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위크 최상일
▲10년 전 홀리위크를 시작하며 가졌던 인터뷰에서 최상일 목사는 “순수한 복음운동을 추구하는 기독청년 연합체가 거의 전무한 상태”라며 “홀리위크를 통해 청년들을 하나님의 사람들로 변화시키고, 타 지역에서도 동일한 운동을 일으키는 자극과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비전은 성취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거리에서 매주 찬양하며 전도하던 청년들이, 민족 부흥과 복음 회복을 꿈꾸며 2010년 11월 첫째 주 1주일간 매일 저녁 모여 기도하는 ‘복음적인 연합집회’, 홀리위크(Holy Week)를 시작했다.

하루 모이고 흩어지는 이벤트성 1회 집회가 아니라, 그 옛날 국가적 위기가 있을 때마다 미스바 광장에 모였던 이스라엘 민족처럼, 1주일간 계속 모여서 기도하는 것이다.

이 집회는 해를 거듭하며 관악구를 넘어 서울 각 지역을 돌면서 진행되는 1주일 간의 집회로 커졌고, 2016년부터는 부산과 광주, 대전 등 전국적인 집회로 확대됐다.

지난해 2018년부터는 1주일간 집회의 마지막 날, 서울광장에서 ‘페스티벌’을 열며 한 주간의 집회를 마무리하고 있다. 서울광장에서 매년 열리다 잠시 멈췄던 ‘국가적 예배’의 전통과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이다.

10년간 이어진 집회를 10년간 이끌어 온 서울기독청년연합회 대표 최상일 목사(은정감리교회)를 10년만에 다시 만나, ‘홀리위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해 들어봤다.

-홀리위크를 시작하신지 10년째가 됐습니다. 10년간 준비하던 청년들과 목사님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세월이 흐르다 보니, 시작할 때 함께했던 청년들 중에 지금은 결혼 등으로 함께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홀리위크 준비는 전폭적으로 헌신해야 가능하기에, 청년이 아니라면 섬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초창기 멤버들은 많지 않습니다.

10년 전에는 그야말로 몸으로 때웠지요.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많이 달라졌습니다. 도움의 손길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그때처럼 준비할 순 없지요.

처음 홀리위크를 시작할 때, 저는 단순한 마음이었습니다. ‘부흥이 왜 오지 않을까? 그러면 부흥이 찾아오도록, 부흥의 시대처럼, 나라와 민족을 위해 오랫동안 기도해 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1주일 동안 모여서 기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홀리위크 최상일
▲2005년 신림동 사거리에서 찬양을 부르고 있는 청년들. ⓒ서기청 제공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니, 하나님께서 ‘홀리위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가장 큰 의미는 오프닝예배 때 말씀드린 것처럼 ‘대한민국 차원의 국가적·민족적 예배’입니다.

그렇게 처음 시작할 때보다는 홀리위크를 해야 하는 이유가 좀 더 명확해졌습니다. 국가적 현실을 볼 때, 사람의 힘과 능으로 되지 않는 일들이 많지 않습니까. 이 모든 것들을 역전시킬 방법은 예배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홀리위크는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명확한 사역 이유를 깨닫게 됐습니다. 10년째인데, 매년 하면 할수록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주도하신다는 것을 많이 알게 됩니다.”

-국가적 예배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꼭 다같이 한 자리에 모여야 할까요. 각자의 자리에서 기도할 수도 있을텐데요.

“우리 모두 부족한 사람이고, 고쳐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생각이 잘못될 수도, 가치관이 잘못될 수도 있는데, 그런 점들을 바꾸는 것 역시 예배를 통해 가능합니다.

우리는 차이점을 찾아 각자도생하는 것이 아니라, 공통점을 찾아 함께 예배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지역이나 색깔이나 계층이나 문화나 출신 등이 다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공통점이 무엇입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시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나라와 교회의 운명이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믿고 간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공통점으로 해서 하나로 모이는 일이 중요합니다. 다른 차이점들은 예배를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처음부터 누군가를 배제하려 한다면, 원래 목적인 국가적 예배, 민족 차원의 예배가 불가능하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

관기청 최상일
▲10년 전 홀리위크를 시작하던 당시 ‘청년’ 최상일 목사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국가적 차원의 예배가 매년 진행돼 왔지만, 이런저런 일 등으로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참여를 주저하는 청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홀리위크 자체가 청년 집회는 아닙니다. 하지만 다음 세대에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청년들이 왜 교회에 오지 않을까요? 이런 광장에서 집회를 열면 왜 찾아오지 않을까요? 우리가 다양하게 생각하고 추측하지만, 저는 이 세대 자체가 하나님에 대해 무관심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교회에 여러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지만, 이는 지엽적인 부분으로 보입니다.

근본적으로 이 세대 자체가 하나님에게 무관심합니다. 그리고 그런 다음 세대를 향해 개인 또는 개교회가 부흥을 일으키려 한다면, 버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세대 자체가 인본주의적 가치관으로 무장해, 하나님(신)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복음 전도의 차원, 다음 세대 부흥의 차원에서라도 개별적 노력보다는 연합을 통한 큰 부흥이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차원에서도 국가적 예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0년간 새로운 청년들이 많이 유입되었나요.

“말씀드렸듯 원년 멤버들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 함께했던 청년들은 홀리위크를 향한 마음이 매우 투철했습니다.

이러한 홀리위크의 ‘스피릿’이 계속 청년들에게로 전수되어야 하는데, 그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회 있을 때마다 필요성에 대해 동기부여를 하고 가르치는 등의 작업들을 계속 했습니다.”

홀리위크 2018
▲지난해 서울광장 WE워십페스티벌 모습. ⓒ서기청 제공
-지난해와 올해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와서 볼 수 있고, 다음 세대들을 불러모을 수 있어 들어간 요소입니다. 더구나 누구나 볼 수 있는 광장에서 집회를 하지 않습니까.

신학적으로는 홀리위크는 성경 속 이스라엘 민족의 ‘절기’를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유월절과 초막절 같은 당시 이스라엘 절기에서도, 제사만 드리고 끝나지 않았습니다. 축제적 요소가 있었습니다.

‘화목제를 드리고 나서, 백성들이 먹고 마시고 즐거워했다’는 구절도 있습니다. 무교절은 ‘축제’로 불립니다. 제사와 축제, 두 가지 요소가 다 있었던 것입니다.

지난해 부스도 마련해서 음식을 대접하는 등 섬길 기회가 있었는데,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집회가 다소 일방적인 느낌이라면, 부스는 각자 준비해서 한데 어우러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한국교회도 이렇게 하나로 모여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홀리위크 최상일
▲10년 전 그는 “누구나 ‘복음주의’를 이야기하는 세상”이라며 “하지만 복음주의는 ‘구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서기청 제공
-올해 홀리위크를 기대하고 있는 분들, 그리고 참석을 망설이고 있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신다면.

“요즘에는 한국교회가 함께 모이는 일이 잘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다함께 모이는 것을 기뻐하십니다. 우리가 모일 때 하나님께서 임재하십니다.

우리 대한민국과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모두 하나님을 만나러 오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모일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십니다.

그리고 ‘광장’은 모든 시대와 국가를 망라해, 역사와 문화와 사상 등 모든 것의 중심입니다. 얼마 전 유럽을 다녀올 일이 있었는데, 현대화되고 SNS가 중심이 되는 시대라고 하지만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광장’입니다.

광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 하는 것은 그 나라와 민족과 세대의 현주소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광장에서 우리가 예배를 드린다면, 그것은 대한민국과 한국교회의 중심에서 긍정적인 사인(sign)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광장 집회만큼은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CCC 김준곤 목사님도 ‘교회에만 갇혀 있지 말고, 광장을 지키고 광장에서 예배하라’는 유언 같은 말씀을 해 주시지 않았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