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0
트렌드 코리아 2020

김난도 외 | 미래의창 | 448쪽 | 18,000원

정보가 중요한 시대에서… ‘안목’으로
숨겨진 것 꿰뚫어볼 수 있는 눈 필요
불모지 알래스카, 지하자원 보지 못해

안목이 중요한 시대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정보가 중요한 시대였다.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

지금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누구나 조금만 검색하면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가히 정보의 바다를 넘어 정보의 홍수라고 불리는 시대다.

이런 시대는 정보의 양보다 정보의 가치를 보아야 한다. 정보 속에 숨은 것을 꿰뚫어볼 수 있는 눈이 중요하다.

같은 것을 본다고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 숨겨진 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하다. 안목의 차이가 생각의 차이를 만들고, 생각의 차이가 특별함을 만든다.

알래스카 조약은 안목이 어떤 특별함을 만들어내는지 잘 보여준다. 1867년 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슈어드는 재정난에 빠진 러시아 제국에게서 알래스카를 단돈 720만 달러에 구매했다.

당시 알래스카는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였다. 사람들에게 초대형 냉장고라고 놀림을 받았지만, 이후 그곳에서 각종 지하자원이 펑펑 쏟아져 나왔다. 지하자원 중에는 매장량 세계 1위의 석탄도 있었는데, 이것은 720만 달러의 100배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정보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그 이면의 것을 보는 안목이 중요하다.

<트렌드 코리아 2020>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유명한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팀과 함께 2020년 소비 유행을 전망한 책이다. 매년 가을이면 출간되는 시리즈로, 해마다 우리 시대의 이슈와 핵심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해내고 있다.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 쥐띠 해다. ‘트렌드 코리아’는 매년 그해 띠가 되는 동물을 상징으로 키워드를 제시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0>의 키워드는 ‘마이티 마이스(MIGHTY MICE)’다. ‘마이티 마우스’는 쥐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으로, 주된 줄거리는 어려움에 처한 동물을 도와준다는 내용이다. 애니메이션에서 ‘마이티 마우스’는 슈퍼 히어로다.

“Mighty는 ‘힘센’이라는 의미로 주로 영웅 앞에 붙이는 형용사다. 사실 작은 쥐와 힘센 영웅은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하지만 힘을 합치면 다르다. 한국인은 항상 위기 때마다 힘을 합쳐 극복해 왔다. 비록 진영 간·세대 간·남녀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해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힘을 합칠 수 있다는 기대에 작은 쥐들의 복수형인 mice를 쓴 것이다.”

대다수 경제학자는 2020년 경제 상황이 그리 좋지 못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에 김난도 교수는 복수의 소비자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는 의미를 부여했다.

<트렌드 코리아 2020>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 부분은 2019년 소비트렌드 회고다. 작년에 예측했던 2019년 트렌드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되짚어보는 내용이다.

두 번째 부분이 2020년 소비트렌드 전망이다. 소비트렌드 전망은 10개의 세부적인 키워드로 나뉜다.

1. 멀티 페르소나

페르소나는 고대 그리스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일컫는 말이었다. 오늘날에는 심리학에서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현대인들은 다양하게 분리되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직장에서와 퇴근 후의 정체성이 다르다. 평소와 취미생활 할 때의 정체성이 다르다. 일상의 모습과 SNS를 할 때의 모습도 다르다. 최근에 다양한 트렌드가 나타나는 것은 사람들이 상황에 따라 다른 정체성(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멀티 페르소나의 시대는 인간의 다양성은 확장되었지만 역설적으로 정체성의 기반은 매우 불안정해졌다. 그 결과 ‘나다움’이란 질문이 중요해졌다. ‘진짜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에 현대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 라스트핏 이코노미

‘라스트 마일’은 원리 사형수가 집행장까지 걸어가는 마지막 거리를 뜻한다. 최근에는 상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배송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라스트핏은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①고객의 마지막 접점까지 편리한 배송으로 쇼핑의 번거로움을 해소해주는 ‘배송의 라스트핏’, ②가고자 하는 목표 지점까지 최대한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동의 라스트핏’, ③구매나 경험의 모든 여정의 대미를 만족스럽게 장식하는 ‘구매 여정의 라스트핏’.

이제는 제품 속성 위주의 가성비 시대를 지나, 서비스의 질로 소비자 만족이 바뀌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3. 페어 플레이어

공평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추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공정성에 대한 열망이 커지는 원인은 첫째, 한국 사회의 평등 지향성이 높아지며 차별성에 대한 인식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둘째, 경제적 풍요 속에 성장했지만, 저성장 시대의 좌절감도 경험하고 있는, 치열한 경쟁이 생활화된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 때문이다. 셋째, 실시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는 정보 통신 기술의 영향력으로 자기 목소리를 충분히 낼 수 있기 때문이다.

4. 스트리밍 라이프

‘소유’에서 ‘사용’으로 삶의 방식이 바뀌고 있다. 거주하는 공간도 살고 싶은 기간 동안 다양한 컨셉의 공간으로 바꿔가며 이용한다.

스트리밍 라이프의 확산 배경에는 소유에 대한 자산 부족과 정착하지 않고 유랑하는 노마드적 가치관, 그리고 기술의 발전으로 늘어난 스트리밍 플랫폼이 있다.

5. 초개인화 기술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고 이해하여, 궁극적으로 고객의 요구를 예측해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기술을 ‘초개인화 기술’이라고 한다.

“아마존은 0.1명의 규모로 세그먼트를 한다”는 말처럼, 디지털 세계의 소비자는 한 명의 고객이 아니다. 더 세분화해서 생각해야 한다. 100명의 고객이 100개의 시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100명의 고객이 1000개의 시장을 만든다.

초개인화 기술은 궁극적으로 개개인의 고유한 요구를 예측해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트렌드 코리아 2020
6. 팬슈머

자신이 직접 투자와 제조과정에 참여해 상품과 브랜드, 스타를 키워내는 것이다. 상품의 생애 주기 전체에 직접 참여하는 소비자들은 “내가 키웠다”는 뿌듯함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구매하지만, 동시에 간섭과 견제도 하는 신종 소비자들을 일컬어 ‘팬슈머’라고 명명한다. 이제 연예도 마케팅도 정치도, 그리고 비즈니스도 팬슈머 없이는 성장하기 어렵다.

7. 특화생존

소비자의 요구가 극도로 개인화하면서, 표준화된 대중적 접근으로는 더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기업은 ‘적자생존’에만 안주할 수 없게 됐다. 진화의 다음 단계인 ‘특화생존’ 전략이 요구된다.

오로지 신데렐라 한 사람에게만 맞았던 유리구두처럼, 단 한 사람의 소비자에게 정확히 들어맞는 확실한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8. 오팔세대
오팔세대의 ‘OPAL’은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이며, 동시에 베이비부머를 대표하는 ‘58년생 개띠’의 ‘오팔’을 의미한다. 이들이 뿜어내는 다채로운 행보가 모든 보석의 색을 담고 있는 오팔의 색을 닮았다는 의미도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젊은이들만큼이나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사회의 주축으로 등장하는 오팔세대가 정체된 시장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9. 편리미엄

편리한 것이 프리미엄한 것이다. 편리미엄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닌다. ①해야 할 일에 대한 절대적 시간을 줄여주거나, ②귀찮은 일에 들어가는 노력을 덜어주거나, ③얻고자 하는 성과를 극대화시켜주는 것이다.

10. 업글인간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자기계발형 인간이다. 이들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어제보다 나아진 자신을 만드는 데 변화의 노력을 기한다.

이들에겐 비좁은 성공 관문을 뚫는 스펙 쌓기가 아니라,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 매일매일의 성장이 중요하다. 업글인간의 개발 영역은 첫째 몸의 업그레이드, 둘째 취미의 업그레이드, 셋째 지식의 업그레이드다.

요셉, 시대 흐름 읽는 ‘안목’으로 총리
신앙 리더, 하나님 주신 안목 가져야
2020년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안목
슈퍼 히어로 아닌 ‘슈퍼 히어러’ 필요

이상 10가지가 2020년을 대표하는 소비 키워드다. 세상은 흐름을 보는 사람을 리더라고 한다. 시대의 흐름을 읽는 사람이 ‘리더’다.

요셉이 애굽의 총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시대의 흐름을 읽는 ‘안목’을 가졌기 때문이다. 바로의 꿈을 해석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었다. 그의 안목은 하나님의 도움이었다.

신앙의 리더는 하나님이 주시는 안목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안목은 상황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다.

고난에도 의미는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 모두가 어렵다고 말할 때 같이 좌절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2020년 그리스도인에 필요한 것은 하나님이 주시는 안목이다. 그 안목이 남다는 것을 볼 수 있게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슈퍼 히어로(Super Hero)’가 아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슈퍼 히어러(Super Hearer)’가 필요하다.

모두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슈퍼 히어러’가 되어 하나님의 안목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김현수 목사
행복한나무교회 담임, 저서 <메마른 가지에 꽃이 피듯>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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