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혁 목사
▲한재혁 목사(연세소아과 원장, 한마음 자연치유상담센터 소장, 신도림 믿음교회 협동목사)
성도 여러분, 나는 열심히 잘 믿고 교회에 잘 다니고 있는데, 왜 요즘 교회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을까요? 오직 예수님만 믿으면 천국 간다는 단순한 믿음을 앞세우거나, 교회 가면 복 받고 성공한다는 식의 기복 신앙의 부작용이 조금씩 느는 것은 아닐까요? 내가 가지고 있는 믿음은 정말 올바른 믿음일까요? 믿는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오늘은 믿음의 4단계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하는데, 이에 앞서 학습의 4단계를 보면서 함께 비교해 보겠습니다. 무엇을 배우건 간에 학습 과정은 ①무의식적 무능력, ②의식적 무능력, ③의식적 능력, ④무의식적 능력의 네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대학원생이 전공과목을 익히는 과정도, 초등학생이 피아노를 배우는 과정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숙달하면서 단계가 올라가고 최종단계에서는 이미 뇌에 프로그램이 완성되어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이 움직이거나,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학습한 것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원시인 구석기 씨가 현대에 나타나 가위 사용법을 배우는 모습을 예로 들어 각 단계를 습득하는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1단계는 무의식적 무능력 단계입니다. 학습하기 전단계로 원시인 구석기 씨는 가위를 본적도 없고 가위의 존재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2단계는 의식적 무능력 단계입니다. 구석기 씨는 가위의 존재는 알고 있으나 그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잘 모릅니다. 믿음을 머리로는 대충 알고 있으나 실제로는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단계입니다.

3단계는 의식적 능력 단계입니다. 어느 정도 학습을 거친 단계로 가위의 사용법을 알고 있으나 아직 자신이 자르고 싶은 모양대로 잘 자르지 못합니다. 믿음을 의식하고 있으며 실제로 믿음 생활을 잘 한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가장 자만하기 쉽고 주의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4단계는 무의식적 능력 단계입니다. 배움을 거듭하고 실천을 쌓아 자유자재로 다루는 단계입니다. 대화하면서 손을 보지 않고도 다양한 모양을 가위로 오려 낼 수 있습니다. 원시인 구석기 씨는 드디어 종이 공예가로 데뷔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됩니다.

믿음(belief)의 단계 역시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1단계는 강제적 믿음의 단계입니다. 십계명이나 주기도문을 외우는 단계입니다. 2단계는 학습, 반복의 믿음 단계입니다. 주일마다 교회에 가면서 설교를 반복해서 듣는 단계입니다.

3단계는 스스로의 믿음 단계입니다. 이 때를 가장 주의해야 합니다. 자신의 믿음이 옳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자칫 교만해지기 쉽고 타인들로 부터 배타적이라는 소리를 듣는 단계입니다. 4단계는 자기도 모르는 믿음인 영적 단계입니다. 이 때의 믿음은 의식적인 belief가 아니고 무의식적인 faith(신앙)이 됩니다. "네 믿음대로 될지어다(마 8:13, 9:29)",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마 9:22, 눅 8:48)"라는 말씀을 영어성경으로 보면 "Your faith has healed you.(NIV)", 즉 "네 신앙(faith)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영적인 믿음의 단계에서는 무조건적인 사랑이 행함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원시인 구석기 씨가 손을 보지도 않고 가위를 사용하듯이, 4단계의 믿음은 의식을 하지도 않고 행함을 실천하는 단계입니다. 그런데 성경에는 행함이 없는 1,2,3단계의 믿음은 살아 있는 믿음이 아닌 죽은 믿음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야고보서 2:26).

성도 여러분, 우리 모두 마지막 4단계인 영적인 단계의 믿음까지 우리의 믿음이 성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합시다. 무의식적으로 가능할 때까지 의식적으로 반복합시다. "너는 믿음이 있고 나는 행함이 있으니 행함이 없는 네 믿음을 내게 보이라 나는 행함으로 내 믿음을 네게 보이리라."


한재혁 목사(연세소아과 원장, 한마음사랑교회 협동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