던 삶의 무거움과 상처들을 딛고, 오히려 그 모든 것을 감사합시다.

크건 작건 산의 봉우리는 거의 가파릅니다. 마지막이라 힘도 진하고 경사도 심한 길을 만나면, 한 걸음마다 숫자를 셉니다. 천을 세며 걸음을 걷는데, 천은 백을 열 번 셈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그 숫자가 마쳐질 때까지는 숨찬 것과 다리 무거운 것은 고려치 않고 쉬지 않고 움직입니다. 대부분 그 숫자가 끝나기 전 봉우리에 올라와 있고, 그 숫자가 차도 안 올라와 있으면 다시 세면됩니다.

사랑하는 우리 성도님들, 2020년은 한 번에 뛰어오릅시다. 내 영역 아니라 생각됐던 그 모든 분야와 지경과 상황을, 골리앗을 향했던 다윗의 심정으로 달려갑시다. 70점 맞기 어려우면 90점 맞아버리고, 한 고개도 어려운 데 열 고개 남았다면, 한 숨에 다 넘읍시다. 저 끝에 주님이 계셔서, 나의 모든 생각과 행위가 믿음이게 하시고, 주님 긍휼로 이루게 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