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자의 탄식(렘 14:13~15:21)

이영은 목사
예레미야에게 임한 하나님의 말씀은 장차 유다가 칼과 기근으로 멸망할 것이라는 심판의 메시지인데 예레미야를 제외한 다른 선지자들은 칼을 보지 않겠고 기근이 이르지 않을 것이며 확실한 평강을 주겠다고 선포합니다(렘 14:13).

하나님은 한분이신데 그분께 받은 예언은 서로 정 반대입니다. 누군가는 거짓이고 누군가는 진실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 이외의 다른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거짓을 예언하고 있고 그들을 보내지 않았다(렘 14;14),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백성들은 거짓 계시를 받습니다.

예언을 듣는 청중들은 영적분별이 필요합니다. 분별은 다른 두 성질을 분리하여 내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모르고는 바르게 분별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은 하나님이 주셔서 받아야만 알 수 있습니다(렘 11:18, 렘15:16).

많은 수의 군중이 몰린다고 해서 옳은 것도 아니고, 듣기에 좋은 평강의 메시지라고 해서  옳은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에게서 나온 메시지가 옳은 것입니다.

왜 백성들은 분별력이 없는 것일까요? 거짓계시를 받는 백성들은 자기 안에 거짓이 있기 때문입니다. 거짓예언을 받는 백성들도 거짓 계시를 전한 선지자와 같은 심판을 받습니다. 하나님이 그들의 악을 그들의 위에 부으시니 그것이 심판이 됩니다(렘 14:15~16).

과거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악을 행하여 하나님이 심판을 내리실 때 마다 모세나 사무엘은 하나님께 중보 했었습니다. 예레미야도 마찬가지로 백성들을 위해서 하나님의 이름과 언약에 호소하며 중보 하지만 하나님은 그 기도를 듣지 않겠다고 하십니다(렘 15:1).

예레미야가 과거의 선지자들 보다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지금 유다백성이 그들의 조상들 보다 더 악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심판에 힘을 더한 것은 므낫세 왕이 아버지 히스기야가 헐어버린 이방신의 산당을 다시 세우고 우상을 섬기면서 이스라엘에 다시 악을 들여왔기 때문입니다(렘 15:40).

하나님은 개인을 공동체가 하나 되는 원리로 부르셨기 때문에 한사람 때문에 공동체에 악이 들어오면 전체가 다 전염되어 무너질 수 있습니다. 히스기야 때 개혁하면서 거룩해진 공동체가 므낫세 이후에 다시 악한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악은 자기의 성질대로 전염되면서 공동체 안에서 점점 강성하게 자라서 유다백성의 마음을 무쇠처럼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말씀을 받지 못합니다.

하나님께 받은 심판과 멸망의 말씀을 그 공동체에 전하는 예레미야는 그들과 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렘 15:10).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두 성질이 분리됩니다.  

유다백성들은 자기들과 다른 성질인 예레미야를 거짓 취급하면서 무시하고 멸시하며 위협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는 진실이 생명인데 청중들에게 사기꾼 취급을 받고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니 어떻게 다시 그들 앞에서 메시지를 전할 용기가 나겠습니까? 오죽 하면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말씀을 위임받은 설교자로 사명을 받고 태어난 자신의 삶이 재앙이라고 생각하겠습니까(렘 15:10)?

예레미야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면서 얼마나 극심한 고통을 받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주를 위하여 내가 부끄러움을 당하는 줄을 아시옵소서(렘 15:15)"
예레미야가 당하는 부끄러움은 그야말로 억울한 고통입니다.

어쩌다 주의 손에 붙들려 이런 고통스러운 인생이 되어버렸는가. 억울한 누명과 수치와 박해와 생명의 위협까지 받으면서 마음을 터놓고 위로 받을 수 있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습니다.

공동체에 들어가서 함께 나누는 기쁨과 즐거움에서 소외되어 혼자 외롭게 앉아 있는 자신의 처지가 기가 막힙니다. 하나님이 분노를 자기에게 쏟아 부으시는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이 심각한 상처가 되어 헤어 나오기가 힘듭니다(렘 15:17~18).

자기 자신도 못 믿고 하나님도 의심이 되니 다 포기하고 사역을 내려놓고 잠시 떠났던가 봅니다.  인간은 약합니다.

"네가 만일 돌아오면 내가 너를 다시 이끌어 내 앞에 세울 것이며 네가 만일 헛된 것을 버리고 귀한 것을 말한다면 너는 나의 입이 될 것이라 그들은 네게로 돌아오려니와 너는 그들에게로 돌아가지 말지니라(렘 15:20~21)"

하나님의 말씀은 단호하고 더욱 강력하게 예레미야를 잡아끌어서 일으켜 세우십니다.

예레미야는 연약한 자신의 입을 통해서 뜻을 전하시려는 하나님의 다급한 마음을 보고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의 고통을 딛고 뜨겁게 일어났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사명을 감당했을 것입니다.  

서울 마라나타교회 이영은 목사(압구정 큐티선교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