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역, 청년들 몰리는 곳 어디인지
지켜보고, 그들 눈덩이처럼 뭉치는 것
異性 청년들, 분명한 경계선 설정해야

청년사역 세미나
▲양형주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청년 사역의 열정을 되살리고 전문성을 갖추는 목적으로 기획된 ‘청년사역 세미나’가 16일 서울 광장동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임성빈 박사) 소양 주기철기념관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최근 <청년사역>을 발간한 청년사역 전문가 양형주 목사(대전도안교회)가 강사로 나서 청년사역 흐름과 노하우 등을 풀어놓았다. 이날 강의실에는 사람들이 꽉 차, 뒤늦게 참석한 이들은 뒤에 서서 강의를 듣기도 했다.

첫 강연에서는 ‘청년사역의 지형도’를 소개했다. 먼저 그는 “청년들이 주로 어디에 모여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맡을 교회 주변의 지역적 환경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양형주 목사는 “청년들이 주로 몰리는 지역은 대학교가 있는 지역, 일자리가 있는 지역, 광역시·특별시 지역 등”이라며 “대학교가 있어도 도심 중심부에 있는지, 외곽이나 변두리에 있는지, 수도권인지 지방인지에 따라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정도가 다르다. 예를 들어 지방 소재 대학 학생들은 방학이 되면 서울에 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양 목사는 “지역에 있던 좋은 크리스천들이 대학에 진학하면서 서울 지역 교회로 가는 경우가 많다. 한 대형교회는 대학부 인원들 중 중고등부 임원 출신이 70%에 달한 경우도 있다”며 “인구 밀집에 다른 지역 불균형을 감안해, 자신이 맡을 교회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대도시의 경우 꼭 일자리가 아니라도 여러 기회가 많기에, 청년들이 쏠리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는 “상대주의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종교가 없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20대 청년들 중 65%가 ‘無종교인’이라는 통계도 있다”며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청년 인구가 줄어들고 교회 내에서도 청년들이 줄고 있지만, 전도의 문은 열려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양형주 목사는 “청년사역이란 청년들이 몰리는 곳이 어디인지 길목을 잘 지켜보고, 그들을 모아서 마치 눈덩이처럼 뭉치게 하는 것”이라며 “청년들이 모이는 곳은 꼭 오프라인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양 목사는 “성장하는 교회들은 주변 청년들에게 자주 노출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소형교회라면, 청년들에게 어떻게 우리 교회를 자주 노출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대형교회가 아니라도, 청년사역자들이 눈을 뭉치다 보면 노하우가 생긴다. 청년 10명 중 3-4명이 대형교회에 출석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대형교회가 아니기 때문에, 부족한 환경을 뚫고 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담임목사의 존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담임목사는 그 교회에서 가장 열심히 하신다. 성장하는 교회 담임목사라면 설교가 좋을 것이고, 친화력도 좋고 카리스마가 있다”며 “무엇보다 담임목사들은 어릴 적부터 청년들을 봐 왔기에, 그들의 스토리를 알고 있다. 목회란, 양들의 스토리에 자기 스토리를 얹어서 예수님의 스토리로 묶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청년들이 10-20년간의 스토리가 녹아있는 담임목사와의 관계를 바탕에 두고도 청년사역자를 따라오게 하려면, 청년사역자는 청년들의 스토리를 파악할 때까지 그 공동체에 녹아져야 한다”며 “청년들은 사역자들에 대해 ‘금방 떠날 사람’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3년은 있을거야’라고 안심시킨다면 함께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청년사역 세미나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또 “교회 청년부가 커지다 보면 ‘30대 원로 그룹’들이 생긴다. 그들은 새로 온 청년사역자들에게 큰 기대가 없다. 전임들과 다 해 봤던 것들을 다시 하려 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므로 사역자들은 주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셨는지에 대해, 청년들의 스토리를 진중하게 녹여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형주 목사는 “청년사역자들은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부지런해야 한다. 신뢰할 만한 오랜 친구도 필요하다”며 “그리고 서로 소통의 기쁨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청년들이 사역자들과 대화하기 어려워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설교’에 관해선 “청년들의 현실에 적절한 말씀을 선포해야 한다. 담임목사의 설교는 좋은데, 청년사역자의 설교는 그렇지 않다는 평가가 나와선 안 된다”며 “하지만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로 공감만 끌어내려 해서도 안 된다. 결국 말씀을 잘 파서 청년들의 가슴을 쳐야 한다. 청년 사역도 결국은 말씀 사역이기에, 설교 준비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사역자들의 ‘이성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남성과 여성 사역자들에게 모두 해당되는 문제다. 청년사역자는 말과 행동으로 분명한 경계선을 설정해야 한다”며 “어릴 때부터 자존감이 있어서 건강하게 경계를 설정할 수 있는 역량을 형성했느냐가 중요하다. 이것이 안 되면 자꾸 선을 넘고, 친밀감을 느끼기 위해 과도하게 다가간다”고 지적했다.

양 목사는 “청년들 간의 이성 교제도 필요하다. 그것을 주 목적으로 이 교회 저 교회를 찾는 청년들도 일부 있다”며 “그러나 교제하기 전에, 그 청년이 건강한 사람인지 6개월에서 1년간 교회 공동체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리더 그룹을 중심으로 이를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청년부를 실험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 ‘공동체의 스토리를 청취한다’, ‘가슴 뛰는 비전을 함께 만들어 본다’ 등을 제안했다. 이후에는 앞서 설명했던 △지역 △교회 △담임목사 △청년사역자 등 청년사역 현장의 4가지 요소를 놓고 직접 자신의 상황을 평가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양형주 목사는 이 외에도 오후 늦은 시간까지 △청년사역 엔진점검 △WEEP와 하우스 다이어그램 △청년사역 개척과 규모에 따른 사역패턴(1-30명, 30-100명, 100-300명, 500-2000명) △예비리더 훈련 △청년사역자 리더십 유형과 핵심 사역 노하우 등을 강의했으며, 질의응답 시간도 진행됐다.

양형주 목사는 <청년사역> 외에도 청년사역 분야의 베스트셀러인 <키워드로 풀어가는 청년사역>, <청년리더사역 핵심파일(이상 홍성사)>를 집필했다.

양 목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UC-Irvine) 철학(B.A.), 장신대 신학대학원(M.Div), 신약학 박사(Th.D.) 등을 이수했으며, 장신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