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 목사
▲이영은 목사
예수님이 두로와 시돈 지방으로 지나가실 때 만나신 가나안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그 여자는 헬라인이며 수로보니게 족속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이 아닙니다.

"주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 여자가 예수님을 소리 질러 부르며 도움을 청합니다. 그녀는 누구에게 전해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예수님이 다윗의 자손으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인 것을 알았던 것 같습니다. 가나안 여자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에 대해서 좀 아는 것 같습니다.

그 여자의 사연은 어린 딸이 귀신 들렸는데 귀신을 쫒아달라는 것입니다.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 여자는 예수님께 자기를 불쌍히 여겨 달라고 간청합니다.

귀신들려 문제가 생긴 건 딸인데 그것 때문에 불쌍한 것은 가나안 여자입니다. 자녀에게 문제가 생기면 고통 받는 것은 부모입니다. 부모는 자기의 고통으로 알고 해결하면서 자녀는 부모의 보호를 받습니다.

모성애의 신비입니다. 누구든 나 혼자 살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렇게 맺어 놓으셨습니다. 딸의 문제로 고통 받는 어머니의 마음이 어떠한지 가나안 여자의 소리지르는 분위기를 보니 짐작이 갑니다.

가나안 여자에게는 몸부림치며 울부짖는 고통이 제자들에게는 시끄럽고 귀찮아서 빨리 처리해서 보내 버리고 싶은 것 밖에는 안됩니다(마 15:23). 예수님은 이 장면을 보시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계실까요? 계속 침묵하십니다.

"나는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양 외에는 다른 데로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노라"(마 15:24)

가나안 여자의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에 침묵을 하시다가 그 침묵을 깨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구약에 예언된 대로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오신 것이 맞습니다.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마 15:26)

예수님이 오신 목적으로 보면 표현이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닙니다. 맞는 말이지만 도움을 구하러 온 불쌍한 인간을 대하는 하나님의 취하시는 입장으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제자들이 그런 것은 이해가 가지만 예수님까지 그러시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나안 여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가나안 여인의 대답에 마음이 먹먹해 집니다. 내가 다 이해할 수 없을 지라도 그분이 하나님이신 것을 믿습니다. 하나님이시라면 나의 문제를 해결해 주실 줄 믿습니다.

내 딸이 귀신 들렸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 은혜라도 내가 받아서 내 문제를 해결하길 원합니다. 그분은 하나님이시고 나는 택하신 이스라엘도 아닌 가나안 여자이니... 하나님이 나를 개라고 말씀하신다면 그것도 맞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이라면 내가 그 말씀 앞에서 다 순종 하겠나이다,

예수님은 이것이 큰 믿음이라고 하십니다(마 15:28). 기적을 받는 믿음입니다.
수로보니게 여인은 믿음대로 딸이 나았습니다. 그녀가 믿었던 하나님은 결코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으셨습니다. 다 이해할 수 없을 지라도 주님이 100프로 옳으신 것을 나는 믿습니다.

이영은 목사(서울 마라나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