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는 <겨울왕국1>과 <겨울왕국2>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겨울왕국2
ⓒ<겨울왕국2>의 스틸컷
<겨울왕국2>의 주인공은, 저마다 견해가 다르겠지만, 단연 엘사가 아닐까? 그녀가 손짓으로 만들어 낸 각가지 얼음들의 향연은 이 애니메이션의 비쥬얼과 액션의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누군가는 진짜 주연은 인물 캐럭터가 아니라 ‘OST’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겨울왕국2>의 스토리를 고려하면, 엘사의 동생, 안나가 진짜 주인공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선 전편에서 엘사는 남들과 다른 자신의 능력을 감추다, 결국 들켜버리자, 산속으로 사라지고, 그런 언니의 고통을 마침내 깨닫게 된 안나는 위험을 무릅쓰고 엘사를 찾아나선다.

그리고 안나는 언 심장을 녹일 유일한 희망처럼 보였던, 크리스토프를 떠나, 엘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이런 동생 안나의 헌신적 사랑에 눈을 뜬 엘사는 드디어 스스로에게 가졌던 두려움을 걷어내고, 안나의 몸이 다시 녹았던 것처럼, 차갑게 아렌델을 덥고 있던 겨울을 걷어낸다.

<겨울왕국2>에서도 만약 안나가 없었다면, 그리고 그녀가 고독과 절망을 딛고 일어나지 않았다면(이 장면에서 안나가 부른 OST의 가사처럼), 엘사를 비롯한 다른 이들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홀로 거대한 바위거인들을 유인했던 안나는 자칫 바위에 깔려 죽을 수도 있었지만, 다른 이들을 구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  

<겨울왕국> 시리즈에서 엘사는 남들에겐 없는 힘을 지녔다는 점에서 분명 '슈퍼 히로인'이다. 하지만 언제나 긍정적이며, 언니와 다른 이들을 자신보다 더 소중히 여겼던 안나는, 비록 아무 힘도 가지지 않은 평범한 인간이었지만, 어쩌면 엘사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진짜 '슈퍼 히로인'이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