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가을빛이 깊숙이 가슴에 닿아오는 계절의 시간입니다. 이미 설악산 높은 쪽엔 단풍이 들었고, 그 붉음과 노랑의 색이 아래를 향해 내려옵니다. 이번 주일 저녁 예배 후, 모집한 성도들과 함께 대청봉 산행을 진행하는데 동복 장구를 갖추게 했습니다.

어느새 가을은 다가왔고, 올해의 시간도 80여일을 앞두고 한 해의 마지막 날이 달력에 새겨져있습니다. 가을의 선명함에 취하기도 하고, 가을의 시간적 의미가 주는 남은 몇 날의 선뜻한 의미를 채감도 합니다. 삶은 언제나 그 삶의 순간들이 가지는 의미와 느낌들을 우리들에게 슬며시 쥐어주어 생각게 합니다.

어제는 개천절 공휴일이었는데 장례가 있어서 광주를 다녀왔습니다. 휴일이라, 성도들과 함께 문상만 아니라 가을의 기운을 쐬는 나들이를 겸하자 생각하고 권했습니다. 새벽기도 후 5시 30분에 출발했는데, 돌아오니 오후 중간 녘이 되었습니다.

무얼 하려고 준비했던 날이라, 몇 자 끄적이다 보니 금방 저녁이 다가와, 얼른 챙겨 산을 갔습니다. 얼마 올라가다 어둠이 짙어져 더듬거려 길을 내려왔고, 율동공원을 좀 더 돌다 돌아왔습니다. 하루가 너무 빨리 가고, 내일은 벌써 금요일, 한 주일이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이번 주가 시월의 첫 주이니, 또 눈 깜박할 사이에 시월이 가고, 또 11월 12월 한 해가 갈 것입니다.

흘러가는 시간을 볼 때마다, 그 정한 시간에 계획했던 무엇인가를 다시 돌아볼 수밖에 없습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예술도 못하는 대개의 우리는, 그 짧은 인생을 아쉬워야만 하는 것인지. 예술 아닌 인생은 없다 생각하며, 다시 우리 삶의 화폭에 붓을 대는 심정으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우리가 90세 100세를 넘겨 살아도, 삶의 각별한 의미 있는 날은 그와 평행하지는 못합니다. 총기가 살아있고, 관절이 부드럽고, 근력이 우리를 지탱해주고, 어떤 소리도 자신이 있기에 고깝지 않은 그 의미 있는 날을 계수하여 헤아리며, 우리는 우리 삶의 시간들을 아까워 소중히 여기며 살아갑니다.

단 한 번이라도 누구에겐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우리의 한 마디 한 몸짓이 기쁨을 주는 것이라면, 우리는 그 어떤 바람도 가슴으로 받아, 힘써 힘써 헤쳐나가며 우리의 길을 기쁨으로 가야할 것입니다.

창밖의 나뭇잎들이 흔들리는 것을 보니 바람이 부는가봅니다. 한 순간의 호흡도 너무 소중해 아깝고, 한 줄기의 선한 마음도 행하여 이루기에 가슴 설레이고, 그리움과 애틋함을 품은 인생들을 향한 가야할 길이 눈앞에 보일 때, 삶은 살아 있을 충분한 이유가 있고, 경주를 행함이 두렵지 않고 오히려 가슴이 뛸 때, 삶은 환희입니다.

소년은 소년대로, 청년은 청년대로, 장년은 장년대로, 노년은 노년대로, 삶은 기쁘고  아름다운 것이니, 아깝고 소중한 시간을 혀에 굴려 아껴 녹여가며, 생로병사를 거쳐 생성에서 소멸까지를 완성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