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출판 현실과, 독서 운동 미래’ 모색 나서
1인 출판사, 마케터, 목회자 등 다양한 목소리
교회 도서관, 종교성보다 공공성 추구 필요해

크리스찬북뉴스 포럼 2019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정의 목사, 강인구 대표, 이승용 간사, 오만종 관장. ⓒ이대웅 기자
‘2019 크리스찬북뉴스 포럼’이 지난 11월 25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상계동 푸른나무교회(담임 이동준 목사)에서 개최됐다.

‘기독 출판의 현실과 독서 운동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강인구 대표(세움북스), 이승용 간사(IVP), 오만종 관장(성내PLUS 작은도서관), 조정의 목사(유평교회) 등이 패널로 나선다. 진행은 이동준 목사가 맡았다.

먼저 강인구 대표는 ‘기독교 1인 출판사 5년의 생존기’라는 제목으로 “1인출판사란 대표 외에 노동자 3인 이내로 구성된 곳으로, 전체 출판 시장에서는 2015년 기준 75%를 차지한다”며 “기독교 출판계에서도 개성과 색깔로 무장한 1인 출판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저도 선배 1인 출판사들을 모델 삼아 분투해 왔다”고 전했다.

강 대표는 “1인 출판사는 어느 정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저희는 ‘교리’에 대한 전문성이 어느 정도 생겼다. 그간 50여종이 나왔는데, 교리 부문에서는 출간 때마다 선전하고 있다”며 “개별적 특성을 가진 책들을 요구하는 독자들의 수요를 분명히 봤다. 그러므로 컨텐츠를 보강한다면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회 안의 독서모임도 중요하다. 개인적 경험에 의하면 성도들의 자발적 요청으로 시작된 모임들은 오래 가지만, 목사나 직분자 등 리더들이 주도하는 경우에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며 “가장 오래 살아남는 독서모임은 역시 성경통독반이었다. 성도들은 ‘성경과 기도’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책들로 독서모임을 시작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강인구 대표는 “책은 발행인의 수준만큼 나온다. 그래서 제가 이해할 수 있는 책, 현장을 이해하고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책을 만들고자 한다. 보편적인 성도들은 ‘수준 높은, 깊이 있는’보다 ‘쉬운’을 추구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주일학교 교사를 30년째 맡고 있는데,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도서를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하다 보니 5년간 죽지 않고 살아서 버텨왔다. 그러다 보니 요즘에는 출판에 관심 있는 분들로부터 메시지를 받기도 한다”며 “현장을 풍요롭게 할 다양한 기독교 1인 출판사들의 출현을 기대한다”고 했다.

크리스찬북뉴스 포럼 2019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감리회 목회자인 오만종 관장은 “교회에서 도서관을 열었더니, 처음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기존 교회 사람들도, 마을 주민들도 오지 않았다”며 “교회 도서관이 공공성 없이 종교성만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얼마 전 뜻한 바 있어 강대상도 없애고, 간판도 작은도서관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오 관장은 “독서모임도 교회 주도로 만들기보다, 기존 모임을 찾아가는 건 어떨까. 기존 모임에도 기독교 영성이 필요하다”며 “교회 안에서만 모임을 하면, 교회 밖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라고 전했다.

그는 “도서관을 해서 부흥하겠다기보다, 평일에 주민들을 위한 공공장소가 되고, 마을에 필요한 교회가 되고자 한다”며 “많은 교회들이 평일에 문을 닫고 있는데, 저희 교회는 도서관이고 주일에 교회가 셋방살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승용 간사는 “독자와 출판사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2-3년간 특히 변화가 많았던 것 같다”며 “20년 전만 해도 책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대형교회, 기독교 서점, 신문광고 등이었다면, 지금은 SNS 플랫폼과 온라인 서점, 소규모 모임 등으로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질의응답 시간, 교리교육에 대한 질의에 대해 조정의 목사는 “저희 교회는 사면이 다 논인 시골에 위치해 있다. 전임 목사님이 하루종일 논에서 일하다 온 성도들을 위해 설교도 30분 정도만 하셨다”며 “저는 강해 설교를 50여분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성도들이 매우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좋아하고 잘 따라온다”고 전했다.

조 목사는 “교리는 설교에서 먼저 드러나야 한다”며 “목사가 가르쳐 주는 성경을 함께 보면서 사랑, 용서, 관용 등이 단순히 개념적으로 전달되는 게 아니라, 하나님 말씀이 적용되고 본문을 통해 자신에게 직접 말씀하신다는 것을 성도들이 깨닫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동준 목사는 “청중의 요구와 상황을 잘 파악해야 하고, 인도자가 내용을 숙지할 뿐 아니라 개념의 전달을 넘어 성도들의 삶과 실존에까지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며 “그리고 교리교육 교재가 인도자와 청중을 잘 매개해 줘야 한다. 지금은 봇물 터지듯 좋은 도서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교리교육 도서들을 다수 출간한 강인구 대표는 “저자들에게 아는 만큼 전달할 수 있는 역량과 쉽게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할 것”이라며 “출판사는 그러한 저자들을 통해 실용적인 서적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크리스찬북뉴스 대표 채천석 목사는 “저희도 봉사 차원을 넘어 독서운동에 나서기 위해서는 일꾼들이 필요한데, 아직 재정 등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도 “부족하지만 오늘 포럼 내용을 들어보니 유튜브를 통해 책을 소개하고 리뷰를 하면 좋을 것 같다. 기도해 달라”고 전했다.

이날 포럼을 주최한 크리스찬북뉴스 측은 “이번 포럼에서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기독교 출판과 독서운동을 펼치시는 분들을 패널로 초청해 지금의 출판계 현실을 살펴보고, 독서운동을 좀더 활발하게 전개할 수 있는 방편을 살펴보고자 한다”며 “미디어가 넘쳐나는 시대에 문서사역과 독서운동의 과제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해보고, 그 해법과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출판과 독서라는 실과 바늘 같은 관계를 엮어내는 이 포럼이 독서운동에 실질적인 활기를 불어넣어, 열악한 환경에 처한 기독교 출판계에 작은 보탬이나마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