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 철야기도회
▲기도하는 청와대 앞 기도회 참석자들. ⓒ김진영 기자
종일 내리던 비가 그친 15일 밤 8시. 청와대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대로엔 천막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그곳을 메우며 기도하는 사람들... 대규모 광화문 집회의 신호탄이었던 지난 10월 3일부터 이날까지 44일째, 그치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철야기도회 현장이다.

젖은 땅에 쌀쌀한 날씨였지만 이곳엔 열기가 있었다. 기도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간절해 보였다. 무엇이 이들을 여기까지 이끌었고, 이토록 부르짖게 한 것일까?

목회자 남편을 두고 있다는 한 여 성도는 양주에서 올라와 이날 처음 이 기도회에 참석했다고 했다. 평소 유튜브를 통해 기도회 현장을 보면서,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늘 미안했는데, 더는 안 되겠다 싶어 달려왔다고. 비록 날씨는 춥지만 여기서 밤을 지새우겠다고 했다.

"대한민국이 어떻게 건국됐습니까? 이승만 대통령 등이 기독교 정신에 따라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나라를 세워 지금까지 발전해 왔는데, 문재인 정권은 그것을 부정하고 공산주의로 가려 하는 것 같습니다.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기도회가 열리는 천막의 한편에서 분주하게 차(茶)를 타는 이들이 있다. 이들 역시 추운 날씨에 기도하는 이들에게 작은 보탬이나마 되고자 자발적으로 나왔다고 한다. 기도하던 이들은 잠시 차의 뜨거운 기운에 몸을 녹인다.  

"지금 정부가 동성애를 비판하지 못하게 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우호적인 걸 보면서, '이건 반기독교적이다'라고 생각해 여기 나오게 됐습니다. 이걸 막으려고 여기 계신 분들이 추운 날씨에도 밤낮 없이 기도하고 있어요. 그것이 고맙고, 또 같이 기도하지 못한 것이 죄송해서 '차라도 타 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오게됐습니다."

청와대 앞 철야기도회
▲기도회 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청와대 앞 철야기도회
▲청와대 앞에 일렬로 늘어서 있는 기도회 천막들 ⓒ김진영 기자
청와대 앞 기도회 참석자들은 오전 11시, 오후 4시와 8시에 예배를 드린다. 이 중 밤 8시 예배에 보통 가장 많은 이들이 참여하는데, 주최 측 관계자에 따르면 그 수가 적게는 700명에서 많을 땐 1천명 정도다. 밤 9시 30분쯤 예배가 끝나면 약 150명이 현장에 그대로 남아 다음날 아침까지 철야기도를 이어간다. 이들에겐 침낭과 담요 등이 제공된다.

지난 12일 아침. 밤을 새운 어머니는 눈물을 훔치며 한 유튜브 채널과 이렇게 인터뷰 했다.

"유튜브로 청와대 앞 기도회를 보았어요. 자꾸 눈물이 나서 그냥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방에서 올라왔어요. 나야 이제 살만큼 살아서 죽어도 여한이 없지만, 우리 아이들은 어떡해요? 공산주의 나라에서 살게 할 순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막아주어야겠다' 그런 마음입니다."

기도회 주최 측 관계자에게 기도회가 언제까지 이어지는 지 물었다. 그는 "승리할 때까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