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그림 학교 그리기 미술 수업 어린이 초등학교 어린 시절
▲ⓒ픽사베이
그림을 그리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기 때문이겠지만, 그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많다고 보아야 한다. 이런 아동은 자신을 드러내기를 꺼리거나 두려워한다. 그림을 그리는 행동은 예술과 재능의 문제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표현의 문제로,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아동의 존재적 측면을 중요시해 서둘러 개선해야 할 이유이다. 이런 시각에서 그림을 그리려 하지 않는 아동은 그림 그리기를 싫어하는 아동, 부정적인 심리가 축적된 아동, 그림을 그리는데 자신감이 없는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그림을 그리려 하지 않는 아동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 본다.

1. 정서 표출의 문제

그림을 그리지 않는 아이는 정서 표출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주 정서를 표출하는 아동은 위험한 놀이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아동에게 정서 표출은 정서를 원만하게 순환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현상은 아동기에는 활동성이 많은 것에서 이해된다.

특히 초기 아동기(6-8세)에는 아동의 신장이 갑자기 성장하므로, 체형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즉 유아 체형에서 이행 체형으로 그리고 다시 아동 체형으로 발달한다. 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으로 운동 능력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여 활동이 많아진다.

중기 아동기(9-10세)는 신체적으로 안정된 시기라 할 수 있지만, 신체 활동이 활발해져 한 곳에 오래 앉아 있거나 집중하는 것이 어렵다.

후기 아동기(11-12세)는 신체 발육에서 정점을 이룬다. 이 시기 여자 어린이는 남자보다 2살 정도 앞서기도 하며, 특히 초경이 오는 등 사춘기 개시 증후도 나타난다. 그에 비해 남자 어린이는 다소 늦은 14–16세에 사춘기를 맞는다.

후기 아동기는 신체의 성숙과 더불어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진다. 점차 조용해지는 현상을 나타내는 시기이므로, 개별 건강과 보호에도 특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2. 존재 가치감이 낮은 결과

그림을 그리지 않는 아이는 존재 가치감이 낮은 편이다. 이는 아동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스스로 낮게 생각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런 무가치감은 아동이 생활하는 환경에서 자신에 대해 평가하는 결과이다. 이런 현상은 외부로 드러난 것에 대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객관적인 측면이 있지만, 받아들이는 아동의 생각이 중심이 되므로 매우 주관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러기에 무가치감은 아동이 자신에 대한 부적절감과 타인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한 결과다. 이런 무가치감은 아동의 초기 경험에서 더욱 크게 작용한다.

이런 부정적 태도가 형성되면, 이후 만족스런 대인관계를 맺기 힘들다는 점에서, 열등감과 더불어 종종 느끼는 외로움은 때때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아동은 스스로 자신이 온전한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설리반(H. S. Sullivan)에 의하면 이는 모든 적응 노력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불안을 만들어낸다.

아동이 자주 무가치감, 즉 열등감을 심하게 느끼면 자신을 스스로 피해자로 여기게 된다. 이때 아동은 타인을 비난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려는 행동을 취하는데, 이런 현상이 나중에 편집증으로 발전한다. 그림을 그리려 하지 않는다 해도, 가정에서나 이웃에서나 유치원 어느 곳에서나 말을 하지 않는 아이는 적기 때문이다.

3. 흥미와 자극의 문제

그림을 그리지 않는 아동은 흥미 자극이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 흥미가 자극되지 못하면 다양한 시도를 못한다.

아동이 스스로 행동하려는 특성이 발휘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거기에는 복합적인 특성이 작용하기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차적으로는 흥미(interest)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동이 흥미를 유발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두자는 것이다.

아동이 스스로 행동하려는 것은 내면의 흥미와 관련이 된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아동은 자신이 흥미를 갖는 대상에 대해 스스로 그것을 소유하거나 쟁취하려는 자발성이 작용한다.

이 자발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학교에서 학습의 문제와 관련시킬 수 있다. 학교에서 교사는 아동에게 학습의 자발성을 키워주려 노력한다. 교사들은 학습활동을 스스로 유지시키려는 학습자의 심리 상태를 가리켜 “학습자가 학습 활동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한다.

결국 학습에 있어 ‘흥미’란 학습 활동을 내면에서 추진하는 심리적 상태로, 흥미는 자발적인 학습의 원천이 된다. 지식 교육에 있어 흥미의 의미는 내재적 동기와 유사하며, 자율적인 학습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 내재적 동기를 유발해야 한다.

자발성의 문제는 이와 같이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배우는 학습자로 하여금 학습활동에 의욕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그림을 그리려고 하지 않는 아동을 둔 경우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