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이정순 박사(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중동연구원 수석연구원)의 논문 '이슬람 상징의 의미에 관한 고찰'을 매주 한 차례 연재합니다. 이 논문은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의 '중동연구' 논총 제3호(2019)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이정순
▲이정순 박사
11. 금요일(Jumu'ah, 주무아)

무함마드와 그의 추종자들은 금요일에 기도회를 개최하도록 규정되었다.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일요일이 아닌 금요일이 휴일이다. "알라를 기념하여" 일주일에 한 번 회중 기도로 모스크에 모인다. 금요일 한낮 예배를 '주무아(Jumu'ah)'라고 하며 무슬림에게 일주일 중 가장 중요하다(꾸란 62:9). 무슬림의 금요일은 기독교의 일요일을 모방한 것이다.

기독교인들이 일요일에 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무슬림들은 금요일에 예배로 모인다. 대게 오후 2시쯤 모스크의 기도회에 참석하므로 많은 가게도 이 시간 이후에 문을 연다. 꾸란 2:65에서도 이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너희 가운데 안식일을 위한 자들이 있음을 너희가 갈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길 그대들은 원숭이가 되어 저주를 받을 것이라."

12. 금식(단식, 싸움(saum), 씨얌(siyam))

이슬람에서 '싸움(saum)'이라고 부르는 금식(단식)의 아랍어 의미는 '절제하다'이다. 또한, 라마단(Ramadan)은 아랍어로 '타는 듯한 더위와 건조함, 무더운 달, 몹시 뜨거운 것'의 뜻을 가진다. 이슬람의 다섯 기둥 중 네 번째에 속하는 '금식'은 이슬람력으로 아홉 번째에 해당하는 라마단 월에 하도록 하는데, 무함마드가 이 라마단 월에 꾸란 계시를 받기 시작한 달이라고 믿기 때문에 모든 무슬림은 이슬람력에서 가장 고귀하고 성스럽게 여긴다.

라마단은 특히 유대교 속죄일(금욕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모든 무슬림이 지켜야 하는 네 번째 의무는 라마단 한 달 동안 금식하는 것이다. 라마단은 해에 따라 달이 바뀔 수 있다(한 달이 달력을 완전히 한 바퀴도 데는 약 35년이 걸림). 라마단 기간 중 모든 무슬림은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식사, 음주, 성행위, 가능하면 자신의 침을 삼키거나 담배를 피워 들이마시는 행위는 금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 병자나 노인, 장거리 여행하는 사람, 전쟁 중인 군인, 생리 중인 여성, 출산 직후 여성과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은 제외된다. 금지 사항들은 동녘에 햇살이 비치기 시작하여 해가 수평선 아래로 완전히 저물 때까지 지켜야 한다. 금식의 목적은 무슬림들에게 기아와 결핍을 경험하며,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게 하는 자기 훈련, 겸손 및 신앙의 행위이다. 금식을 충실히 행함으로써 개인의 과실과 악행에 대해 속죄하고 낙원에 이르기 위해 힘쓰는 것이다.

13. 베일(Hijab, 히잡)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무슬림 여성의 '베일'은 이슬람의 상징인 '초승달'의 자리를 대신하는 중요한 위치에 이르렀다. 베일은 정체성과 많은 의미를 지닌 상징이며 소통의 한 도구로서 자기의 종교, 신분, 계급, 민족과 종족을 나타내는 상황화된 옷의 한 부분이며 복잡한 현상이다. 이슬람국가의 지역과 기후 그리고 문화에 따라 베일의 모양과 색깔이 다소 다르다.

베일(히잡Hijab)은 히브(hib)에 뿌리를 두며, 동사는 하자바(hajaba)이다. 동사로서 어떤 것 자체를 감추거나 시야로부터 감추는 것을 의미한다. 꾸란에서 '베일(veil, Hijab히잡)'은 일곱번 언급되지만, 여성의 옷에 관계되어 베일을 언급한 구절은 오직 한 구절(꾸란 33::53)이다. 한 나라에서 베일 착용이 상징하는 바는 여러 가지 될 수 있다. 베일 착용은 이슬람 발생 이전으로 중동, 지중해 연안 사산 왕조(226-641)사회와 기독교 공동체에서 일반적이었다. 이런 관습은 섹슨(잉글랜드), 그리스, 로마, 유대인, 팔레스타인과 아시리아인의 상류층 여인들에게도 일반적이었으나 노예들에게는 금지되었다.

그러나, 그리스와 로마제국의 영향이 미치지 않았던 아라비아 여자들은 무함마드의 부인들이 외적인 영예의 표시로서 베일 착용을 지시를 받기 전까지는 베일을 착용하지 않았다. 베일이 이슬람에서 채택된 제도는 아랍인들이 정복으로 접촉하게 된 비잔틴(동로마제국)과 페르시아 관습의 영향을 받아 체제화시켜서 발전되었다.

14. 색상들(Colors)

모든 색상은 일반적으로 이슬람권에서 존중을 받는다. 따라서 다양한 색상이 이슬람권 예술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다.

빨간색은 국경을 넘어 아랍 세계를 이어주는 '혈연'을 상징한다. 셀주크 왕조(11세기 초기-14세기 초기)와 오스만 왕조(13세기 말- 1922년)에서 빨강 색은 신부의 색이었다. 그러나, 맘루크 왕조의 이집트에서는 창녀의 색이었다. 청색(예, 푸른 눈)은 흔히 불행이나 불운을 연상시켰지만, 청색이나 검은색의 긴 원피스가 여성복으로 광범위하게 선호되었고, 불운을 피하려고 청색 목걸이를 착용하기도 했다.

또한, 시리아에서는 손바닥 모양으로 된 푸른색의 '바라카(baraka 축복)'라고 부르는 일종의 부적 符籍이 있는데, 이 지역 사람들은 좋은 징조를 가져다준다고 믿어 오고 있다. 황색은 파티마 왕조(쉬아파 이슬람 왕조 909-1171) 동안 이집트에서는 금지된 색상이었다. 흰색은 '정통 칼리프(Caliph, 국가 지도자, 최고 종교 권위자) 시대'를 상징하며, 주로 긍정적인 색으로 볼 수 있다.

이슬람권 국가의 국기 색은 지역의 구분에 따른 견해의 차이가 있다. 국기의 검은색은 750년 초대 칼리프 왕조인 우마위야 왕조를 함락하고 왕조를 세웠으며, 1258년 몽골족이 바그다드를 함락시킬 때까지 아랍 제국을 통치한 아바스 왕조를 상징하였다. 고대 페르시아(이란)에서 검은색은 악마를 상징하였다.

오늘날 물라(mullah, 종교학자나 지도자) 옷은 검정이나 흰색 또는 둘 다이다. 아슈라에 참석하는 무슬림들은 이맘 후세인의 순교를 기리며 주먹으로 가슴을 치면서 피 흘리기 위해 칼날이 달린 체인으로 자신들의 등을 수없이 때리며 자해한다. 이들 대부분은 검은색의 의복을 입으며, 검은색은 쉬아파와 그 성직자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알제리와 오만은 범아랍 색에서 검은색을 사용하지 않는다. 아랍국가는 아니지만, 이란도 검은색이 국기에 없다.

수단, 시리아, 아랍 에미리트, 요르단, 이라크, 쿠웨이트, 수단, 이집트와 예멘 국기들에는 초록색을 사용하지 않지만, 순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 국기는 배경 전체가 초록색이다. 중동, 아시아 그리고 알제리 등 아랍권 국가들의 국기에서도 초록색을 볼 수 있다. 카다피의 리비아 통치 시절(1977-2011) 국기는 초록색만을 사용했다.

무슬림들은 특히 초록색을 선호한다. 그 이유로 첫째 무함마드의 깃발과 네 번째 칼리프 '알리'와 그의 둘째 아들 후세인의 로브(길고 헐거운 겉옷)의 색이었다. 특히 쉬아파에서는 그들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을 보면 그들은 초록색 터번을 두르거나 초록색의 외투를 입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무함마드의 자손들은 초록색을 그들의 통치의 표식이라고 생각했다. 쉬아파 종주국인 이란에서는 돔이 초록색 모스크나 초록색 터번을 두른 무슬림 남성들은 볼 수 있다.

둘째, 사막과 암석이 대부분인 중동의 척박한 환경에서 생명과 번영을 상징하는 색으로 무슬림들이 선호한다. 셋째, 초록색은 기쁨, 성공, 희망과 평화를 상징하기 때문에 모스크, 집안 내부, 왕실, 부족 및 가족의 상징으로 종종 초록색으로 칠한다. 넷째, 꾸란(76:21)에서는 전통적으로 이슬람을 초록색으로 표현하며 낙원의 사람들이 초록색 실크로 만든 옷을 입을 것이라고 한다. 수피는 이슬람의 신비주의적 분파로써 색의 상징적 의미가 있다. 여러 가지 색으로 된 옷 물람마(mulamma)는 신비주의자가 거쳐야 할 모든 단계를 통과한 사람이 착용했다.  

15. 초승달(Hilal, 힐랄, the Crescent)과 별(the Star)

초승달과 별은 이슬람의 상징으로, 초승달은 꾸란(2:189)에서 언급되어 있지만, 초기 이슬람 국가에서는 이슬람 상징은 아니었다. 초승달 상징은 이슬람 발생 전부터 중동에서는 대중적으로 사용되었던 것을 이슬람에서 빌려 사용한 것이다. 별과 초승달은 610년 무함마드가 첫 번째 계시를 받기 전부터 남부 아라비아의 상징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그들의 유통화폐로 사용되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현재 이라크, 시리아, 터키, 쿠웨이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일부), 이집트, 그리스, 로마, 페르시아 사람들은 초승달 문양을 신적인 상징 및 통치자 권위의 표징으로 사용하였다. 셀주크 투르크(1037-1194)가 1064년 아르메니아 대성당을 점령하여 이슬람 모스크로 전환할 때 성당 돔에서 십자가 대신 은빛 초승달을 걸었다. 오스만 튀르크 제국(1299-1922) 이래 모스크 첨탑을 장식하거나 국기 도안에 사용해 왔으며, 상징으로써 많은 이슬람 국가의 국기에 나타났다.

초승달은 점점 차오르는 희망과 미래를 상징하고 있다. 1876년 오스만터키와 러시아가 전쟁할 때, 오스만터키 부상자 구호단체가 빨간 십자가 대신 빨간 초승달, 즉 적신월을 상징으로 사용했다. 오늘날 적십자사나 약국, 병원을 표시하는 상징으로 붉은 초승달(적신월)을 사용하는 국기는 국제 적십자사연맹에 185개국이 가입한 중에 33개국이다. 이처럼 초승달은 무슬림 문화를 대표하는 국제적 상징이 되었다.

16. 염주(Prayer Beads)

염주는 무슬림들의 마음이 알라에 집중하도록 돕는 육체적인 방법이며, 무슬림들은 예배가 아닌 시간에는 염주를 돌리며 신앙심을 유지한다. 하디스를 보면, "알라는 백에서 하나 부족한 99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느니라. 마음을 다해 그 이름을 외운 사람은 낙원에 들어갈 것이니랴"(부카리 9권 Bukhari Vol.9, 363)는 구절이 있다. 이슬람의 염주는 알이 100개이다. 이 100개의 염주알은 다시 알라의 99가지 이름을 딴 99개의 염주와 1회의 '일라하 일라 알라(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으며)'로 이루어져 있다. 또 99개 염주는 이슬람의 짧은 기도문 세 개씩(수브하날라ㆍ알함두릴라ㆍ알라후 아크바르) 각 33회로 구성된다. 무슬림들은 염주 알이 알라의 이름을 모았다고 간주하여 기도할 때 염주를 돌리는 습관이 있다.

'지크르'라는 기도를 하는 수피들과 터키와 시리아에 거주하는 알라위파(쉬아파의 열두 이맘파의 종류)에서도 기도 도구로 염주를 사용한다. 불교, 가톨릭과 정교회의 콤보스키니(comboschini) 등 전 세계의 다양한 종교에서 이슬람의 염주와 비슷하게 구슬을 실에 꿰어 만든 기도 도구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종교들과 이슬람의 염주는 기도 방법과 염주 알의 배열하는 방식 등 여러 면에서 다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