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휘
▲가양동에 위치한 실용음악학원에서 만난 가수 공휘. ⓒ김신의 기자
2000년대 중반, 라디오 오디션이 활발하던 때에 MBC ‘별이 빛나는 밤에 별밤 뽐내기’, SBS ‘영스트리트 영스오디션’, KBS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 등에서 1위를 차지했던 청년은 부푼 꿈을 안고 서울로 올라왔다. 그러나 가수의 길을 준비하는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자살 시도를 할 만큼 우울증을 앓기도 했다. 그런 그가 김정식 목사를 통해 하나님을 만났다.

“처음엔 아무것도 믿지 않았죠. 그저 나 자신만 의지했었죠. 그분의 사랑을 알지 못했던 나를 끝까지 놓치 않으셨죠.”-공휘 자신의 간증을 담은 CCM ‘My Song’(나의 노래) 가사 中

가수가 된 그는 ‘이 눈물은 기도입니다’ ‘이불킥’ ‘유민 Everything to me’를 비롯해 소치동계올림픽 공식 한국 응원가인 ‘플라이 코리아’(Fly Korea) 등 여러 싱글 앨범을 발매하고 지친 현대인을 위한 힐링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밀알심장재단 홍보대사로 나눔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목소리’라는 악기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가수 공휘, 그를 만났다.

-결혼하시고 아내(개그우먼 정지민)와 함께 첫 CCM 앨범을 발매하셨던 게 인상 깊었어요. 대중가수로 활동하셨는데, CCM 앨범을 발매하실 때 부담이 되지는 않으셨나요?

“부담이 없진 않았어요. 찬양은 하나님께 누구나 드려야 하는 것인데, 전에는 감히 내가 CCM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고 부담이 있었죠. 교만했던 것 같아요. 또 상처받는 말을 듣고 마음이 힘들기도 했지만,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인데 사람의 말에 휩싸이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털어버렸어요.

제가 아내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등록 교인이 됐어요. 또 세례를 받고 처음 교회 수련회도 갔어요. 마음이 뜨거워졌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작곡을 전공하지는 않았거든요. 어쨌든 찬양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집에 돌아왔는데 하나님께서 꿈에서 멜로디를 주신 거예요.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그 멜로디를 녹음하고 간증을 가사로 썼어요. 그런데 아내도 저랑 똑같은 상황인 거예요. 곡을 썼다고 하더라고요.”

-곡을 통해 바랐던 점은 어떤 게 있었나요?

“‘한 사람의 영혼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곡을 만들었어요. 찬양은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지만, 누군가가 이 가사를 들었을 때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제가 평탄한 삶을 살진 않았거든요. 자살 시도를 7번이나 했어요. 하나님께서 저와 아내를 힘든 시기를 통해 많이 연단을 시키셨다는 것을 느꼈는데, 제 삶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 죽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의지할 수 있는 하나님이 계신다’는 말을 들려주고 싶었어요.”

-고난 중에 있을 때 그런 고백을 하기가 참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성경 공부를 하면서 가슴에 박힌 말씀이 있어요. 한 목사님께서 ‘지나고 나면 다 은혜’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정말 생각해보면 그렇더라고요. 힘든 가운데 있을 때는 뭘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저 자신은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고, 생각의 끝은 절망과 사망이었는데, 지나고 나서는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변할 수 있었고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다고 고백할 수 있는 은혜가 생기더라고요.”

가수 공휘
▲가수 공휘는 “터널이라고 어두운 것이 아니”라며 “요즘 터널 중에 깜깜한 곳이 없다. 뒤돌아보면 빛이 있다. 그런데 돌아보는 것이 힘들다”고 말했다. ⓒ김신의 기자
-가정을 이룬 후 신앙에 있어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결혼하기 전에는 조금 ‘날라리 신자’였어요(웃음). 그런데 가정이 생기고 책임감이 따라왔어요. 아이가 생기면서 예배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어떻게 해서든 교회에 가고 예배의 자리를 지키려고 해요. 게으른 신앙에서 부지런한 신앙으로 바뀐 것 같아요. 기독교 방송은 웬만하면 다 나가고요.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아이에게도 알려줘야 하고, 성경적으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이전에는 ‘나 중심’이었다면 ‘가족 중심’으로 바뀌게 된 것 같아요.”

-음악적으로도 변화가 있으신 것 같아요.

“전에는 ‘이별 전문 가수’라고 불렸는데요. 음반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금은 가사가 좀 밝아졌어요.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대중적이면서 사랑스러운 노래를 부르게 됐어요.”

-이번에는 ‘The Letter’라는 이름으로 미니 앨범을 발매하시게 됐는데요. 어떻게 나온 앨범인가요?

“회사에서 많은 상처를 받고 계속 1인 기업을 해왔는데요. 곡을 쓰고 디자인과 발매, 유통, 홍보까지 다 하려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하나님께 저를 위해 뛰어줄 좋은 사람을 붙여달라고 기도를 했는데, 가족 여행을 갔다가 주니퍼 형님을 만나게 됐어요. 선후배 사이여서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레슨을 하게 해주셨고 임광식 프로듀서님을 만나게 됐어요.

그 인연을 시작으로 ‘The Letter’의 작업을 하게 됐어요. 피디님께서 제 목소리와 감성에 ‘편지’라는 주제가 어울릴 것 같다고 방향을 잡아 주셨고 제가 노래에만 신경 쓸 수 있게끔 해주셨어요. 현재까지 그리운 사람들을 위한 편지 ‘그대여’, 자녀들에게 해주고 싶은 부모님들의 편지 ‘Dear’, 연인들의 이별을 담은 ‘이별 끝에’,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지친 현대인에게 전하는 ‘여행가’… 그리고 마지막 곡은 제가 발라드 전문이라 ‘이별 끝에’ 버전2로 준비하게 됐어요.”

-미니 앨범은 처음이시죠?

“원래 정규앨범이나 미니 앨범을 제작해보고 싶기는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어요. 정규 앨범을 내면 타이틀 곡 외에는 주목을 잘 받지 못하거든요. 저 말고 더 유명한 사람을 만났으면 이 곡들이 빛을 봤을 것 같은 아쉬움도 있고, 다 소중한 노래여서 지금까지 싱글만 냈어요. 그래서 이번 미니앨범도 한 곡씩 다 내고 마지막 곡을 묶어서 내게 됐어요.”

-대중가수로 활동하면서 신앙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요.

“일반적으로는 돈에 대한 유혹과 유흥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기본적으로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요. 제가 사기를 많이 당했는데, 저만큼은 ‘그러지 말자’고, ‘꿈을 가지고 장난을 치지 말자’는 생각을 마음 속에 계속하고 있어요. 꿈을 가지고 장난을 치면 크리스천이기 이전에 ‘그게 사람인가?’라는 생각도 들어요. 또 하나님을 만나고 술도 끊게 됐고, 꿈을 가진 친구들과 제 아내, 가족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그런지 아무리 힘들어도 여러 유혹들이 마음에 와닿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아내도 제게 금전적인 부분을 얘기하지 않고 그래서 더 굳게 신앙을 지키고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가수 공휘 결혼
▲가수 공휘. ⓒ공휘 공식 인스타그램
-스스로 생각하는 ‘선한 영향력’이란 무엇인가요?

“우리의 삶을 통해 누군가의 삶이 변화되는 것도 참 중요하지만, 한 영혼을 구하는 것이 가장 큰 영향력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아내와 저의 1순위예요. 저는 어떤 분을 보면서 ‘저 사람이 뭘 믿길래 행복하고 늘 감사한가?’ 궁금했었거든요. 믿지 않는 사람들이 저희 부부를 보고 ‘저 연예인은 왜 늘 힘든데 감사하고 행복하지?’라는 생각을 갖고, ‘기독교인이구나’ 해서 교회를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커요. 그런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요. 한 영혼을 구하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세상으로 내보내 달라고 기도하고 있어요. 천만 명이 아는 가수가 되기보다 한 사람이 보더라도 괜찮은 그런 가수가 되고 싶어요.”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지하트’ 활동도 하고 계시죠?

“여러 사람이 있었으면 더 많은 영향력을 끼쳤을 텐데, 그런 점이 아쉽고 기도 제목이긴 해요. 하나님이 주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작은 일이라도 하려고 하고 있어요.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까지 하려고 해요. 작은 일이라도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오프라 윈프리가 ‘감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작은 일부터 감사하다 보니 삶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해요. 말에 권세가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감사 노트를 권하고, 늘 감사를 말하려 해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떠한 마음으로 보내고 계세요?

“결혼 전에는 마냥 즐겁고 선물 받는 날, 연인들이 함께하는 날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둘이 보내는 크리스마스, 아들이 태어나서 셋이 보내는 크리스마스, 올해는 넷이 보내는 크리스마스가 됐는데요. 크리스마스가 되면 맛있는 것도 먹고 선물도 주기도 하지만 가족끼리 다른 지방에 가서 예배를 드리곤 했어요. 개척 교회도 가고 작은 교회도 가고 하면서요. 예수님 덕분에 우리가 행복한 날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예수님을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크리스마스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번에는 쇼케이스가 22일이고 아내 생일이 23일이고, 곧바로 크리스마스 이브여서 조금 정신 없는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아요. 사실 이번에 목감기가 심했는데, 감정이 그냥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이것 또한 감사해요. 종합적으로 감사한 2019년인 것 같아요.”

-2020년에는 어떻게 지내고 싶으세요?

“하나님이 보시기에 더 선한 가수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대형 콘서트가 아니라 카페나 소극장에서 적지만 많은 사람을 만나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노력을 해볼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저희 부부가 더 성장한 연예인, 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부부가 되길 소망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