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독교인들끼리라고 해도 국가의 각종 현안들에 대해서는 서로 입장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이라면, 아니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동의해야 할 주장이 있다.

그것은 바로 모든 이들에게 ‘천부 인권’과 ‘자유’가 철저히 보장돼야 하며, 국가 권력은 바로 그것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현 집권 세력은 우리 민족의 인권과 자유를 빼앗고 또 빼앗으려 하고 있는 북한 정권을 용인할 뿐더러, 더 나아가 그 세력에 굴종하기까지 하는 듯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바야흐로 북한 독재 정권의 압제가 한반도 반쪽을 넘어, 그 나머지 반쪽까지 집어삼키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마저 들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기독교인들이 침묵하고 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몇 가지만 꼽자면 첫째는 무지와 무관심 때문이다.

부끄럽게도 기독교인이라 하면서도 자신의 개인 구원과 세상 복락에만 관심을 둘 뿐, 민족을 구원하고 하나님 나라를 건설히는 일에 무지하고 무관심한 이들이 적지 않다.

둘째는 두려움 때문이다. 자신이 앞장서서 목소리를 냈을 때 쏟아질 각종 비방과 공격을 두려워한다. 특히 목회자들의 경우 자신과 이념이 다른 교인들이 반발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현 집권 세력은 이 같은 점들을 십분 활용해 자신들에 대한 저항을 무력화하려 하고 있다. 국론을 분열시키고, 반발하는 이들에게 여론 재판과 공권력 행사 등을 통해 압박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 있는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연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 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는 광화문 철야 국민대회에서 “나는 비겁한 목사였다”는 메시지를 전해 수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대구서문교회 이상민 목사는 “사회주의는 적그리스도”라 외치며 삭발을 감행했고, 소속 교단 내에서 진보적 성향으로 알려졌던 향상교회 정주채 은퇴목사도 현 국정 운영 방향을 강력히 비판했다.

기독교인들은 한평생 목회에만 진력해온 목회자들의 이 같은 절절한 외침을 절대로 가볍게 듣지 말아야 한다.

잠시 무지하고 무관심할 수도, 두려워할 수도 있지만, 끝까지 그렇게만 머무른다면 그것은 비겁함이다.

그리고 그 비겁함의 대가는 끝내는 자기 자신에게까지 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