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미국 버지니아주 학부모들은 소위 ‘젠더 이데올로기’ 성교육에 크게 반발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성적지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식의 성교육이 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이는 ‘성교육 표준안’을 따르지 않았을뿐더러 국민적 합의 및 과학적 근거도 확보하지 못한 내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리고 올해 미국과 영국에서 동성애 관련 최대 규모의 연구가 진행됐다. 47만7,522명의 유전체(유전자 전체)를 비교하고 분석했지만 ‘동성애’와 관련된 특이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성-사랑-가정, 이 모두를 이어주는 것이 사랑이다. 성을 통하여 인격들 간의 유대관계가 형성되고 가족이 만들어지고 가족들이 모여서 공동체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성은 사회 공동체를 형성하는 골격을 세우는 기초의 하나다.”

교육부가 내놓은 ‘성교육 표준안’에 맞춰, 권위 있는 해외 의학 논문 300여 편과 국내 서적 및 자료 100여 편 등을 근거로 한 「성 사랑 가정 II」 개정판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책의 대표저자는 국내 최고 ‘화병(火病)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정신의학 권위자 민성길 박사(연세의대 명예교수)다.

민성길 박사
▲민성길 박사 ⓒ김신의 기자

민 박사는 대한 임상독성학회 창립 회장, 대한사회정신의학회 회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서울특별시 은평병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최신정신의학’ ‘약물남용’ 등을 저술하며 신경정신약물학회 선구자상 등을 수상했다. 그를 최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아래는 일문일답.

-‘성교육’의 현 상황이 어떠한가요?

“부모들이 '학교에서 잘 가르친다'고 생각하고 별로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런데 교과 과정을 보면 부모들이 기겁을 할 정도입니다. 사회가 변하면서 성문화가 많이 바뀌었고 성소수자 문제가 대두됐습니다. 그러면서 동성애를 인정하고 모든 성관계에 대해 관용을 베풀자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간통죄가 없어졌습니다. 법적으로 간통에 대해 처벌을 못하니 '불륜도 원하면 괜찮은 것'이라는 생각이 나오게 됐어요.

이후 동성애 행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그런데 원래 동성애는 1970년대까지 ‘성도착증’이라는 정신병으로 분류되었습니다. 그러다 동성애자들이 미국 정신과 학회에 3년간 데모해서 이게 빠졌는데, 이때 일부가 동성애뿐아니라 성해방을 주장했습니다. 소련이 이미 실패했는데, 성해방이라는 것으로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주장했던 겁니다. 그러면서 '항문 성교도 괜찮다'는 주장이 생기고 이제는 특정 집단의 이데올로기를 가르치는데까지 왔습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무엇이 있나요?

“일단 성병이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콘돔에 대해 가르치게 된 거죠. 그렇게 성병과 임신 예방만 가르쳤는데,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지니 교수들이 더 이야기를 하고, 그 틈을 동성애가 파고들었습니다. '동성애도 가르치자' '매춘도 직업'이라고 하고, 이걸 ‘인권’이라 주장하면서 존중하라는 겁니다.

젊은 사람들끼리 환상적이고 좋은 것에 대해서만 얘기하지 그에 따르는 골치 아픈 문제는 생각을 안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후회하면 이미 늦는 것이죠. 그래서 많은 청소년이 불행에 빠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있어 제일 예민한 곳이 기독교입니다. 기독교인은 죄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니 성해방과 더불어 안티 기독교가 시작됐습니다. ‘마이 웨이’(my way)라는 것이 근사해보이지만 반기독교적인 말입니다. 청소년에게 ‘자기 결정권’과 ‘마이 웨이’를 가르칩니다. 운명을 ‘내가 결정하겠다’고, ‘성관계도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입니다.”

-「성 사랑 가정 II」 개정판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먼저 일반적인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성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또 미국의 현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성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와 일찍 성에 노출되면 어떤 문제와 후유증이 생기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나이에 맞춰 성교육을 해야하는 필요성과 교육부가 만든 순서 및 그에 따라 총론, 성적 자기결정권의 함정과 책임, 순결교육을 하면 좋은 이유에 대한 미국의 논문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성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청소년에게 성관계를 가르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미국에서 나오는 정보와 논문을 종합해서 이 책을 썼습니다. 굳이 가르쳐야 한다면 임신과 지식에 대해서만 가르치고 동성애 등에 대해서는 가르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학교 선생님들 중에 이상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결국 부모가 책임져야 합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알아야할 지식에 대해 이 책에 썼습니다.”

민성길
▲민 박사는 “칼 마르크스, 여성주의, 노동자 운동 등이 서로 연대해서 '마이 웨이'를 가르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아버지나 어머니를 정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것이다. 이 권위를 인정해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간섭이 필요한 존재”라고 했다. ⓒ김신의 기자
-일반인을 대상으로 설명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의사이기 때문에 성에 관한 의학적 병을 아니까 쓰기가 좋았습니다. 이 책은 철학 서적도 소설도 아니고 교과서 같습니다. 필요한 부분을 펼치면 됩니다.

2014년, 동성애와 관련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약 2만 명으로 대상으로 한 것인데, 어렸을 적 불행을 겪은 사람이 어른이 돼서 동성애자가 되는 사람이 많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근에는 47만명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중 동성애자가 2만명 남짓인데, 이성애자와 다른 것이 정신분열증, 조현병, 약물 극성장애, 조울증, 우울증… 이런 특성이 있었습니다. 결국 동성애의 원인이 정신·사회적 영향임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죠.”

-책에 기독교적 내용도 있나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기독교 용어는 다 뺐습니다. 그런데 인체이든 건강이든 정신이든 과학적으로 열심히 연구를 하면 성경적 진리와 일치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못다하신 말씀이 있다면.

“성교육뿐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 기독교에 대한 공격이 심합니다. 그게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 목사님들이 세상 돌아가는 일, 그리고 그 배후의 사상에 대해 잘 아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게 지식인의 입장에서 안타깝습니다.

제가 책을 쓰면서 느낀 게, '아무도 안 도와준다'는 겁니다. 미국에는 교회가 연구를 위해 재정을 쓰는데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생각을 안하고 있습니다. 목사님들이 할 수 없는 분야를 크리스천인 의사와 교육자, 과학자를 동원해서 연구를 해야합니다. 좋은 크리스천 과학자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분들을 격려하고 재정적으로 도와주어야지요.

국내에 망가지고 있는 청년, 청소년을 구원해야합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똑똑해서 웬만큼 말을 해서는 말을 안 듣습니다. 그 아이들을 설득할 방법을 찾고, 어린이와 청소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잘 할 수 있는 연구자를 길러야 합니다. 기독교 씽크탱크를 만들어야 해요. 그럴 때 크리스천 세상을 확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