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 칼럼] 세대윤리 3인방, 홍정길, 김동호, 손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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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호서대학교 평생교육원 신학과 주임교수. '기호와 해석의 몽타주(홍성사)', '영혼사용설명서(샘솟는기쁨)', '철학과 신학의 몽타주(홍성사)', '자본적 교회(대장간)' 등의 저서가 있다.

▲이영진 호서대학교 평생교육원 신학과 주임교수. '기호와 해석의 몽타주(홍성사)', '영혼사용설명서(샘솟는기쁨)', '철학과 신학의 몽타주(홍성사)', '자본적 교회(대장간)' 등의 저서가 있다.
홍정길, 김동호, 손봉호.

우리가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동시대에 이들 세 이름은 영성과 지성, 그리고 무엇보다 윤리를 겸비한 지도자로서의 목사, 장로를 표상하는 대명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 사회를 떠받치는 여러 분야의 가치 가운데 종교적 가치를 대변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 그중에서도 기독교 가치를 대변하는 것은 단연 어려운 일이다. 배우자와 자녀를 둔 생물이 성(聖)을 자처하는 직제를 구현하는 종교인 까닭이다.

그럼에도 이분들은 문화면 문화, 경제면 경제, 정치면 정치, 성역 없는 경계를 넘나들며 윤리를 구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분명 한국교회 자산임이 틀림없다.

이를테면 손봉호 장로는 동성애 문제를 ‘낙타가 아닌 하루살이 문제’로 규정하는 방식으로, 김동호 목사는 ‘대형교회 세습’ 문제를 공략하는 방식으로, 홍정길 목사는 “박 대통령님, 하야가 최선입니다”라는 직설의 참여 정치의 방식으로 효과적 기독교 윤리를 구현하였다.

이러한 역할이 실제 변화를 가져왔는가 하면, 또 그 변화된 사회에서 자신을 산 채로 표상이 되게 하는 원리가 돼 주었다.

그러나 이 같은 자산 가치와는 별개로, 한 세대에서 세대로의 전환이 완료된 후에도 어떻게 자신들은 여전히 윤리적 현시를 지속할 수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사실상 세대로의 전환은 전환이 아닌 전복(顚覆)이었던 까닭이다.

동란, 군사정변, 문민·국민·참여 정권에 이르는 격변은 차치하더라도, 근간에 들어 문화로는 동성애가, 경제로는 사회주의가, 정치로는 북핵 안보 무기력 상태가 다다르기까지, 이 같은 세대의 전복 속에 대체 어떻게 윤리적인 자기 현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단편적 추론이긴 하지만, 도무지 성취 불가능한 이 상이한 세대 간에 옮겨탄 이들의 가치윤리는, 자신들이 상정한 주된 원점 타격을 통하여 자기 윤리로 표출할 뿐 아니라, 그 전복된 사회로 편입할 수도 있는 전거로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세 사람 중 유일하게 목회자가 아닌 손봉호 장로는 한국교회가 온통 애간장을 태우는 동성애 문제를 ‘낙타가 아닌 하루살이 문제’로 규정할 때, 도리어 한국교회의 윤리를 저열한 윤리로 격하시키는 변증법을 구사해 자신은 그 전복된 세대로 편입할 수 있었다.

‘교회 세습’ 문제에 각별한 김동호 목사는 유독 대형교회를 공공의 적으로 부각시킴으로써 개혁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자본주의를 전복되어 가는 사회주의행 배의 제물로 고스란히 노출시켰지만, 청부론이라는 뿌리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부자 예찬론만은 그 배에 승선시켰다. 낙타-하루살이 변증법과 동일한 예시이다.

한편, “박 대통령님, 하야가 최선입니다”라고 당부했던 홍정길 목사는 최근 과거 세대가 “‘적폐’가 아닌 주님이 인도하신 ‘기적’의 역사”라는 입장의 반전을 통해, 그 전복되어 가는 배에서 이탈하려는 것처럼 보여 세간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우리의 영적 지도자들이 격변하는 세대의 적폐가 아닌, 윤리의 표상으로 남아 존속하는 것을 무조건 이상하게 볼 일은 아니다. 다니엘도 그러했기 때문이다.

느부갓네살에게 잡혀간 다니엘은 세 번 왕이 바뀌는 동안에도 자기 지위를 보전할 수 있었다. 다만 다니엘과 형식상 일치하는지 여부는 다음의 간명한 차이로 파악할 수 있겠다.

자고로 다니엘은 그 세대에 자신이 먹는 식물의 문제로 박해에 직면하였다는 사실이다. 이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먹는 재료의 문제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그 식물(食物)이 ‘고기냐 채소냐’라는 일차적 재료 문제와는 별개로, 그 식물에 내재된 식물의 소재가 그것을 섭취하는 생물의 생물됨과 정체를 표지하는 원리에 기초한다.

자고로 포이에르바하는 이르기를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Der Mensch ist, was er ißt)”라는 유명한 테제를 천명하였는데, 이는 우리가 먹는 그 식물을 이유로 전혀 박해를 받지 않는다면, 우리를 박해하지 않는 그들과 똑같은 것을 먹고 있다는 사유로서 그 이치를 밝힐 수 있는 원리이다.

이것이 바로 전복된 사회에서도, 산채로 윤리의 화신으로 연명하는 원리인 것이다.

참고로 하나님은 세대마다 그때그때 다르게 역사하신다고 생각하는 신학사조를 보통 세대주의(dispensationalism)라 일컫는데, 이 개념에 윤리를 적용한다면 상기의 윤리를 우리는 세대윤리(Dispensationalism ethics) 정도로 명명할 수도 있겠다.

각 세대의 대중이 좋아하는 것을 좇아 영합하는 윤리라는 점에서는 상황윤리와 동의어지만, 다소 고고한 이미지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상황윤리와는 차이가 있다.

이영진
호서대학교 평생교육원 신학과 주임교수
'기호와 해석의 몽타주(홍성사)', '영혼사용설명서(샘솟는기쁨)', '철학과 신학의 몽타주(홍성사)', '자본적 교회(대장간)'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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