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 목사
▲이영은 목사
다윗은 충신의 아내 밧세바와 간음했습니다. 그 일로 밧세바가 임신을 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비밀로 하려던 일이 밧세바의 임신으로 감출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 아이가 아니었으면 하룻밤의 은밀한 죄가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불행의 씨앗인가, 축복의 씨앗인가... 이 사건을 감추려고 급급하다 다윗은 그의 인생에서 평생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겨 버렸습니다.

충신 우리아의 아내와 간음하고 그를 살해한 비겁한 왕, 그 일로 나단을 통해서 하나님의 책망을 받고 일단락 마무리가 되었는가 했는데, 우리아의 아내가 다윗에게 간음해서 나은 아이가 원인 모르게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원인은 하나님이 개입하셔서 그 아이가 앓기 시작한 것이지요(삼하 12:15). 나단 선지자의 예언대로 이루어 졌습니다(삼하 12:14). 다윗은 그 아이의 아버지였습니다.

어찌 되었건 내 자식의 죽음 앞에서 가만히 있을 부모는 없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내가 대신 죽기라도 하고 싶은 게 부모의 심정 아닙니까? 자식의 죽음 앞에서는 죄의 댓가인지, 하나님의 징벌인지... 그것을 따질 것도 아니고 생각할 겨를도 없습니다.

오직 내 아이를 살려달라, 살려달라... 그것 밖에는 보이는 게 없는 게 부모의 마음입니다. 아버지 다윗은 아이를 위해 금식하고 밤새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저러다 왕이 죽겠구나 싶어 장로들 까지 다 나서서  먹으라고 권하고 도우려 했지만 다윗은 아무 말도 듣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금식과 통곡으로 그렇게 밤을 지새던 7일 만에 아이는 끝내 죽고 말았습니다.

그 죽음의 7일 동안 다윗은 어떤 심정으로 무엇을 했을까요? 자신의 죄 때문에 아이가 죽게 되었다는 자책감으로 하나님 앞에서 한 아버지로서 은혜를 갈망했을 것입니다. 아이의 죽음을 앞둔 그때 진정한 회개기도가 터져 나왔을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의 엄마는 어떠했을까요? 이 사건에서 아이엄마에 대한 기록은 한 줄로 나와 있습니다. "다윗이 그 처 밧세바를 위로하고 저에게 들어가 동침하였더니 저가 아들을 나으매 그 이름을 솔로몬이라 하니라"(삼하 12:24)

밧세바는 아이의 어머니입니다. 밧세바의 마음은 다윗보다 더했을 것입니다. 아이의 죽음 앞에서 어머니는 제 정신일 수 없습니다. 내 아이가 죽어 가는데... 죽어가는 아이 앞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 아이를 살려달라, 살려달라,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기적이 일어난다면, 하나님이 나를 불쌍이 여기신다면 아이를 살려주시겠지... 더구나 내 아이의 죽음이 나의 죄 때문이라면...

아이의 죽음 앞에서 밧세바는 일생에 단 한 번 할 수 있는 깊은 회개기도를 했을 것입니다. 밧세바는 한순간 쾌락의 댓가를 처절하게 겪었습니다. 아이를 잃은 것입니다. 아이까지 잃었는데 인생에서 무엇을 더 건질 것이 있겠습니까?

육체가 다 무너지면 육체를 위해서 사는 삶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육체가 무너지면 영혼을 바라봅니다. 영혼에는 소망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하나님이 보입니다. 주를 위하여 살겠다는 마음만 남습니다.

거기서는 간통한 여자가 현숙한 여인이 될 수 있습니다(잠 31:10~31). 그리고 서원하여 낳은 아들이 솔로몬입니다(잠 31:2). 진정한 회개 후에 서원하여 낳은 그 아들을 하나님은 사랑하셨습니다(삼하 12:24).

무엇을 서원 하였을까는 짐작할 만 합니다. 가난하고 힘없고 궁핍한 백성들을 위한 왕, 벙어리들의 입이 되어 억울한 자를 위하여 공의로 심판하는 왕이 되게 하소서(잠 31:8~9), 밧세바는  솔로몬을 어릴 때부터 서원한 대로 교육하였을 것입니다.  

때가 이르러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나타나셔서 무엇을 줄까 구하라 하실 때 솔로몬은 망설임 없이 어릴 때부터 어머니께 들은 대로 구할 수 있었습니다. "지혜로운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왕상 3:9)

그리고 그 유명한 솔로몬의 재판이 열렸습니다. 죄인 한 사람의 진정한 회개의 능력입니다.

이영은 목사(서울 마라나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