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 찾은 아름다운 마무리
성경 속 인물들 죽음 살피면서 좋은 죽음 준비

누구에게나 있는 후회와 아쉬움, 감사로 맞이
의학 발달로 죽음과 죽음 이후 삶 인식 약화돼
많은 신앙인들, 믿음 안에서 죽음 준비하는 삶

성경에서 찾은 아름다운 마무리
박인조 | 지혜의샘 | 248쪽 | 14,800원

‘좋은 죽음(Good Death)’, ‘웰 다잉(Well Dying)’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성경에서 찾은 ‘웰 다잉’, 즉 기독교적 죽음관을 모색하는 도서가 발간됐다.

‘지금, 죽음을 공부할 시간’이라는 슬로건의 책 <성경에서 찾은 아름다운 마무리>는 몇몇 성경 인물들이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고, 또 죽음을 앞두고 어떤 준비를 했는지 살펴보면서 ‘좋은 죽음을 위한 준비’를 돕는다.

책에 등장하는 성경 속 인물들은 예수님을 비롯해 아브라함과 요셉, 다윗과 욥 등 ‘해피엔딩(Happy Ending)’을 맞이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어떤 부자’와 가룟 유다 등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인물들도 있다.

또 신약 인물들 중에는 세례 요한이나 베드로, 스데반과 바울 등 어느 정도 급작스러운 핍박과 함께 순교를 당한 이들도 나온다.

일례로 120세가 되도록 눈이 흐리지 않고 기력이 쇠하지 않았으며 죽음을 앞두고 홀로 산꼭대기에 올라가 요단강 건너편 가나안 땅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던 모세의 죽음을 통해, ‘다가오는 죽음에 말 걸기’ 즉 삶을 정리하는 시간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모세는 지난날의 기억을 되짚으며 아쉬워하고, 후회로 혼란스러울 수 있는 상황에서 차분히 죽음을 준비한다. 이루지 못한 것까지도 온전히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마음은 그에게 평안을 선물했다”며 “그래서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건강할 수 있었고 자신의 후임인 여호수아를 기꺼이 축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예수님을 놓고서는 ‘죽음 앞에서도 변함없는 사랑’에 대해 살핀다. 저자는 “예수님이 죽기 전에 하신 일은 그들을 끝까지 사랑하신 것이다.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으셨다. 믿고 신뢰하고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으셨다”며 “그리고 그 사랑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셨다. 먼저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셨고, 식탁을 함께하며 떡과 잔을 주시면서 ‘나의 몸이고 나의 피’라고 설명하셨다”고 했다.

저자는 “지난 삶을 정리할 때,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을 수용하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마무리의 첫 단계”라며 “누구에게나 있는 후회와 아쉬움을 감사로 받아들이며 맞이하는 것, 그 가운데서 지난 시간의 의미를 깨닫고 잘 정리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차원 높은 ‘죽음 준비’이며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의 중요한 요소”라고 정리했다.

기독교 추모공원 에덴낙원에서 사역하고 있으며 <행복, 웰다잉에서 배우다>를 집필한 바 있는 저자는 “좋은 죽음,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는 먼저 인간이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깨닫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죽음을 인정할 때, 좋은 죽음을 위한 준비가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사실 죽음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며 “하지만 죽음이 언제 우리를 찾아올지 모르고, 죽음의 과정으로 들어가 다양한 장애와 고통을 겪을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평소 죽음에 대한 인식부터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에덴낙원
▲저자가 사역하고 있는 에덴낙원 속 부활교회. ⓒ크리스천투데이 DB
저자는 “예전에는 주로 기운이 다해 죽음에 이르렀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나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겪는 기간도 짧았다. 친밀한 사람들과 함께한 가운데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했다”며 “그러나 현대는 고령 인구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질병을 안고 병원에서 의료적 조치를 받는 기간이 길어졌다. 익숙한 환경이 아닌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병원의 장례식장에서 장례식을 치른 뒤 면식 없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세상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현대에는 더욱 좋은 죽음에 대해서 묻고, 좋은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며 “고통을 덜고 편안한 죽음을 맞는 데 필요한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해, 그리고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좋은 죽음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연명의료결정법에 대해서도 알아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할 수 없기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용서를 구하며 또 용서함으로 누군가를 자유롭게 해줄 그런 시간도 필요하다”며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그 의미를 깨달으며 인생의 깊이를 발견하는 마지막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 가운데 자녀를 축복할 기회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각 장 마지막 부분에는 실제적으로 ‘좋은 죽음’ 준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해피엔딩을 위한 메모’를 넣어놓았다. 여기에는 ‘나의 비문(묘비명), 자녀에게 남기고 싶은 성경말씀이나 찬송’, ‘나의 마지막 유언’, ‘내가 생각하는 품위 있는 죽음’, ‘삶의 감사 목록’, ‘내가 쓰는 나의 부고(訃告)’, ‘나의 버킷 리스트’, ‘나의 데스 클리닝(Death Cleaning)’ 등이 있다.

저자는 결론에서 “고령사회가 되면서, 점점 죽음과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인식이 약화되고 있다. 의료기술과 진단의학의 발달은 마치 인간이 영원히 죽지 않을 것 같은 환상을 심어줬다”며 “그러나 누구라도 언제 다가올지 모를 죽음을 맞이할 것이기에, 그때를 의식하며 살아가는 것은 오늘을 충실히 살게 하고 소중한 삶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도록 만든다”고 역설하고 있다.

더불어 “그리스도인의 삶은 오늘을 살지만 내일을 소망하며 준비하는 삶이다. 천국에 대한 소망으로 충만할 때, 오늘의 삶이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삶이 될 수 있다”며 “수많은 신앙인들이 믿음 안에서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며 오늘을 살았던 것처럼 말이다. ‘삶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아니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다면’ 여러분은 그 남은 시간 누구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삶의 마지막을 보내시겠는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