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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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중 기쁨의 하나는 들꽃과의 만남입니다.

그것은 순수한 유혹과
떨리는 사랑의 고백과도 같습니다.

산행이 정상에 이르고자 하는 등정이 아니라
묵상과 수행이 된 이후부터,
들꽃들이 활짝 웃으며 맞이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만나는 들꽃을 사진 찍으면서
놀라운 순간들과 숨겨있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장미나 백합은 쉽게 그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지만,
사진을 찍어 모니터에서 보면 짙게 분칠한 여인 같아
지나치다는 그 어떤 느낌에 물리고 맙니다.

그러나 들꽃은 눈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작아 그냥 지나치게 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그리고 보면 볼수록
청초하고 순수한 아름다움이 증폭되며
미의 극치에 다다르게 합니다.

그리고 들꽃은 사진을 찍으려 포커스를 맞추면
좌우로 몸을 흔들며 춤추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혼을 빼앗아가는 순수한 유혹입니다.

이렇게 미풍을 타고 하늘거리는 들꽃은
숨죽이고 더 큰 집중과 관심을 바치지 않으면
결코 그의 아름다움을 내어주지 않습니다.

이러한 미묘한 사랑의 조우는
인간 속에서 겪는 구정물 흐르는 사랑을
저 밑바닥부터 씻어 내도록
숨겨놓은 창조주의 마지막 손길일 것입니다. <연>

*오늘의 단상*

오직 선을 행함과 선을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 <히 13:16>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