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소통필요
‘옛것’과 ‘새것’, 뉴트로에 관심있는 1020세대

백광훈 이민형 성현 김지혜
▲(왼쪽부터)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장, 이민형 박사(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성현 필름포럼 대표, 김지혜 문화선교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신의 기자

문화선교연구원이 3일 '문화포럼'에서 2019년 대중문화 키워드를 분석하고 이것이 한국교회에 어떤 의미를 전하는지를 살폈다.

이날 포럼은 백광훈 원장(문화선교연구원), 성현 대표(필름포럼), 이민형 박사(성결대,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각각 ‘<90년생이 온다>, <펭수> 현상을 통해서 본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과 교회의 과제’,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쏘아올린 작은 공’, ‘<뉴트로>: 기호자본주의적 트렌드 속 창의적 영상’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특히 백 원장은 “2019년 한국사회를 엿볼 수 있는 문화 키워드 중 하나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관심”이라며 “밀레니얼 세대는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로, 작지만 확실한 지금의 행복, 이른바 ‘소확행’을 추구한다. 소셜미디어와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았으며, ‘안정’과 ‘가족’, ‘균형’, ‘자기결정권’, ‘다양성에 대한 수용’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단순성, 유희성, 정직성, 개성과 자율성, 탈권위적 특징을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밀레니얼의 가치관을 반영한 대표적인 문화 현상이 <펭수>다. 펭수가 인기를 끈 여러 이유 중 하나는 2030의 사고 방식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공감과 힐링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 또한 매력”이라며 “이 현상은 한국 사회와 교회에 세대 간 갈등의 문제라는 문화적 과제를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교회 안에는 산업화, 민주화, 밀레니얼 세대가 공존하고 있다”며 “밀레니얼 세대에게 교회는 성공지상주의적, 장유유서, 경직된 곳, 의사결정구조의 독점 등의 이미지로 보일 수 있고, 기성세대에게 밀레니얼 세대는 무례하고 무책임하고 소비주의적으로 보일 수 있다. 세대 간의 특징을 이해하고 경청하는 것이 선행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밀레니얼 세대는 영적 '탕아'가 아니라 '의미'있는 삶에 대한 갈망을 갖고 있다. 이 세대는 사역보다 관계성, 탁월성보다 진실성, 논리보다 체험, 해답보다 신비, 획일성보다 다양성, 목적지보다 여정을 중요시한다”며 “가치 중심의 키워드를 갖고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을 품고 갈 수 있도록 새로운 세대가 자발적으로 교회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소통 구조가 있어야 한다. 그들이 교회 공동체의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새로운 세대가 주체가 되어 참여할 수 있는 구조 등을 만들어야 한다”며 “주의 영이 계신 곳에 자유함이 있는 것처럼(고후 3:17) 교회는 모든 세대가 공존하며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유연성과 소통의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 모든 세대가 합력해 하나님 나라에 동참해 가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 2019년 <문화포럼> 현장. ⓒ김신의 기자

‘뉴트로’ 트렌드와 관련해 발표한 이민형 박사는 “노스탤지어가 결여된 복고 문화를 ‘뉴트로(New-tro)’라고 한다. 새로운(New) 복고(Retro)라는 의미의 이 단어는, 말 그대로 복고 문화의 새로운 흐름을 지칭한다”며 “교회가 주목해야할 것은 소비문화로서의 뉴트로 트렌드가 아니라 옛것에 관심을 보이는 1020세대들이다. 기독교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현대적 요소가 가득한 교회나 멀티미디어를 사용하는 예배보다 예전이 풍부한 예배에 더 관심을 보인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어 “기독교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종교이다.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신 분, 만물에 충만함을 더하시는 분이다. 기독교의 문화유산들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부여하신 오감을 모두 사용해 하나님을 예배하도록 도움을 주는 장치들이기도 했다”며 “옛 것에 반응하는 새로운 세대의 문화에 비추어볼 때,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적어도 문화적 측면에서는 분명하다. 기독교 전통유산의 복원을 통해 그들을 기독교의 풍성한 영성으로 초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1020세대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선 소위 급진적 전통주의 신학에서 이야기하는 기독교 전통의 부활 혹은 기독교 문화의 회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1020세대가 기독교의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기독교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고 물리적 시간의 장벽이 무너진 공간에서 하나님의 무한하심을 느끼고 인간의 존재 원형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성현 대표가 “여성이 처한 현실과 상황을 귀담아 듣는 것은 남성에 대한 지위와 권위 하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성경이 그리는 가정의 모습은 남녀 상호 존중이다. 이제는 남녀가 서로를 존중하며 공생하는 문화로, 가족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사회적 연대로 공동체성을 넓혀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1998년 창립한 문화선교연구원은 대중문화와의 소통을 강조하며, 매해 대중문화 키워드 10개를 선정해왔다. 지난 해는 ‘BTS, 어벤져스3, 유튜브’를 대중문화 키워드로 선정하고 포럼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