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칼럼] 성령충만은 사랑과 봉사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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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본철 교수의 성령론(69)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

성령충만의 능력은 사랑의 능력이다. 하나님이 먼저 우리를 사랑하신 그 사랑 앞에 사랑으로 그분 앞에 응답하는 삶, 그것은 위로부터 부어지는 사랑의 불의 능력이다. 오웬(John Owen)은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으로 충만된 영혼은 신자로 하여금 죄를 효과적으로 억제하여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가게 한다고 하였다.

"소망이 부끄럽게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바 됨이니"(롬 5:5)

1906년 10월 남감리회선교부(Southern Methodist Mission)의 거딘(J. L. Gerdine)이 부흥사경회를 목포에서 전개하였을 때 굉장한 성령의 강림(outpouring of Holy Spirit)이 집회 중에 나타났다. 거딘은 1902년에 한국에 선교사로 들어와 원산 부흥운동을 시작으로 목포의 부흥운동에 이어 마침내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의 중심 인물 중의 한 사람으로 활약한 인물이다.

이 집회에 참석했던 미국 장로교 선교사인 프레스톤(J. F. Preston)이 그 사건에 대한 목격담에서, "그러자 수많은 사람들이 무거운 죄악의 짐들을 자백하고 성인들이 마치 어린아이처럼 울부짖었다. 그러자 구세주의 사랑에 대한 열망이 타오르게 되고, 이는 마치 치유의 기름(healing balm)과도 같이 부어졌다. 얼굴들은 새생명의 빛에 빛나고, 교회에는 승리의 찬송을 울려퍼지고, 사람들은 자기들이 받은 은혜, 죄사함의 체험, 치유받은 변화, 자아에 대한 승리, 성령세례(baptism of the Spirit) 등에 대해 증거하려고 차례를 기다리고 서있었다."(J. F. Preston, "A Notable Meeting", The Missionary (1907.1), 21)고 기술하였다.

필자의 성령세례 경험을 소개하겠다. 필자가 거듭난 것은 나이 20세 때의 일이었는데, 거듭난 이후 몇 주간을 보내면서 나는 주님 앞에 나의 모든 존재를 송두리째 바치겠다는 결단을 다짐하였다. 이런 죄악의 유혹으로부터 승리할 수 있는 진정 자유로운 영혼이 되지 않으면 내 영혼엔 더 이상의 희망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려면 나 자신을 주님께 '산 제물'로 드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결심에서였다.

<case> 우리 집의 안 쓰는 다락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거미줄도 거둬내고 빗자루질이며 걸레질을 하여 깨끗이 청소하였다. 그리고 희미한 전구도 하나 매달아 놓았다. 마음껏 기도하며 성경을 읽을 수 있는 나만의 기도처를 마련한 것이다.  

"주님, 여기가 제가 죽을 장소입니다. 나를 완전히 죽여주옵소서. 이 가증스런 죄악에 끌려가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저를 성령의 불로 태워주십시오!"

나는 눈물 속에서 회개와 헌신의 찬양을 수없이 부르고 또 불렀다. 이러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나도 모르게 통회와 회개의 눈물 대신 가슴 속에서부터 북받쳐 오르는 감사와 희열의 눈물이 솟구치는 것을 주체할 수 없었다. 하나님의 임재하심이 그 어두운 다락방을 환히 밝혀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내 영혼을 관통하는 듯한 쏟아지는 빛줄기와도 같은 감동의 전율이 온 몸을 휘감고 있었다. 내 영혼 속에는 오직 하나님께 대한 사랑의 폭포수만이 솟구쳐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터져 나오는 영광스런 기쁨의 감동 속에서 큰 소리로 울며 또 웃으며 하나님을 예배했다. 그 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이런 감동스런 경험이 거의 사흘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나는 결심하고 또 결심하였다.

"주님, 전 이제 죽어도 좋습니다. 정욕과 죄악에 매여 살던 이전의 삶은 이제 다 지나갔습니다. 나의 영혼을 죄로부터 정결케 해주셨으니 이제 나는 온전히 주님만을 위해 살렵니다.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셨으니 감사합니다! 나의 삶을 온전히 받아 주시고 나를 복음 전도자의 삶으로 사용해 주옵소서!"

그 체험 이후 나는 주저할 것 없이 신학의 길을 가기로 결심하였고, 그때로부터 40여 년 간 나의 삶은 조금도 변함없이 그리고 단 한 번의 후회도 없이 이 헌신의 길을 달려오게 되었다. 마침내 하나님께서는 나 같이 보잘 것 없는 만물의 쓰레기와 같은 자를 주의 은혜로 변화시키셔서 영광스런 복음 사역의 길로 들어서게 하신 것이다.

이처럼 성령충만은 하나님께 대한 전인적인 사랑의 불을 우리 영혼 속에 가득 채운다. 그리고 그 힘은 교회와 신자 개개인의 삶을 '그리스도 닮기'를 향해 성화시켜 가는 길로 이끄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가 머리 되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됨의 구현을 위하여, 그리고 이 땅 위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증인된 삶을 위하여, 우리는 성령께서 부으시는 사랑의 능력으로 충만케 되어야 한다.  

또한 성령충만의 능력은 봉사의 능력이다. 마한(Asa Mahan)이 1870년에 발행한 '성령세례'(The Baptism of the Holy Ghost)에서는 성령세례를 받게 되면 봉사와 거룩한 삶에 있어서의 능력을 받게 된다고 하였다. 피니(Charles G. Finney)의 저술인 '능력의 부여'(The Enduement of Power)에서도, 성령세례의 능력을 통해 하나님의 계획인 지상명령(the Great Commission)을 성취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무디(Dwight L. Moody)는 자신이 1881년에 저술한 '은밀한 능력'(Secret Power)에서 특히 신자는 봉사의 능력을 얻기 위해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디에 의해서 강조되어지던 성령의 능력에 대한 가르침을 신학적으로 체계화한 토레이(Reuben Archer Torrey)는 성령세례가 죄로부터 정결케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봉사의 능력을 위해서 주어진다고 강조하였다.

이처럼 능력의 불로서 임하는 성령충만의 경험은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복음 전파와 세계 선교의 완수를 위해 능력 있게 사역하는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우리가 성령의 능력을 통해 진정 성화된 삶을 살아가며 복음을 능력 있게 전파하며 교회의 유익을 위해 사역하기 원한다면, 주님께서는 이러한 순수한 동기를 가지고 충성스럽게 일하는 이들에게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을 부어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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