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 이미와 아직의 은혜
성화, 이미와 아직의 은혜

손재익 | 좋은씨앗 | 128쪽 | 6,000원

서론

성화는 그리스도인에게 반드시 나타나야 하는 내면의 흔적이고 삶의 결과이다. 성화, 하면 사람들이 이해하기를 착하고 순하고 부드러운 면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성화라는 것은 단순히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행위를 잘 하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성화가 잘 된 사람은 모든 불의를 참고 불평등과 거짓도 잘 견뎌낸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성화는 하나님의 뜻과 어긋나는 일에 분노하고 저항하며, ‘거룩한 외침’을 한다.

그리스도인은 성화된 사람이고, 성화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다. 여기서 ‘성화된’이라고 표현한 것은 완전한 성화가 아니라, 결정적 성화를 말한다.

결정적 성화에 대해서도 역사적으로 긍정과 부정의 의견이 있는데, 성경은 결정적 성화를 지지하는 여러 구절들이 있다(행 20:32, 26:18, 고전 1:2, 6:11 등). 즉 성화는 칭의와 함께 시작된다.

성화는 칭의와 구분할 수는 있어도, 분리할 수는 없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의롭다 하신 자를 반드시 성화시키시고, 성화시키지 않을 사람을 의롭다 하지 않으신다.

성화란

성화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정의를 내린다면 성화는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것이며, 그리스도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창조의 면류관으로 지으시고, 가장 영광스러운 지위와 책임을 부여하셨다. 그러나 아담의 범죄로 인해 인류에 죄가 들어오게 되었고 인간은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없는 비참한 존재가 되었다.

이후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모든 죄과를 담당하고 죽으심으로 인간에 대한 죄의 책임을 제거해 주시고 구원해 주셨다. 그러나 이것으로 모든 구원이 종결된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는 여전히 잔존하는 죄의 세력이 있다.

인간이 아담의 죄책으로부터 벗어나 의롭게 되었지만, 여전히 오염되어 있는 죄의 본성이 성도를 더럽히고 괴롭힌다. 의롭다 여김 받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그 의로움을 이루어가는 것은 평생의 성화이다.

성화를 통해 성도는 하나님의 계획을 알게 되고, 하나님의 지식을 배우며 우리를 온전케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사랑을 깨닫게 된다.

성화는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고 하나님께로 이끄시는 주님의 방법이다. 때로는 여전히 죄가 가득하고 악하고 모순된 나를 보며 절망하고 후회할 때가 있지만, 그럼에도 정결하게 해주시고 온전케 하시는 은혜를 경험하며 우리는 자란다. 성화는 성도의 성장이고 성숙이며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증거이다.

성화의 주체

주지하듯이, 칭의와 성화는 분리되지 않는다. 그리스도께서 의롭다 하신 이는 반드시 성화의 삶을 살게 된다. 하나님은 우리가 거룩하길 원하셔서 우리를 거룩하게 이끌어 가신다.

칭의가 전적인 그리스도의 의가 전가로 이루어진다면, 성화는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거룩함의 분여로 이루어진다. 성화는 하나님의 꿈이 나의 비전이 되고 예수님의 성품이 나의 인격이 되고 성령님의 권능이 나의 능력이 되는 그러한 변화와 회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성화는 인간이 주체가 되어서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나의 거룩함을 완성하지 않는다. 성경은 이 성화의 주체도 하나님이시고 예수님이시며, 성령님께서 나의 성화를 이루어가심을 여러 구절을 통해 증거하고 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거룩함을 계속적으로 명령하시고 요구하신다. 예수님 또한 자신을 본받고 자신의 뜻을 행하며 살 것을 강조하며 성령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지식을 밝혀주시고 우리를 예수님에게까지 자라게 하신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의 모습을 그린 성화(렘브란트).
즉 우리의 성화의 주체는 삼위 하나님이시다. 그렇다고 인간의 책임과 반응과 마음이 무시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협력과 관심과 참여 없이 성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나님께서는 강제로 성도의 성화를 견인하지 않으신다. 우리는 죄에 대하여 죽고 의에 대하여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마음의 변화 없이, 성화는 진행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전적인 주권이지만 인간의 협력과 책임 있는 삶이 동반되는 이 신비한 성화는, 성도가 더욱 하나님께 의지함으로 신앙생활에서 승리를 가져다준다.

무엇으로 성화되나

기독교 교리에 있어, 성화에 대한 주제는 바르게 교육되고 강조되어야 한다. 성화는 착하게 살고 조용히 사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성화는 내면의 변화이고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성화는 교회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다고 되는 것도 아니며, 기도원에서 몇 달을 산다고 터득되는 것도 아니다. 또한 성화는 금식기도를 많이 하고 헌금을 많이 한다고 증명되는 것도 아니다.

성화는 말씀과 기도와 성례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확실히 알 수 있고, 자기를 부인하고 하나님의 지식을 알며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본받는다는 것은 그분의 가치관과 목표와 비전을 배우고 따라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분으로 인해 변화되고 그분처럼 닮아가고 그분을 향해 살아가는 성화는, 교회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내 삶의 전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은혜로운 활동이다.

성도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이다.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한다. 만약 성화가 하나님과의 관계만으로 증명되는 것이라면, 공동체와는 구별되어 고립되어 살면 될 것이다.

그러나 성화는 이 복된 관계가 내 삶의 전 영역에서 증명되어야 한다. 성도는 홀로 성결케 되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온전해져 간다.

공동체와 사람과 자연과 사람을 통해서도 하나님은 우리를 성화시켜 간다. 하나님은 다양한 도구로 우리를 성화시키시고 우리의 성화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증명된다.

거룩함 없이는 주를 볼 수 없다

그리스도의 한 번의 의롭다 하심으로 우리의 구원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칭의는 구원의 시작이고 성화는 구원의 완성을 향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성화 없이 영원한 구원을 말할 수 없다.

바울 사도는 우리에게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라” 하고,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가라”고 한다.

우리에게는 분명한 목표와 영적 고지가 있다. 이 땅을 사는 동안 완전한 성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흠 없이 티 없이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

손재익
▲저자 손재익 목사.
성도는 거룩함 없이 하나님을 볼 수가 없으니, 거룩함을 따라 살아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이다.

성화는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신 목적을 이루어가는 과정이다. 우리 또한 주님이 주신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성화의 목적과 원리와 방법 등을 알 수 있고,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안내받을 수 있다.

‘이미와 아직 사이’에서 하나님의 길을 가는 성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기에 일독을 권해본다.

방영민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서현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