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교단인 예장 합동 제104회 정기총회가 지난 9월 2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됐다. 당초 27일까지였으나 하루 앞서 폐회했다. 지난해의 '3일 총회' 만큼은 아니었지만, 예년에 비해 첨예한 이슈가 적어 비교적 무난히 진행됐기 때문이다. 본지는 주요 결의를 두 번에 걸쳐 정리한다.

합동 소강석 목사
▲예장 합동 제104회 총회 첫날 부총회장으로 추대된 소강석 목사가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교단 통합 후 첫 '개혁 출신' 목사부총회장

총회는 첫날 임원선거를 시작으로 본격 그 시작을 알렸다. 눈에 띈 것은 단연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단독으로 입후보한 목사부총회장 선거였다. 서정배 목사(증경총회장)가 단독 입후보했던 지난 제93회 총회 이후 11년 만이고, 직선제가 도입된 후론 처음이다. 소 목사와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소 목사는 무난히 부총회장에 당선됐다.

특히 소 목사의 부총회장 당선은 예장 합동 측이 지난 2005년 제90회 총회에서 당시 예장 개혁 측과 교단통합을 한 후 처음으로 '개혁 출신 총회장'을 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합동 측 목사부총회장은 차기 총회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총회장으로 추대되기 때문이다.

소 목사는 지난 7월 1일 경기남노회에서 부총회장 후보로 추천받은 뒤 소감을 전하며 "제90회 총회가 대전중앙교회에서 열릴 때, '드디어 우리 총회가 하나가 되는구나' 감격하며 울면서 총회 현장에 들어가 통합예배를 드렸다"고 회상하기도 했었다.

이번 제104회 부총회장에 당선된 후엔 "일년 동안 잘 배우고 섬기겠다. 그리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번 총회장님이 닦아 놓으신 기초를 바탕으로 총회 화목과 비전, 그리고 한국교회 세움을 위해서 총회를 준비하고 섬길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합동 김종준 목사
▲총회장으로 회의 사회를 보던 김종준 목사가 직접 의장석에서 내려와 총신대 운영이사회 폐지의 필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총신대 운영이사회 '폐지'

총신대학교 운영이사회 폐지 여부는 총회 개회 전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다. 비교적 긴 역사를 가진 제도인데다 각 노회가 파송한 운영이사의 수만 150명이 넘어, 폐지안이 헌의됐다는 것 자체로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총신대 운영이사회는 합동 측만의 매우 독특한 기구다. 총신대에는 사학법에 따라 15명으로 구성된 법인이사회가 있지만 합동 측은 이와 별도로 운영이사회를 두어 총장을 추천하고 예산을 승인하는 등 학교를 운영해 왔다. 총신대 신대원 졸업자들에게 목사후보생 자격을 최종 부여하는 곳도 운영이사회였다.

하지만 순수 교육 기관인 총신대가 운영이사회로 인해 교단 정치에 휘둘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실상 이것이 폐지안까지 나오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

지난 제104회 총회에서 총신대 운영이사회 폐지에 가장 의지보였던 건 다름 아닌 김종준 신임 총회장이었다. 폐지안을 올린 노회에 그가 속한 동한서노회도 포함됐다. 김 총회장은 총회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자 일부 총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장석에서 내려와 직접 폐지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운영이사는 각 노회가 파송하는데, 소위 정치력이 있는 분들이 뽑힌다"며 "교육 기관인 총신대가 그런 분들에 의해 몸살을 앓았다. 법인이사회와의 이원화 체제 속에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결국 정치 싸움에 (총신대가) 저 모양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총신대 운영이사회 측은 폐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 왔다. 총회 둘째날인 지난 24일 오전 회무를 마치고 긴급히 모여 그 입장을 다시 천명하기도 했다.

또 일부 총대들이 △총회-총신대 간 연결고리 △법인이사회와의 상호 견제 △부정적 요소는 폐지보다 제도 보완으로 극복 가능 등의 이유를 들어 운영이사회 폐지 반대를 호소했지만, 결국 표결(670대 364) 끝에 총신대 운영이사회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