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문 pixabay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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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반이 지나갔습니다. 시간은 참 빨리 갑니다. 반 년간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시간이 흘러간다는 것은 나이가 한 살, 두 살 더 들어감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살지 않았는 것 같은데도, 벌써 50이라는 숫자가 내 앞에 다가왔습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간다는 것...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내 생각대로, 내 뜻과 계획대로 되는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내 생각과 계획은 오른쪽으로 가기를 바랐는데, 정작 삶은 왼쪽으로 가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익숙해진 일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익숙해진 그 일조차 어쩔 때는 낯설고 힘겹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이 일을 정말 할 수 있는 일인지 고민을 할 때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갈등 속에서 내가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니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인지를 판단하는 일입니다.

어떤 분들은 성경에 있는 한 구절을 붙들고,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도 믿음을 가지면 할 수 있다고 하며 일에 덤벼드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와 같은 말씀입니다. 어떨 때 보면 그런 분들의 믿음이 참 좋아 보일 때도 있습니다. 부럽기도 합니다.

그렇게 달려드는 사람을 자신의 모델로 삼아서 그런 삶을 살고 싶다고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무모한 믿음입니다. 성경에는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라는 말씀도 있지만, “모든 일에 분별하라”는 말씀도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단지 한 구절만 가지고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행하는 것같이 위험한 일도 없습니다.

믿음이 좋다는 것은,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령이 충만함을 의미합니다. 성령이 충만한 사람은 분별없이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과 성령이 원하는 것을 분별해서 결정합니다.

다윗은 이런 점에서 보면 굉장이 탁월한 인물입니다. 다윗은 성전을 건축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그 일을 가로 막습니다. 그리고는 아들에게 건축을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분명하게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세우게 됩니다.

이런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하지 못합니다. 잘 하기만 하면 내가 드러날 수 있는 일이고, 무엇보다 성전을 건축하는 일은 하나님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하나님의 일이라 할지라도, 중요한 것은 내 의중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중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하나님의 의중 앞에서 자신의 의중을 내려 놓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인 솔로몬에게 성전을 지을 수 있는 준비함과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를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계획한 일이고, 그 일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일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하나님의 뜻 앞에서 멈출 줄도 아는 사람이 성숙한 신앙인입니다.

내 뜻과 생각, 내 감정 앞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오로지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는 사람처럼 어리석은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행동하기 전에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자기 감정에 도취되어서 아무 말이나, 아무 행동이나, 아무 판단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신중하게 일을 처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그 일이 누구로부터 시작된 일인지를 바르게 고민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과정이 좋아야 결과도 좋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우리가 선택받았다는 것은, 동시에 책임이 주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선택과 책임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사람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때문에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은 책임을 바르게 인식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서상진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미래로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