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104회 총회
▲총대들이 기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예장 통합 제104회 총회 마지막 날 오전 회무 시간, 시국 선언문 발표에 앞서 지진의 상처가 수습되지 않고 있는 포항 지역을 위한 호소문도 채택됐다.

포항노회(노회장 박진석 목사)의 요청으로 발표된 호소문에서는 “반세기 전 대한민국 산업화를 주도했던 포항은 철강경기 불황을 시작으로 오래 전부터 지역경제가 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시민들의 생활 역시 예전에 비해 활력을 잃고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들은 “이런 가운데 지난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은 포항을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피해 주민들은 다시 일어설 희망조차 없이 하루하루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호소문에서는 “포항시에 접수된 피해현황만 사망자 1명을 포함한 118명의 인명피해와 함께 2,39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주택피해 55,095가구, 소상공인 4,285건, 기업 263건, 종교시설 39건, 공공시설 421건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지진 트라우마와 영업 손실 등 일일이 접수되지 않은 피해도 엄청난 가운데, 지진 이후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 관광객 급감, 부동산 하락, 인구감소 등 포항시가 입은 직·간접적 피해는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라고 보고했다.

이들은 “지진 발생 당시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망연자실해 하던 피해 주민들은 지진이 국가도 어쩔 수 없는 자연재난이기에 하늘만 원망하며 다시 희망을 찾아 묵묵히 피해 복구에만 전념해 왔다”며 “안타깝게도 자연재난 법령에 턱없이 부족한 지원금으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주택 복구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포항노회에 속한 많은 교회들과 공장과 유치원 등 학교를 비롯하여 자영업자와 농민들도 큰 피해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한 푼의 배상과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호소문에서는 “무엇보다 가슴 아픈 건, 지진이 발생한지 1년 9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91세대 208명의 이재민들이 임시 대피소인 흥해실내체육관의 1평 남짓한 텐트에서 두 번째 무더운 여름을 보냈다는 점”이라며 “찜통같이 푹푹 찌는 여름밤, 숨쉬기조차 힘든 더위를 견뎌가며 밤을 지새우신 그분들의 마음은 어떻겠는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3월 20일 정부 조사연구단의 발표에 따르면, 포항 지진은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지열발전 실증사업으로 인한 인재(人災)로 밝혀졌다”며 “이로 인해 ‘지진 도시’라는 오명은 벗을 수 있었지만, 지진이 남기고 간 상처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포항시민들은 지진이 인재로 밝혀진 만큼, 국가가 피해 주민들에 대한 실질적 피해 배상·보상과 국가 주도의 지역 재건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진 피해 회복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 주길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포항 지진 특별법 제정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부디 포항시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헤아려, 시민들이 바라는 충실한 내용의 특별법이 하루속히 제정되어, 포항이 지진의 상처를 딛고 과거와 같이 활기차고 희망찬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기도해 주시고 도와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