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3.1운동 당시 기독교인 주도
민주화와 산업화, 동시에 성공한 나라
한국교회, 분열 아닌 통합 앞장서 주길

국민미션포럼
▲정세균 의원이 기조강연을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받은 전 국회의장 정세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19일 교계 행사에 참석해 ‘초갈등 사회’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초(超)갈등 사회 한국교회가 푼다’는 주제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국민미션포럼 기조강연에서 정세균 의원은 “한국 사회에서 갈등이 유례없이 증폭되고 있어 초갈등 사회로 불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의원은 “국회는 특정 정파가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국민들을 대변하는 대표성을 가진 분들이 마치 용광로처럼 그것들을 녹여 공감대를 만들고 난제를 풀어내야 한다”며 “법이나 관례대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마지막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 ‘정치’여야 하는데, 그 역할을 못하고 있으니 기독교가 나선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국무총리로 지명돼 여러 일들이 생겼지만, 정치가 못하는 일을 하겠다고 나선 기독교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함께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100년 전 3.1만세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16인이 기독교인, 15인이 천도교인, 2인이 불교인일 정도로 종교인들은 나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정세균 의원은 “지금 초갈등을 겪고 있고 여러 어려움들이 있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한 마디로 ‘복 받은 나라’다. 하나님께서 우리 대한민국과 한민족에게 큰 복을 내려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아에서 가장 민주주의가 앞선 나라이고, 6달러였던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었다. 민주화와 산업화에 성공한 나라로, 지난 반세기 동안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하고 축복받은 나라”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가 돼야 하는가. 이런저런 의견이 있겠지만, 저는 좀 더 공정하고 지속 가능했으면 좋겠다. 많은 국민들도 공감하시는 키워드일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은 경제가 성장하고, 사회가 발전하며, 환경이 보존되는 나라이다. 이 3가지 수레바퀴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렇게 사회 갈등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는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이루기 힘들다”며 “이에 대해 1차로 책임져야 할 곳은 정치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대 민주주의는 ‘대의정치제’이다. 여론조사 기법이 아무리 발전해도, 이를 국민 모두의 뜻이라 주장할 수 없다. 결국 대의민주주의를 해야 한다. 3.1운동부터 시작해 우리나라 대의민주주의 역사를 100년으로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제 기능을 못하니 광장 정치가 판을 치고 있다”며 “광화문에서, 서초동에서, 여의도에서 모두 다른 주장들을 하고 있다. 이런 상태로는 대의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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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주요 참석자들이 ‘초갈등 사회 해결’을 위해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해법으로 “개헌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를 바꿀 방법은, 국가의 기본법인 헌법을 고치는 것”이라며 “국회의장 시절 헌법 개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여론도 70-80%까지 찬성했으며, 의원들도 90% 가까이가 찬성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정세균 의원은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자면, 정말 한심하다. 오늘도 (국회의사당에서) 나가는 문이 모두 봉쇄돼 겨우 어찌어찌 참석했다”며 “정치권이 현재 싸우는 이유는 선거구제 개편 때문이다. 국민들은 ‘밥그릇 싸움’이라고 하시는데, 그 말씀이 맞다. 그런 차원에서라도 국가의 기본 법인 헌법을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편 58편 1절 ‘통치자들아 너희가 정의를 말해야 하거늘 어찌 잠잠하냐 인자들아 너희가 올바르게 판결해야 하거늘 어찌 잠잠하냐’를 소개하면서 “정치인과 지식인들이 이 시편 말씀에 귀를 기울일 때”라고도 했다.

정 의원은 “정치권에서 이런 과제들을 어떻게든 감당해야 하는데, 제 역할을 못하니 교회가 나서겠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부끄럽지만, 또 한편으로는 감사한 일”이라며 “교회가 초갈등 사회 극복을 위해 나서서 꼭 성과를 거둘 수 있길 진심으로 희망한다. 그러면 정치권도 반성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또 “3.1만세운동에 16차례나 참여하면서 이를 주도했던 한국교회가 초갈등 사회 극복에 앞장선다면, 한민족이 다시 한 번 도약하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일부 기독교인들이 첨예한 갈등의 중심에 서 있기도 하지만, 기독교는 사회 분열이 아닌 통합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정세균 의원은 “상대방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경청과 수용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며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역할을 기독교가 할 수 있다면, 한민족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이뤄지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정치인들이 꼭 가슴에 새겨야 하는 구절을 소개하고 싶다”며 잠언 4장 27절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네 발을 악에서 떠나게 하라’을 반복해서 낭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