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고린도전서 9장 11-17절

십자가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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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문제 많은 고린도 교회에 주는 말씀입니다. 고린도 교회는 신앙적인 것 때문이 아니라, 신앙 외적 문제로 시끄러운 교회였습니다. 그런 교회를 향해, 사도 바울은 주님의 종이 된 자세를 분명히 하여 그 시끄러움을 잠재우는 듯한 모습입니다.

이는 주님의 종이라는 목회자들이 문제가 되는 오늘날, 다시 한 번 새겨야 할 말씀입니다. ‘사역자의 자부심’이라는 제목으로 본문의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사역자는 사람 앞에서 자랑할 것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너희에게 신령한 것을 뿌렸은즉 너희의 육적인 것을 거두기로 과하다 하겠느냐 다른 이들도 너희에게 이런 권리를 가졌거든 하물며 우리일까 보냐 그러나 우리가 이 권리를 쓰지 아니하고 범사에 참는 것은 그리스도의 복음에 아무 장애가 없게 하려 함이로다(11-12절)”.

사도 바울은 이스라엘 사람이라는 긍지, 베냐민 지파라는 것, 혹은 바리새교인이라는 것, 그리고 당시 최고로 인정되던 가말리엘 문하에서 공부하여 학자가 된 것 등 수많은 세상적인 자랑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런 사도 바울이 이제 오직 그리스도를 아는 것을 가장 고상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를 얻고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고, 그리스도를 전하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위해 고난당하는 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역자로서 자부심을 깊이 갖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주님을 욕되게 하고, 주님의 몸된 교회의 가치를 심각하게 추락시켜 눈살을 찌뿌리게 만드는 잘못된 모습의 사역자들이 있습니다.

사람 앞에서 아무런 내놓을 것이 없으니, 세상적인 자리를 차지하여 스스로 자신을 높이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사역자를 보면서, 우리는 인격적으로 원만하지 못한 결함 투성이의 성격을 보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주님을 팔아 세상적 성공을 노리는 가룟 유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님의 제자 중에 가롯유다는 스스로 제자가 되겠다고 나선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가룟 유다는 주님을 팔고서는 스스로 목을 매달아 자살하여, 비참한 말로로 자신의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는 사역자가 사람 앞에서 자랑할 것이 있어야 할 중요한 이유입니다.

2. 사역자는 하나님 앞에서는 자랑할 것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내가 이것을 하나도 쓰지 아니하였고 또 이 말을 쓰는 것은 내게 이같이 하여 달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차라리 죽을 지언정 누구든지 내 자랑하는 것을 헛된 데로 돌리지 못하게 하리라(15절)”.

사도 바울은 평생을 수고해 놓고도 자랑할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은혜, 하나님으로부터 너무나 많은 은혜를 받았기에, 그 은혜에 비하면 자신이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했어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임이라’며, 받은 은혜가 감사해 직분을 맡은 사람으로 행동하였다는 생각입니다. 이는 더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무엇을 말하겠느냐 하는 뜻입니다.

그러기에 수고를 조금 해놓고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서운해 하는 것은, 은혜를 받은 사역자의 자세는 아닐 것입니다. 복음을 위해 열심히 수고를 해놓고도 자랑할 것이 없다는 자세가 바로 사역자의 태도입니다.

이는 “그것을 내가 했다”는 방식으로 자신의 이름과 존재를 스스로 높이는 자세나 태도가 아닙니다. 그래서 모든 사역자들은 주님의 사역자로 부름을 받았다고 하면서, “주님의 십자가 때문에 세상적인 것을 모두 버린다”고 고백하던 때를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고백해 놓고도 이제 성공하니까 세상적인 것을 남김없이 모두 찾으려는 사람은 진정한 주님의 사역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는 주님의 십자가 아래에서 세상적인 것을 모두 찾는 꼴이나 진배없기 때문입니다.

3. 사역자는 주님 앞에서는 내놓을 것이 있어야 한다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임이라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이로다 내가 내 자의로 이것을 행하면 상을 얻으려니와 내가 자의로 아니한다 할지라도 나는 사명을 받았노라(16-17절)”.

사명을 받은 사람은 복음을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에, 내놓으라면 그 결과, 즉 복음에 수고한 결과를 내놓아야 합니다.

이것은 남이 알아주는 자리에 있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는 것이 아니라,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누가 알아주거나 몰라주거나 상관하지 아니하고, 묵묵히 자기의 할 일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해, 그리스도의 복음 때문에 수고한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역자는 세상적인 것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다른 무엇보다도 오직 인간의 영혼을 가장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여 상처난 심령을 싸매어 주고 치료하며, 그들과 함께 고난에 동참하고, 그리고 그 영혼을 사랑하는 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알고 사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하나님의 종으로서 그리스도의 흔적을 몸에 지녔다고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역자는 인간의 영혼을 위해 고생하고 수고하는 일을 높은 자랑으로 삼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가는 인생 길에 사역자의 자부심으로 남은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하여 놀라운 하나님의 복을 체험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주님의 사역자가 된 우리에게 영원히 후회하지 않을 높은 긍지를 주시옵소서! 복음을 전하는 일에 대해서는 내 놓을 것이 있게 하소서! 세상의 업적들에 대해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자랑할 것이 없고, 사람의 칭찬을 받는다고 해도 주님 앞에서는 부끄러움뿐인 우리들이 되게 하소서, 이 신앙이 혼탁한 시대에도 사역자의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복을 내리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