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N AWF 협약식
▲협약식 후 기념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박노훈·우순태·이형로·이정익·루마왁·신다윗·김학필 목사. ⓒ이대웅 기자
전 세계 96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는 선교 연합체인 얼라이언스 월드 펠로우십(Alliance World Fellowship, AWF)과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류정호 목사, 이하 기성)를 중심으로 한 해외 교류단체 코리아 네이버스(Korea and Her Neighbors, KHN)가 9월 28일 서울 신촌성결교회에서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AWF의 아시아 지부인 APAC(Asia-Pacific Alliance Churches) 사무총장 필리핀 루마왁 목사(Lumawag)가 참석했으며, KHN에서는 이사장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원로)와 기획위원장 박노훈 목사(신촌성결교회 담임), 사무총장 우순태 목사(기성 전 총무, 선교위원장 김학필 목사, 국제위원장 신다윗 목사(얼라이언스 한국총회 사무총장), 국제스포츠인선교회 회장 이형로 목사(만리현성결교회)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KHN과 함께하는 성결교회 해외 선교사들은 AWF의 준회원 자격으로 국제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KHN은 지난 6월 필리핀 수교 7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 10가정을 국내에 초청한 바 있다.

특히 AWF의 모교단인 C&MA가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종교비자를 발급받을 권한이 협약을 통해 KHN에게도 부여돼, 비자 문제로 체류에 어려움을 겪는 이슬람·힌두·불교 등 타문화권 선교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종교비자 발급뿐 아니라, 선교시설과 선교재산 등이 해당 국가에서 정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된다.

KHN은 기성뿐 아니라 예성과 나성이 함께하고 있는 한국성결교회연맹과 세계성결교회연맹 등과 파트너십을 통해 선교 확장과 효율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협약식에서 이정익 목사는 “성결교단이 성장하고 성숙해졌지만, 국내에서 시작하다 보니 세계화와 네트워크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다”며 “사중복음과 성결성, 선교를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C&MA 교단의 한국 지부격인 얼라이언스 한국총회가 정식으로 교단화되어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 내 기반은 전 세계에 비해 약한 편”이라며 “AWF와 KHN이 국내외에서 상호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특히 국경과 이념을 초월한 활동이 스포츠인데, 두 기구가 스포츠 분야를 통해 좀 더 선교 지향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지난 6월 필리핀 참전용사 초청행사도 두 기구가 연합해서 함께한 바 있다. 아직 KHN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협력을 통해 상당한 노하우와 저력을 갖고 세계 선교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HN AWF 협약식
▲이정익 목사와 루마왁 목사(왼쪽부터)가 협약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루마왁 목사는 “협약을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KHN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며 “협약을 통해 AWF와 KHN의 새로운 선교 전기가 마련되어, 새로운 시대가 열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님의 일하심은 이렇게 함께 일하고 하나 되는 데서 온다. 그래서 복음이 세상 끝까지 전해짐을 기뻐하시고, 우리는 그 일을 감당해야 한다”며 “복음 증거하는 일에 함께 일하게 된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김학필 목사는 “KHN은 전통적 선교를 넘어 다양한 선교 역할을 모색하고 추진해 왔다. 세계 각국 거주 한인 디아스포라를 하나로 네트워킹하는 학술원을 중심으로, 세계 중요 도시에서 국제포럼을 열고 있다”며 “또 국제스포츠선교회를 중심으로 저개발 국가 미래 스포츠 꿈나무들을 육성·훈련시킬 것이다. 파트너십을 강화해 세계 선교 위한 다양한 공조를 추진하고, 2020년 미국 뉴욕 청소년들과 교류하면서 하계 영어 청소년 수련회를 한국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형로 목사는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교단이 앞장서서 스포츠 선교를 진행했다. 불안한 선수들을 위해 기도실을 만들어 주고, 지역 교회들과 연합해서 섬기기도 했다”며 “2018년 네팔 2인과 필리핀 1인 선수를 초청해 훈련에 도움을 줬다. 올해는 이들 국가들과 캄보디아, 태국 등 5개국에서 10여명을 선발해 평창 동계 루지 아시아청소년 선수권 초청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대한체육회 산하 대한루지연맹도 우리의 순수한 뜻을 받아들여, 초청하는 각국 선수들의 경기장 사용료와 선수촌비, 훈련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선수 선발과 관리는 현지 선교사들과 협의 중”며 “이들을 영적으로 돕고, 비자 문제 등에 대해서는 해당국 외무부·체육부와 파트너십을 통해 스포츠 선교의 길 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포츠는 세계 공통의 언어이다. 언어와 국가는 달라도, 스포츠로 함께 모여 하나 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선교의 중요한 기회”라며 “나아가 국제스포츠선교회에서 국제심판 자격 교육을 이수하면, IOC 국제심판 정식 자격을 갖고 국제 스포츠 행사에 참여해 복음을 전하고 세계적으로 교류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 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동계 스포츠인 루지 국제심판인 신다윗 목사는 “국제심판 자격이 있으면, 북한에 가서도 보위부가 따라다니지 않고 감시할 수 없다. 스포츠는 종교·정치와 분리돼 있기 때문”이라며 “선수나 심판, 임원이 된다는 것은 무슬림과 힌두 지역에서도 자유롭게 복음을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일들을 위해 한국에서도 ‘크리스천 국제심판’을 많이 배출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세계 복음화를 위한 일일 뿐 아니라, 목회 은퇴 후에도 감당할 수 있다. 오는 12월 16일 아시아 루지 선수권 대회에서도 활동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노훈 목사는 “지난 6월 필리핀 참전용사들을 초청했다. 대부분 연세가 90세 넘은 분들이었고, 최고는 99세였다. 지난 주에 한 분이 소천하셨다고 한다. 한국이 마지막 여행길이었던 셈”이라며 “내년 2020년은 한국전쟁 70주년으로, 더 많은 국가들의 참전용사 초청해서 보은행사를 열고자 한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현재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다. 저희는 2018년부터 한일 평화 공존을 위한 음악회를 기획·추진하고 있다. KHN 미국본부 이사장 장석진 목사 후원으로 지난 9월 6일 동경 사이타마 예수회관에서 KHN 오케스트라 방일해 공연을 했다”며 “기독교 내 NGO나 선교단체들과 공조하면서 다양한 선교 관련 기획들을 추진해, 하나님 나라가 온 땅에 이뤄지는 일에 열심을 다해 봉사할 것”고 다짐했다.

KHN AWF 협약식
▲루마왁 목사(왼쪽)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통역을 맡은 국제위원장 신다윗 목사. ⓒ이대웅 기자
이후에는 질의응답도 진행됐다. 루마왁 목사는 “AWF와 C&MA는 협약식 체결 즉시 모든 선교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해 KHN에 자격을 부여하고,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얼라이언스 한국총회와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루마왁 목사가 사무총장으로 재직중인 AWF는 96개국 25,000여 교회와 65만여 성도가 가입돼 있으며, 북미와 남미,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및 중앙아시아 등 5개 지부로 분류된다. APAC은 그 아시아 태평양 지부인 ‘아시아 선교연합’으로서 13개국이 가입돼 있다. 한국 지부는 얼라이언스 한국총회이다.

비자 발급 문제에 대해 루마왁 목사는 “예를 들어 베트남 종교국은 해외 선교기관들 중 C&MA만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협약을 통해 KHN과 함께하는 선교사님들은 준회원으로서 법률 및 비자 문제를 저희와 동일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익 목사는 “말씀드렸듯 한국 성결교회는 세계적인 연결점이 없고, C&MA는 세계적 네트워크가 좋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열악하다”며 “KHN은 C&MA가 한국에 뿌리내리고 AWF는 한성연의 세계화를 도울 수 있는 보완 체계를 강화함으로써,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고 함께하는 것이 협약의 정신”이라고 평가했다.

이 목사는 “단촐한 자리이지만, 대외적인 의미는 상당히 크다. 동남아 지역은 비자를 발급받기 쉽지 않다. NGO의 형태로 나가는 일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때에 세계 96개국에 퍼져 있는 AWF의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순태 목사는 “이스라엘도 개신교를 인정하지 않지만, C&MA 교단은 인정해 주고 종교비자 발급과 신학교육을 허가했다. 이스라엘 독립 당시 도움을 줬던 미국 상하원 리더들이 당시 모두 C&MA 평신도 지도자들이었기 때문”이라며 “베트남에서도 C&MA는 유일하게 종교비자 발급이 가능해, 성도 수가 100만명에 달한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