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성경에 ‘음식이나 보약을 먹어서 장수했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에덴의 낙원에서 부족함 없이 살았던 아담과 하와는 간교한 뱀의 꾐에, 금기 사항인 열매를 따먹음으로 인류 최초로 죄를 짓는 뼈아픈 역사를 만듭니다.

그리고 야곱의 장자인 에서는 배고픔을 참지 못하여 동생인 야곱의 간사한 꾐에 빠져 장자가 누릴 수 있는 권한을 빼앗기므로, 주인공에서 엑스트라로 밀려나는 실수를 범합니다.

세례요한은 나실인으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 메뚜기와 석청을 먹음으로써 절제된 생활을 했습니다. 사사인 삼손이 나실인으로서 지켜야 할 금기사항을 지키지 못해 패가망신을 당하는 수모를 겪으며 비참한 죽음으로 최후를 맞이했던 슬픈 사연에 대해서도 우리 신앙인들은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먹는 음식으로 장수하려는 민족은 아마도 우리나라가 가장 뛰어날 것이라는 데 모두 공감하실 것입니다. 건강을 유지하면서 오래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임에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건강으로 오래 장수하여 사는 데는 필수 요건이 있습니다. 그것은 절제된 생활입니다. 음식을 많이 먹는다든지, 술이나 마약, 그리고 지나치게 보약을 많이 먹는다든지, 정신건강에서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받는다든지, 긍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늘 부정적인 생각만 하고 있다면, 건강한 삶과 장수와는 아마도 멀어질 것입니다.

중국에서 가장 장수한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1677년부터 1933년까지, 무려 256년을 살았던 이경원이 있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청나라 말부터 중화민국 초기까지 한의사로 살아가며 세계적으로 장수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는 100년 동안 한의학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 정부의 특별상을 수상했고, 200세에도 여전히 대학에서 학술강연을 했던 인물이며, 24명의 부인을 먼저 보내고 180명의 후손을 남겼다고 합니다.

그는 중국에서 9명의 황제를 거치고 중화민국 건국 시까지 살았던 인물이라고 합니다. 당시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36년간의 지배 속에 처참한 생활을 할 때도 살아있었던 인물입니다.

이경원의 건강 비결은 “늘 평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거북이처럼 앉으며 참새와 같이 행동하고 개처럼 잠을 잤다”고 말합니다. 특히 그는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장수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라며 음식은 주로 밥과 소량의 포도주를 위주로 했다고 합니다.

이경원은 자신이 장수한 요인으로 3가지를 제시합니다. 장기간의 채식, 마음의 평정과 명랑함, 일 년 내내 연잎, 결명자, 나한과, 구기자를 달여 마신 것입니다. 또 사람은 혈통, 요통, 변통, 이 세 가지를 항상 유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혈액과 소변, 대변이 잘 통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경원은 자신의 양생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먹을 때 배부르게 먹지 않는다. 배부르면 위장이 상한다. 잠잘 때 지나치게 많이 자지 않는다. 지나치게 자면 장기에 손상이 온다.”고 했습니다.

또 “배고픔과 추위, 고통과 간지러움은 부모가 대신할 수 없다. 쇠약해지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부모부터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스스로를 아끼고 스스로 보전하는 길이 양생의 법칙이고 관건”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잘한 일에 사람들이 조급해 하기 쉬운데, 그렇게 하면 몸이 상한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400년을 시작으로 800년, 1,000년을 넘게 살았던 인물도 나오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전설에 불과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우리 역사에서도 가야국을 건국한 김수로왕은 157년을 살았던 인물로 기록돼 있으며, 역사상 세계 7위에 해당하는 ‘장수 왕’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창세가 5장에는 아담의 족보가 나오는데, 아담으로 시작해 가장 오래 장수했던 인물로 므두셀라부터 노아에 이르기까지 산 사람의 나이를 보면 평균 수명이 912세입니다. 하지만 6장에 보면 하나님은 사람의 수명을 120세로 줄이십니다.

“그들의 날은 백 이십년이 되리라(창 6:3)”. 900세 이상을 살 수 있었던 사람의 수명이 120년으로 줄어든 것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나의 영이 영원히 사람과 함께 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육신이 됨이라 그러나 그들의 날은 백이십 년이 되리라 하시니라(창 6:3)”.

육신이란 고기와 살덩어리라는 의미이며, 인간이 살덩어리로 변하여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영혼을 간직하고 하나님과 소통해야 할 인간이 육신의 탐욕에 빠졌기 때문에 인간에게 허락된 건강과 장수의 축복을 거둬 가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장수하지 못하는 것은 절제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탐욕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형편에 감사하지 못하고 기뻐하지 못하며, 끊임없이 채우려고 하는 욕망과 탐욕 때문인 것입니다.

노아 당시 인구 증가는 성적 타락으로 이어졌고, 하나님의 심판이 준비되고 말았습니다. 노아의 홍수 직전의 타락한 시대적 정황은 심판의 필연성을 담지합니다. 그 와중에도 노아로 하여금 방주를 만들게 하신 하나님의 조치는 의인을 향한 하나님의 크신 긍휼이 얼마나 크신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 시대에는 경한 비만이라도 조기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당뇨, 고혈압, 동맥경화, 담낭질환과 특정 형태의 암에 대한 위험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요즘 비만의 정도가 심해질수록 예상 수명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산
▲ⓒOlga Stalska on Unsplash
눈과 혀를 유혹하는 수많은 음식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먹거리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옵니다. 그 욕구를 제어하지 못한 채 먹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먹고 나서는 심한 포만감으로 위험 수위까지 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식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건강을 해치는 결과가 찾아올 것이며, 씻지 못할 아픔을 겪을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장수의 비결은 그 첫째가 탐욕을 줄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만을 제어하는 것입니다. 제아무리 아름답고 맛있는 음식이라도, 욕심을 부리면 건강에 이상이 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상석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많은 잔머리를 굴리는 데서 오는 권력욕 역시 건강을 해치는 것입니다.

권력을 쟁취 또는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옳지 않은 생각과 옳지 않은 일을 꾸며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영혼과 육신을 더럽혀야 하는 상태가 되므로, 몸은 더욱 쇠약해지는 것입니다.

성경에 가장 오래 장수했던 사람으로 아담의 족보에 아담을 위시하여 에노스, 므두셀라, 야렛, 노아 등을 보면 무엇을 먹어서 오래 살았던 기록은 없습니다. 아담과 하와의 탐욕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에 대한 탐욕에 대한 기록은 나오지 않음을 볼 때, 당시에 얼마나 절제된 생활을 영위했나를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어느 단체의 “창조질서 보전을 위한 생명환경 십계명”에는 이런 내용의 글이 있습니다. ‘우리 몸은 하나님의 성전이며 우리 몸은 지구입니다’. ‘지구 밥상을 받아든 우리의 물은 모든 피조물의 그림자입니다.’ 우리 몸은 세상에 머리를 내미는 순간부터 생명을 마감하는 날까지 성장하며 역사를 만들어가는 하나님의 창조사업을 완성해 가는 영적인 여정 중에 있는 귀한 선물입니다.“

우리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할 때 우리 몸은 우리에게 인생의 스승이요, 치유하는 의사요, 몸의 상태를 미리 예언해주는 예언자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영과 육을 분리하여 생각함으로 인해서 우리들의 몸을 선물로 내어주신 창조주의 선물을 묵상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장수의 축복은 절제된 생활에 있고, 탐욕을 줄이는 데서 성취됩니다. 이 땅에 살면서 하나님을 생각하고 육신의 탐욕을 제어하며, 더 높은 곳의 가치를 바라보는 존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곧 2020년 새해를 맞이합니다. 육신을 위해 즐기는 삶이 아니라, 영혼을 만족시키는 삶이 장수의 비결임을 깨닫고, 전에 묵은 것들은 다 토해 내길 바랍니다.

새로운 해에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주신 말씀의 음식을 날마다 먹으며, 곱씹으며 묵상하면서 살아가는 귀한 성도들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이효준 장로(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