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광현 전 편집국장 “‘한 사람’에게 팍 안겨줘라” “‘그 한 사람’한테만”
최삼경 목사 “죽어도 다시는 흥정 안 한다” “돈 준 놈 가만 두지 않아”

최삼경 목사(빛과소금교회)가 김삼환 목사(명성교회)에게서 5천만원을 받았었다고 밝히면서 엄청난 파장이 확산되는 가운데,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교회와신앙>의 '이단대책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최삼경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최삼경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단대책비'란 <교회와신앙>이 후원을 받을 때 주로 내세우는 명목인데, 지금껏 밝혀진 몇 교회의 사례만 해도 천문학적 액수다. 직원 수도 몇 되지 않는 소규모 교계 매체에 이 정도 운영비가 든다는 것도 이상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매체가 한편으로는 비판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돈을 요구해 물의를 일으킨 사건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최삼경의 <교회와신앙>, 그 이단대책비의 진실' 기획 연재를 통해 이를 집중 재조명할 방침이다. 첫 번째는 아멘충성교회 이인강 목사(기하성 여의도순복음) 사건이다.

이인강 목사는 지난 2012년 11월 "<교회와신앙> 남광현 전 편집국장이 본인에게 이단성이 있다는 보도를 한 뒤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충격적인 폭로를 했고, 얼마 뒤에는 그 증거로 통화 녹취록까지 공개했다. 이 목사는 이 폭로를 전후해 남 전 국장과 최삼경 목사에게서 엄청난 횡포와 압박을 받았다.

당시 남광현 전 국장은 최삼경 목사가 시무하는 빛과소금교회 장로로, 약 20년 동안 <교회와신앙> 설립 당시 대표이사를 맡았고 이사로서 요직에서 활동해 오다가 이 목사의 폭로가 있기 얼마 전 돌연 사임했다.

기사 피해 호소하자 통합측과 교회와신앙 기자 억대 로비 요구

사건의 시작은 <교회와신앙> 전모 기자가 아멘충성교회에 대한 비판 기사를 쓴 것이었다. 이 목사는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어 해결책을 찾던 중 모 기독교 언론사 국장을 만났는데, 그는 해당 기사를 내리도록 돕겠다며 이 목사에게서 금품을 받아갔고 실제로 이후 <교회와신앙>에서 그 기사는 내려졌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 뒤 전모 기자 개인 블로그 등 인터넷 공간에 동일한 내용이 확산됐고, 통합측 서울서북노회에서 이 기사를 근거로 이인강 목사에 대한 이단성 질의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아멘충성교회 측은 <교회와신앙> 측이 비판 기사 무마를 빌미로 금품을 요구하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통합측에 질의서를 제출한 뒤 또 금품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서, 도저히 두고만 볼 수 없어 녹취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인강 목사가 이 문제를 하소연하고자 남광현 전 국장을 찾아가자, 녹취록에 따르면 남 전 국장은 통합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금으로 5천만원을 요구했다. 또 자신이 이 일을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생색을 내며, 전모 기자를 설득하려면 승진이 가장 효과적인데 그러자면 향후 10년치의 급여 인상 비용(3600만원 내지 6천만원)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이 목사가 "(서울서북노회에서) 질의한 목사님을 직접 만나 진실을 밝히겠다"고 하자, 남 전 국장은 그러면 오히려 문제가 더 꼬일 수 있으니 직접 만나지 말고 "통합측의 믿을 만한 목사나 장로를 사서 일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한 5천만원 딱 줘라" "1, 2천만원은 나 같아도 안 한다" 등 아주 구체적이고 노골적인 요구를 한다.

이 목사가 이 요구를 거절한 뒤, 통합측은 2012년 9월 정기총회에서 이 목사를 '극단적 사이비 -교류 및 집회 참여 금지 대상자'로 규정했다. 이에 이 목사가 9월 26일 남 전 국장을 만나자 그는 이제 호미로 막을 수 있던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한다며 1억원을 요구했다.

더 놀라운 것은 남 전 국장이 아멘충성교회 측과의 대화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 사람"을 거듭 강조한다는 점이다. 그의 녹취록에서 "그 사람한테 여러분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동원해서 팍 안겨줘 버리고", "이 교단의 위원회 딱 정확한 사람을 만나야 되고", "'정확히 갈 길목'은 내가 힌트를 주겠어요", "다른 사람한테 쓸 것도 없어. 그 사람이야. 한 사람한테만" 등의 말 속에 등장하는 그 한 사람이 혹 최삼경 목사는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

최삼경 목사, 폭로 터지자 “돈 받은 놈 모가지 던졌으니 주신 분도”

아멘충성교회 측과 남 전 국장의 협상이 결렬된 뒤 교회 측이 그와 나눈 대화 녹취록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최삼경 목사가 사태 수습을 위해 나섰다. 그런데 최 목사는 도의적 책임에 대해 사과하거나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아멘충성교회 측에 "이것이 밖으로 나가버리면 그냥 서로가 다 좋은 관계로 끝날 수가 없게 돼버린다"며 은근한 협박을 가했다. 또 녹취 원본을 넘겨주면 앞으로 자신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협조해줄 수도 있다는 표현을 에둘러 한다.

최 목사는 또 "(나는) 애당초 누구하고 그런 '흥정'을 한 적이 없다"면서도, "죽어도 다시는 안 한다"고 앞뒤가 다른 말을 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기사를 빌미로 흥정을 한 일이 있었다는 말인지, 아니면 단순한 말 실수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대목이다.

아멘충성교회 측이 이 같은 횡포와 압박을 견디다 못해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폭로하자, 최삼경 목사는 "공격할 빌미를 줬다"며 협박 수위를 더 높였다. 최 목사는 이 목사 측에 "돈 주신 분도 돈 준 것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반드시", "돈 받은 놈도 자기 목숨을 던졌으니까, 모가지를 스스로 던졌으니까 자기 인생을, 돈 주신 분도 거기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옳은 일", "모든 이단연구가들도 그동안에는 어떤 의미에서 참고 참았다면, 어떤 이유와 이제는 아마 참을 이유는 없게 됐을 것", "그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도 꼭 명심하라", "돈 준 놈은 자기 던져서, 내가 돈 준 놈 그놈 가만히 두지 않는다. 나는 그놈도 어떤 놈이든지 가만히 두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 이 사건은 교계에 엄청난 파장을 낳았고, 아멘충성교회 측은 이후 통합측에서 재심 결과 기존 조사 내용에 일부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이 목사가 앞으로 신학적 지도를 받겠다고 한 점 등이 참작되어 "예의주시"로 규정이 완화됐다.

그러나 당시 금품 요구 사건과 관련해서는 <교회와신앙>의 남 전 국장과 전모 기자만 사임했을 뿐, 이들이 통합측 교단 내에 어떤 커넥션을 갖고 있었는지, 또 남 전 국장이 언급했던 "한 사람"의 정체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전혀 밝혀진 바가 없다. 한편 최 목사는 <교회와신앙> 설립자이자 당시 상임이사, 그리고 현재는 편집인 등 실질적 오너로서 많은 부분에 관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