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아기 예수님의 아버지인 요셉은 주의 사자가 현몽하여 일러준 대로 헤롯을 피하여 애굽으로 떠났습니다. 헤롯은 동방박사들에게 속은 줄을 알고 심히 노하여, 사람을 보내어 베들레헴과 그 모든 지경 안에 있는 두 살부터 그 아래로 태어난 사내아이들을 모두 죽였습니다(마 2:14-16).

“예수께서 보시고 분히 여겨 이르시되 어린아이들의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막 10:14)”.

유대인 아이들은 회당에서 랍비에게 축복받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귀찮은 존재로 여기는 것은 고대 사회나 우리 사회에 공통된 것이었나봅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일을 해서 돈을 벌지 않고, 부모들이 주는 것을 받아서 먹고 살아갑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나님 나라는 당시 바리새인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인간의 공로나 선행으로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는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거저 주시는 선물이며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유일한 조건은,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과 자신의 마음을 비우는 겸손한 자세인 것입니다.

조상으로부터 내려오는 흔히들 사용하는 삶의 교훈이 담고 있는 소중하고 귀한 속담이 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입니다.

소를 도둑맞은 다음에야 빈 외양간의 허물어진 곳을 고치느라 수선을 떤다는 뜻으로, 일이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이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사자성어로는 망우보뢰(亡牛補牢)라고 합니다.

2019년 11월 충남 아산시 모 중학교 정문 앞 건널목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어린이 두 명 중 한 명인 김민식 군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고 당시 가해 운전자 차량은 규정 속도를 준수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주차돼 있던 옆 차량으로 인해 뛰어 들어오는 아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여 일어난 뼈아픈 사고입니다.

이로 인해 어린이 보호구역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2019년 10월 13일 한 여당 국회의원의 대표 발의로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 법률안(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발의되었습니다. 이 개정안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김민식 군의 이름을 따서 일명 ‘민식이법’이라고도 합니다.

법안 내용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 의무화, 그리고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사망발생시 가중 처벌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으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입니다.

하지만 사고는 언제나 그랬듯이 사전에 예고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직시해야 하지만, 오래 전부터 해오던 방식인 무사안일에서 탈피하지 못하다 보면 사고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음을 어찌 모르는 것일까요?

여태까지 셀 수 없는 어린아이들이 교통사고로 무참히 목숨을 잃었을 때 수수방관하더니, 이제서야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일종의 꼼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도 많은 학교 근처에는 안전하게 걸어다닐 수 있는 인도조차 없는 곳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리고 좁은 도로에 많은 주차가 돼 있어 어린 학생들의 생명이 위험한데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학교에서 근무하며 민원을 제기하고 여러 아이디어도 제공해 봤지만, 돌아오는 답은 늘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산 핑계를 비롯해 이 핑계 저 핑계를 둘러대며, ‘그 시간만 지나면 그만’라는 생각으로 지나쳐 버립니다.

해마다 공무원을 엄청나게 모집하고 있는데, 어째서 가면 갈수록 인력 탓만 하는지 통 이해할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안전에 위협을 받는 장애물들이 참 많습니다. 정부에서는 이를 감시 감독하는 기관을 만들어, 국민들이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안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아이들을 많이 낳지 않아서, 학교가 통폐합하는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미래는 그들의 것인데, 그 주인공인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생명을 잃어간다면, 이 나라의 미래는 어찌 되겠습니까? 그리고 이 나라는 누가 지키겠습니까?

조상들이 일상에서 겪으며 지혜로운 말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입니다. 이 속담이 사라질 수 있도록 모든 정부기관과 관계자들은, 어린이들을 비롯해 모든 국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무사안일주의를 물리치고,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김민식 군과 같은 안타까운 어린이 교통사고는 물론이고, 가해자인 운전자에게도 억울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헤롯이 자신의 왕위를 빼앗길까 봐 일으킨 대형 참사를 기억하시지요? 예수님을 죽이기 위해 그 지역 모든 어린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늘 가슴 아파하시고 통분해 하셨습니다. 성경에는 예수님께서서 어린아이들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신 일들이 여러 차례 기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욕망 때문에, 늘 어린아이들이 희생의 제물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자녀의 죽음은 항상 하나님 백성의 믿음에 있어 특히 가혹한 시련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어린아이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은 마태, 마가, 누가 등 세 복음서에 모두 기록될 만큼 중요합니다. 성도들은 이를 깨닫고, 곧 찾아오실 아기 예수님을 영접할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합니다. 나를 내려놓는 겸손한 자세만이 아름다운 성탄을 맞이하게 할 것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을 가벼이해서는 절대 안 될 것입니다.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사전에 점검하며 성찰하는 시간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나보다 연약한 이들을 위해 나누는 삶을 터득하고 믿음의 생활을 하는 것이, 예수님과 함께하는 신앙생활임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소를 잃고도 정신을 못 차린 채 외양간을 정비하지 않는 무사안일주의 신앙에서 벗어나, 사전에 ‘돌다리도 두드리며’ 나아가는 믿음의 생활을 하는 선한 신앙인들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효준 장로(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