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돈,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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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누가복음 9장 1-6절

본문은 전도여행을 하는 제자들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여행을 위하여 아무 것도 가지지 말고 나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심리적 갈등이 생길만큼 당혹스런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말씀은 누가복음 22장 36절의 “이제는 여행을 위하여 전대를 가지라”는 말씀과 비교적으로 이해해야 할 정도의 말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말씀에 담긴 깊은 의도가 우리의 인생여행을 하는데 초석이 된다고 봅니다. 이 본문을 배경으로 하면서 ‘여행을 위한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묵상하고자 합니다.

1. 짐을 가볍게 하라

여행할 때는 여장을 간편하게 하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앓는 자를 고치게 하려고 내보내시며 이르시되 여행을 위하여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 지팡이나 돈이나 두 벌 옷을 가지지 말며(2-3절)”.

여행을 할 때 짐을 많이 갖고 가는 사람과 가급적이면 간편하게 가려는 사람, 두 유형을 봅니다. 짐이 많으면 자신도 힘들 뿐 아니라, 남들이 보기에도 매우 힘들어 보입니다. 그러나 간편하게 하는 사람은 참으로 홀가분하게 보일 뿐 아니라, 그런 자신도 매우 편할 것입니다. 짐이 없으면 활동하는데 매우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짐을 가볍게 하라는 말에는 마음의 짐도 가벼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인생 여행을 간편하게 하라는 깊은 의미를 찾게 됩니다. 어떤 세상의 것을 의지 말고, 전폭적으로 “주님만 의지하고 나가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인이란 “물 건너온 떠돌이”라고 하지요. 이스라엘이라는 잃어버린 고국의 땅을 향하여 나가야 하는 여행자라는 말입니다. 우리 인생 역시 저 본향을 향하여 가는 나그네입니다. 나그네 인생의 여행에서 우리는 주님만 의지하고 나가라는 교훈입니다.

2. 소유에 집착하지 말라

“이르시되 여행을 위하여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 지팡이나 돈이나 두 벌 옷을 가지지 말며(3절)”.

어떤 여행이든, 소유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에게는 많이 가질수록 편안한 여행이 될 것으로 믿는 심리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큰 가방에 물건을 많이 담아서, 거의 이사하듯이 짐이 많기도 합니다.

많은 것을 가져야 불안하지 않고 편하다고 생각하고, 더 만족을 찾으려는 인간의 욕구가 작용한 결과입니다. 이는 소유에 대한 집착이 드러나는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여행이 꼭 그렇습니다. 많이 가져야 삶이 그만큼 편리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삶의 만족은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않다고 성경이 가르쳐 줍니다(눅 12:15).

사람이 불행해지는 원인이 무엇입니까? 더 가지려는 욕망을 채우지 못해서입니다. 기어이 소유하고 말겠다는 소유의 집착이 비극의 불행입니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많이 가진다는 것이 참 즐거운 일인 것 같지만, 실상은 더 괴롭습니다.

돈을 사랑하는 사람치고 만족하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물론 살아가는데 어느 정도의 물질은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소유하려는 마음은 오히려 인생여행에 방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실로 가진 자의 고뇌는 못 가진 자의 한탄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사실입니다.

3. 영적인 능력을 가지라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거기서 머물다가 거기서 떠나라 누구든지 너희를 영접하지 아니하거든 그 성에서 떠날 때에 너희 발에서 먼지를 떨어 버려 그들에게 증거를 삼으라 하시니(4-5절)”.

본문은 상당히 매정하고, 비장하기까지 합니다. 우리를 환영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신경을 쓰지 말고 돌아서 나오라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에 증거를 삼으라고 까지 말합니다. 이는 영적인 사역은 세상적인 것과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전도를 하고 복음을 전할 때, 세상 것으로만 갖고 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으로 전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는 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성령의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성령의 능력은 세상이 주는 권세나 권력, 세상이 주는 직위나 호칭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의 능력은 주님을 의지하여 갖는 영적인 능력, 즉 정신적인 힘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오.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 젖 한통,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뿐이오” 하고 프랑스의 마리세이유 세관원에게 말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 분이 바로 마하트마 간디입니다. 간디는 보잘 것 없는 소유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큰 정신을 의지하는 성인과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사도행전 3장 6절에서 베드로는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주노니, 곧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으라”고 했습니다. 이는 베드로의 영적인 능력입니다.

영적 능력에서는 사도바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도 바울은 기쁨이 충만하여 “내가 주님을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긴다(빌 3:8)”는 위대한 말을 했습니다.

남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은 모두 보이는 것보다도 보이지 않는 정신의 힘, 영적인 능력을 가졌던 것이 분명합니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가는 인생의 길에 저와 여러분은 보이는 세상적인 물질이나 소유만을 의지하지 말고, 보이지 않는 주님의 능력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멋진 삶의 주인공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합시다!

“주님, 우리는 본향을 향하여 가는 나그네 인생임을 깨닫게 하소서! 우리의 나그네 인생길이 가진 바 소유를 의지하지 말고 주님만 의지하게 하소서! 영적 능력을 갖고 세상을 넉넉히 이기는 믿음으로 살게 하소서! 주 예수보다도 더 귀한 것은 없다고 고백하는 자에게 능력을 주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