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박진호 목사의 신앙문답]을 매주 1회 연재합니다. 미국 남침례교단 목사인 그는 멤피스커비우즈한인교회를 담임하고 있습니다. 이 코너의 글은 박 목사가 운영하는 웹페이지(www.whyjesusonly.com)에 그가 직접 쓴 것으로, 본지는 박 목사의 허락을 받아 이를 게재합니다. 아울러 필자의 요청에 따라, 글이 그의 웹페이지에 게시된 날짜를 맨 아래 밝혀둡니다.

[질문]

회사든 학교든 어디든 식사기도를 꼭 제대로 된 형식을 갖춰 교회나 기독교단체내에서 하듯이 눈감고 기도해야하나요? 엄연히 기도를 눈을 감고 하던 안하든 하나님은 진심을 아는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답변]

당연히 하나님은 우리의 진심을 아십니다. 단순히 아시는 것이 아니라 심령의 맨 밑바닥까지도 속속들이 아십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우리의 모순되고 왜곡된 생각까지 우리보다 더 잘 아십니다. 우리 생각에 이 정도면 진심이라고 여기는 가운데도 부지불식간에 위선이나 죄의 본성이 배어나올 수 있습니다.

주일 예배의 경우 어려 형식을 갖추고 각각의 형식마다 의미가 있습니다. 이처럼 겉으로 격식에 맞고도 예의바르게 표현되지 않는 진심은 사실상 위선이거나 부족한 진심일 수 있습니다. 또 그런 표현을 등한시 하다보면 자칫 그 일에 대한 진심은 줄어들고 나중에는 아주 나태해지기 쉽습니다. 나아가 역설적으로 말해 겉으로 표현하지 않으려는 그 자체가 실은 또 다른 위선적 형식으로 전락할 우려마저 있습니다. 마음을 형식에 담아 표출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신앙생활뿐 아니라 일반 인간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는 진리입니다.

무엇보다 작금 기독교 신앙을 겉으로 당당하게 자랑하는 자들이 아주 드물어졌습니다. 남들 앞에서  식사 기도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 한 가지 이유만이라도 신자는 식사기도를 정식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전에 삶의 다른 모든 분야에서 신자답게 거룩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 필수이고 더 중요함도 너무나 당연합니다.

식사기도를 남에게 보이려는 신앙이라고 무시 오해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기독교 신앙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며 지금도 식사 때마다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자가 있음을 세상 앞에 보일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불신자들이 무시 오해 질시 멸시해도 그 가운데 단 몇 명이라도 그런 모습에 마음에 잠시 찔림을 받는 사람도 반드시 있게 마련입니다. 최소한 기독교 신앙을 부끄러워하는 다른 교인들로 회개케 만들 것입니다.

박진호
▲박진호 목사
물론 이 문제는 형제님 마음에 닿는 대로 할 자유는 있습니다. 하나님도 형제님의 진심을 아십니다. 그럼에도 작금 세태가 워낙 반 기독교적이고 신자들마저 신앙을 부끄러워하기에 이왕이면 공개된 장소에서 잠시 눈을 감고 기도하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이 식사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요란법석하게 해선 안 됩니다. 또 종교적 의무감에서 형식적으로 쫓기듯이 너무 간단하게 해치워서도 안 됩니다. 다른 모든 경우와 마찬가지로 형식 자체가 우선되지 말아야 합니다. 정말로 순전한 진심을 담아서 기도하면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든 그 순전한 신앙이 겉으로 우러나와 다른 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식사 기도란 가장 기본적인 신앙고백입니다. 나의 모든 필요한 것들을 하나님이 공급해주시고 그분이 나의 주인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먹고 마시는 것에는 그분이 내 인생을 주관 책임지신다는 의미가 가장 잘 드러납니다. 하루에 세 번씩 식사 때마다 기도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하고도 근본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나아가 짧은 기도이긴 하지만 자신을 위해 꼭 해야 할 기도나 다른 이를 위한 긴급한 기도도 함께 간단히 기도할 수 있기에 더욱 좋습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 도에 행하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시128:1,2)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日用)할 양식을 주옵시고."(마6:9,10)

2017/3/27